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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Aug 04. 2017

나는 엄마다. 68

오늘로 다온이 생후 250일.


벌써 만 8개월 하고도 10일이 지났다.


그동안 다온이는 앉혀놓으면 잘 앉을 만큼 허리힘이 좋아졌고


대야에 앉혀서 씻기다보면 대야를 잡고 일어서는 기적을 보여주었다. (바로오늘)


아, 그리고 엄마랑 아빠한테 배웠는지 자기가 모르는 사람을 보면


아랫입술을 삐쭉삐쭉거리는데 아주 귀욤귀욤 열매를 잔뜩 드셔서 엄마를 홀딱 반하게 만든다.


요 며칠 다온이가 이유식을 잘 안먹어서 나의 스트레스 지수는


정도를 넘어섰고 결국 다온이를 거실에 혼자두고 안방침대에 드러눕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다온이는 영문도 모른체 혼자 남겨져 적막속에 불안함을 느꼈는지


(마마마마마마 잉...엄마마마마마 잉...으앙....음마엄마인마암마 으앙...)


하며 거실끝에서 주방끝까지 전력질주를 하며 나를 찾아해맸다.


다온이한테 소리지를까봐 안방에 콕 박혀있던 나는 결국 다온이의 절박한 목소리에


안방으로 나와 다온이에게 다가갔는데 어찌나 안쓰럽고도 미안하던지.


이 쪼매난 아가가 세상에 땀이 줄줄 흘려가며 나를 찾았을 마음이 어땠을까.


왜 나는 엄마가 되어서는 그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 작은 생명을 불안에 떨게 했을까.


자책과.. 답답함이 정말 숨통을 조여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결론은 내가 이유식을 잘못 만들어서 그동안 이유식 가지고 한번도 속을 안썪이던


다온이가 거부를 했던 것이었다.


원인은 검정콩.


딴에는 검정콩을 반나절 불려서 껍질을 다 벗겨서 냄비에 30분 삶아서 다진다고 다져서


넣은건데도 이놈의 콩이 딱딱하고 뾰족해서 다온이가 삼키기가 힘들었던것이었다.


그걸 모르고 잘 안먹는다고 승질승질냈으니.


정말 아직 한참멀었다. 나는.

벌은 엄마가 서야하는데 ㅜㅜ미안하다 다온아..

그런데 한번 이유식에대한 편견이 생겨서 일까.


다온이의 이유식 양이 조금 줄어들었다. 원래는 주는건 시간이 좀 걸려도 다 먹었는데


이제 절반 하고 좀 더 먹으면 안먹겠다고 손을 쫙펴서 앞으로 내밀어 거부의사를 확실히


표현한다. 그래도 주면 입은 벌리는데 헛구역질을 하고..짜증을 내고.


사실은 내 아가에게 맞는 양을 주는게 맞는데도 .. 나는 욕심이 버려지질 않는다.


솔직히 다온이정도면 정말 잘먹어주는 아가인데도 다온이보다 더 많이 먹는아가들 얘기를


듣거나 읽게되면.. 뭐랄까. 마음이 답답해 진다고나 할까.


정작 나도 밥을 잘 안먹으면서 내새끼한테는 좀 더 먹으라고 우기는 모양새라니.


너의 표정이 다 말해주고 있구나. ㅜㅡㅜ

어쨌든 다온이는 다시 이유식을 먹고 있고


나도 차츰차츰 욕심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7월 30일은 내 생일이었다. 만으로라도 20대이고 싶은 내 마음도 모른체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


나는 이제 만으로도 30대이다. 어쩌다가 나이가 밝혀지는군.


뭐 여튼 그래서 시댁식구들이랑 친정식구들이랑 하루하루씩 생일을 기념하였다.


그 전에 일단 다온이랑 기념사진 찰칵찰칵.


다온이가 뒤집기나 배밀이를 하기전에는 셀카찍으면서 잘 놀았는데


이제 사진좀 찍으려면 뒤집고 도망가고 그래서 정말 순발력을 한껏 발휘해서 몇장을 건질 수 있었다.


뒤집게 하려는다 못뒤집게 했더니 왜이러시냐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래도 한장 건졌다.

요새 다온이가 손가락을 입에 집어넣는게 얼마나 귀여운지 아주 일부러 넣어주고 싶을 지경이다.


다온이가 너무 예쁜사진을 한장 건졌지만 뭔가 아쉬웠던 이 애미가


이번엔 엎드려서 찍으려고 하자 또 표정으로 말하고 있는 다온이. 뭐하는게냐.


그래도 포기하지 않자, 결국 다온이는..


엄마에게 비명을 질렀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몰랐을것이다. 그동안 찍어온 수백장의 다온이 사진중에 베스트컷으로 남을 사진이다.


사진만 봐도 그녀의 비명이 들리는듯 하다. 꺄~~~~~~~~~~~~~~~~~~까야~~~~~ㅋㅋㅋㅋ


귀여운녀석.  


그리고 이어진 시댁식구들과의 생일 기념.


할머니 할아버지 작은아빠 작은엄마를 기다리며 엄마 핸드폰을 가지고 놀던 홍다온양.


아슬아슬하게 흔들더니 결국..


핸드폰을 놓쳐버렸다. 그치만 울지도 않는 기특한 녀석,

다온이가 커서 밥도 먹을 수 있어서 누룽지를 조금씩 주며 식사를 잘 마치고


동서의 아이스크림케익 찬조로 케익에 촛불도 켜고.


하지만 라이언의 운명은..


ㅋㅋㅋㅋ저렇게 파먹히는것도 모자라 겉에 주황색크림(?)이 너무 맛없어서


박박긁어 네등분하여 그릇에 담아졌다. 미안 라이언. 그런데 진짜 크림은 못먹어주겠더라.


그리고 진짜 내 생일날 진짜 내 가족과 저녁식사.


의젓하게 앉아서 외할머니를 보며 활짝웃는 다온이.


외할머니의 마음을 사르르 녹여버렸다. 그래서 외할머니는 요즘 다온이홀릭.


그리고 남편이 준비한 써프라이즈.


나에게 준것이지만 엄마에게 양보하였다. 엄마한테는 사위가 엄마를 위해 준비했다고 선의의 거짓말을..>_<


다온이가 처음보는 꽃바구니에 급관심을 보이며 열심히 기어오길레


찍은 사진인데 내 딸이라 그런지 꽃과 참 잘어울린다. 나중에 구강기가 지나면


꽃과 함께인 다온이 사진을 많이 찍어주고 싶다.


이제 직립하려는 홍다온.


정말 나날이 예뻐지고 사람같아지는(?) 내 하나뿐인 딸.


요새 껌딱지가 되어서 좀 씻으려고 하면 욕실까지 폭풍 배밀이.


커피한잔 마시려고 식탁의자에 앉아있으면 또 식탁밑으로 폭풍배밀이.


현관에 신발들이 신기해서 폭풍 배밀이.


틈만나면 거울앞에서 거울보며 거울에게 폭풍 뽀뽀세례.

(뽀뽀를 하는건지 입을 갖다대는건지 모르겠지만..)


잘때도 엄마만 찾아서 오늘도 30분 안아재우느라 팔목은 너덜너덜 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다온이를 정말 많이 사랑해.


다온아, 엄마는 늘 너의곁에 있을거고 항상 네 편이고 하루하루 더 사랑할꺼야.


건강하게 지금처럼만 예쁘게 잘 자라줘. 사랑해.

식탁브레이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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