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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Jul 28. 2017

나는 엄마다. 67

오늘로 홍다온 탄생 241일째.


만 8개월이 되었다. 9개월에 들어선 다온이는 이제 배밀이의 선수가 되었고


나를 알아보기 시작해서 슬슬 껌딱지의 기운을 내뿜고 있다.


요새는 같이 다니면 아빠를 많이 닮았지만 웃는모습이 날 닮았다거나


눈매가 날 닮았다거나 하는 말을 간간히 듣는다.


요새 장난감도 장난감이지만 이동의 자유를 맘껏 누리려는 듯 매트를 수시로 탈출해서


선풍기며 거실장이며 에어콘이며 모든 살림살이들을 탐색하고 계신다.


하루는 거실장과 에어콘을 한꺼번에 만져보고 싶었는지 그 사이에 끼어서 바둥거리는데


얼마나 웃기던지. 이 귀여운 모습을 안찍을 수 없었던 이 애미가 아이패드를 들자


금기의 물건은 이럴때 만져봐야 한다는 듯이 갑자기 돌진하는데 ..


어쩌다 홍다온 표 여고괴담이 되어버렸다. ㅋㅋㅋㅋㅋ


사진만 보면 이미 기어다니는 것 처럼 보이겠지만 현실은 배로 열심히 밀고


몸한번 들어올리고 또 열심히 배로 밀고 들어올리고 했더랬다. 귀여운녀석.


이미 기어다닐 준비는 다 된것 같은데, 손을 앞으로 내미는게 아직은 두려운지 엎드려서


엉덩이만 들썩들썩거린다.


그러다가 팔다리 한번 쭉 펴주시고. 정말 안정적인 엎드려 자세이다.

여전히 다온이는 이유식을 잘 먹는다. 음. 조금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닥 막 좋아하진 않고 군말없이(?) 아니 별 투정없이 잘 받아먹는다.


그래서 이 애미는 당사자와 상관없이 양을 늘려버렸다.


그동안 새로 시도한건 새송이버섯과 시금치.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이


알러지반응은 없었다. 뭐 딱히 반기는 재료도 없었다. 그저 넙죽넙죽 잘 받아먹을 뿐.


그리고 바로 어제. 유리믹서가 너무 버거웠던 이 애미가 큰 결심을 했으니..


바로 쌀을 갈지 말자! 두둥. 그동안은 믹서로 쌀만 네번정도 갈아서 줬었는데


쌀갈자고 유리믹서를 쓰고 설겆이하는게 너무 비효율적이며 가뜩이나 통증이 심해지고 있는


팔뚝을 위해서 이번에도 당사자와 상의없이(ㅋㅋ) 쌀을 불려 그냥 냄비에 투척.


진짜 푹 끓였다. 그리고 발견한 신세계와 시행착오.


먼저 신세계는 쌀을 갈지 않으니 그냥 끓이다가 가끔 살짝살짝만 저어줘도 냄비바닥에


늘어붙는것이 없다. 올레! 그동안 몇십분간 젓느라 얼마나 팔도 아프고 덥고 힘들었는가.


이젠. 수월하게 가자. 그리고 시행착오는 쌀이 통으로 들어가는만큼 조금은 묽게해야


식었을때 적당한 농도가 된다는 것. 그걸 몰랐던 나는 평소와 같은 농도로 만들었고


결과는 오늘 중탕하면서 끓인물을 투하했다는것..


그렇게 만든 브로콜리연두부애호박죽과 사진은 없지만 소고기단호박완두콩죽.


되레 다온이는 입자가 커지니까 자기가 오물오물 씹으면서 침이 나와서 그런지


헛구역질 한번 안하고 잘 먹어주었다. 물론 애미의 갖은 노력이 있었지만.


그 전에는 숟가락만 쥐어주면 됐는데 이제 숟가락 재미없는지 내던지길레 이유식통 뚜껑을


며칠 주니 잘 가지고 놀면서 넙죽넙죽 받아먹더니 이젠 그것도 싫다고 내던지고


손가락을 쭉쭉 빨길레 오늘은 젖꼭지 끼우는 플라스틱(?)을 쥐어주니 처음보는거라고


신나게 물고 빨고 치고 하면서 이유식 클리어 하셨다.


다음엔 뭘줘야하나. 참..이유식 맥이기 참 힘들다. 메뉴정하기도 힘들고.


그래도 다음번엔 소고기에 검은콩이랑 알쏙에 있는 재료 한두개 넣고


닭고기에는 알쏙에 있는 재료 두개정도 궁합맞는걸로 넣을 예정이다.


대구살도 해야하는데..하..6개월이 지나니 먹을 수 있는데 많아져서 좋긴한데,


그만큼 내가 먹여야하니 힘들기도 하고. 참..모순이다. ㅎㅎ


요새 미모 폭발하는 홍다온양.

그리고 연일 이어지는 비와 폭염으로 밖에 나가지를 못해서 또 다시


엄마표 촉감놀이. 얼음촉감놀이 재탕. 아주 열심이시다. 다온이가 이가 다 나서


얼음도 아그작아그작 씹어먹을 수 있다면 얼음만 몇개 깔아주고 쉴 수 있지만(그만큼 집중한단 소리)


아직 뭐든 입으로 가져가면 삼키려고 해서 유심히 봐야하는 촉감놀이이다.


물론 다른 과일들에 비해 얼음이 특성상 잘 손에 잡히지 않아 덜 긴장해도 되지만


막판으로 갈 수록 얼음이 녹아서 아주 영특한 홍다온양이 손이 아닌 입으로 훅 빨아들이기때문에


얼릉 치워야하는 애미의 스피드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나저나 다른애들은 차가워서 잘 만지지도 않는다고 하고 내가 만져도 차가운데


참 잘가지고 논다. 다온이는. 얼음을.


그리고도 모자르다 느꼈는지 갑자기 얼음을담아온 컵으로 돌진하길레 치웠더니 급 짜증.


그래서 줘버렸다. 그러나 곧 압수. 혹시 이라도 나갈까봐.


크.. 열심히 논 결과는 홀딱 젖었다. ㅋㅋㅋㅋㅋ씻기고 갈아입히고.


다온이가 클 수록 육아가 편해지기도 하고 힘들어지기도 하고.


그치만 확실한건 다온이가 커 갈 수록 내새끼 예쁜게 눈에 보인다는거다.


그리고 다온이 신생아때 이쁜걸 모르고 지나갔던게 후회도 된다. 여유가 생겼나보다.


다온아, 엄마가 더더더더더더 많이 사랑해줄게.


동생이 태어나도 엄마한테는 다온이가 늘 1순위일꺼야. 사랑해 우리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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