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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Dec 08. 2017

나는 엄마다. 86

오늘로 다온이 374일.


허리디스크가 있는 내가 결국 무리해 다온이를 씻기고


옷을 입히다 신축성따위 1도 없는 달퐁내의와 그 와중에 옷입기 싫다고


도망가는 다온이때문에 폭발. 다온이에게 (홍다온!)하고 소리를 질러버리고


몸은 아프고 다온이는 내 속도 모르고 팔은 한짝만 끼고 바지는 발목에만 걸치고 돌아다니고..


결국 작은방에서 문 잠그고 소리한바탕 질렀다.


다온이는 소리가 들렸을텐데 .. 전혀 개의치 않고 사운드북 가지고 놀더라.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옷을 입히려는데 싫다고 이번엔 떼쓰기 장전.


소리지르고 몸부림치고..결국 한바탕 몸싸움을 하면서 꾸역꾸역 옷 입히고


또 열이 받아 세탁기안에 빨래 다꺼내서 분리해서 세탁기 돌리고 열을 식히는데


문밖에서 문을 두드리며 우는 다온이 소리에 또 몰려오는 죄책감과 자괴감.


하지만 나는 나를 합리화한다. 나도 엄마고 나도 사람이고 나도 힘들고 나는 아프니까.


내 척추뼈 4.5.6번은 디스크가 진행중이고 5번은 이미 심각한 수준.


게다가 손은 습진과 건조증으로 만신창이.

그래도 요즘은 복직이 코앞이고 당장 다온이가 다음주부터 어린이집에 가서


안쓰러운 마음에 더더더더 참고 사랑해주려고 하나 이상하게 꼭 한번은 주체할수 없는 화가 올라온다.


그래도 나는 나를 합리화한다. 그렇지 않으면 견딜수 없으니까. 버틸수 없으니까.


뭐 여튼 서론이 길었다.


오늘은 도서관 수료식이랑 다온이 돌잔치가 주제이다.


12주과정의 도서관 수업을 다온이는 딱 한번 빠지고 수료완료했다.

마지막 수업은 팥죽할멈과 호랑이를 주제로 한 연극.


다온이는 알밤에 자원했다. 사실 애미가 자원했다. ㅋㅋㅋㅋ


그러나 너무 졸렸던 알밤 다온.. 멍을 때리기 시작하는데..


멍..................너는 홍석....아니 홍다온이지..


이 사진은 유난히 애비를 많이 닮았구나. ㅎㅎ


어쩌면 이 사태를 직감한 애미가 알밤을 자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알밤은 거의 앞에 나오는 역할이라 다온이의 잠투정이 시작되기전에..ㅋㅋ


다행히 역할 수행을 무사히 마친 홍다온양!


그나저나 엄마 얼굴 어쩔. 임신과 출산 육아를 거치며 선크림 한번을 제대로 못발랐더니


아주 까맣기가 그지 없구나..이러다가 흑언니 되겠다.....하하하하 앞으로 파우더는 무조건 21호...하하하...


뭐 여튼 역할 수행 훌륭히 한 알밤다온양은 수료식후 다과시간에..


드디어 잠투정인듯 잠투정 아닌 잠투정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울진 않아서 무사히 집에 왔다. 그렇게 밥먹자밥먹자 하던 은중이네랑


같이 다온이네서 신나게 놀고 세시간 푹 주무셨다는. ㅋㅋㅋ 덕분에


엄마들도 폭풍수다 실컷 떨었다는..ㅋㅋㅋ


자 이제 돌잔치로 넘어가볼까.


돌잔치를 할까말까 엄청나게 고민했었다. 그렇지만 남편의 완강한 태도로


결국 첫손주라 돌잔치를 꼭 했으면 했던 시엄니도 꺾어버리고 가족들끼리 돌잡이만 하고


밥먹기로 결정.


돌상도 39000원에 저렴히 빌리고 떡과 과일은 친정엄마가 준비해주셨다.


떡을 무려 직접 다 만들어서 와주셔서 정말 무한감동이었다.


그래서 차려진 돌상. 짜자잔.


계속해서 돌아다니며 저지레 하려고 하는 다온이때문에 ㅜㅜ 결국 부스터행..미안하다 다온아 ㅜㅜ


아빠랑 엄마랑. 우리딸 진짜 하얗고 동그랗고 이쁘구나.


정말 단아하기가 그지 없다.


우리가족. 만날만날 헐크로 변하는 엄마를 받아주느라 고생이 많아요..


만날 미안해요 ㅜㅜ 그래도 엄마가 다온이 제일 사랑해!! 다온애비도!!


돌잡이! 어랏!?


가장 중요한 사진 어디갔지!!!!???? ㅜㅜ


다온이는 실제 가장먼저 돈을 잡고 청진기 판사봉 오색실을 연달아 잡았다.


뭘 그리 많이 잡았냐고 한다면 돈만 인정!


나중에 다온아 벤츠보다 비싼 차 끌고 타워팰리스만한 집에 살면서


가사도우미 산후도우미 원하는 만큼 쓰면서 살기를 엄마가 기도할게^^


이렇게 다온이 첫 생일파티가 끝이났다.


시간이 안간다 안간다 했는데 어느새 돌. 나는 돌끝맘.


사실 지금도 하루하루는 전쟁같고 밥한번먹이려다 다 뱉고 던지고 뭉개면 폭발.


똥싸고 도망가서 옷이며 매트며 다 똥칠하면 폭발.


목욕하고 감기걸릴까봐 노심초사하는 애미마음도 모르고 옷안입겠다고 도망가면


또 폭발. 하지만 자꾸자꾸 쌓이는 죄책감이 이러다가 후회만 남긴 채


다온이가 품안의 자식이 아닌 품밖의 자식이 되어버릴까봐 두렵다..


혼란스럽다. 그래도 내새끼 웃음은 정확하다.


내일은 한번더 웃어주고 한번더 참고 한번더 안아줘야겠다.


엄마랑 셀카^^ㅋㅋㅋㅋㅋㅋ


패드 안주고 사진만 찍는다고 골단 홍다온이.


엄마가 오늘 화내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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