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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Mar 13. 2018

나는 엄마다. 93

바쁘다. 다른 미사여구 다 제쳐두고 나는 진짜 바쁘다.


일도 많은데 모르는거 투성이고 저번달에 했는데 기억이 안나고


무턱대고 하면 수습해야해서 진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어제는 미친듯이 일하다가 문득 부장님이 하신 서류들을 보며


우리는 모두다 미래에는 기억도 못할 일을 오늘은 해내지 못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마음 졸이며 지나치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 내가 이 학교에서 미친듯이 일해도 다른 학교에 가서


업무가 바뀌면 서서히 잊어갈테고 돌고돌아 다시 이 업무를 해야할때 쯤엔


규정도 바뀌고 체계도 바뀌어서 알고 있던것도 무용지물. 기억나는것도 무용지물.


다시 처음처럼 리셋. 하..정말 의미없다. ㅎㅎㅎㅎ


육아일기에 신세한탄이라니. 그만하고 다온이 일상을 기록해야지.


471일차 다온이. 이제는 진짜 잘 걷고 조금씩 뛰려는지 걸음이 빨라져서


잠시 한눈팔면 저 앞에 가있어서 이제 한시도 긴장을 늦출수 없다.


여전히 책읽어주는거 좋아하는 다온이에게


이 애미가 과감히(?) 10만원을 채 안들여(ㅋㅋㅋ) 소전집 2개를 들였다.


하나는 돌잡이 명화. 또 하나는 올챙이 자연관찰책.


돌잡이 명화 책이 먼저왔는데 처음에는 낯설어하더니 이제는


서양악기와 한국악기가 책장마다 내장되어있는 사운드북은 혼자도 잘 누르면서 논다.


하지만 다른 책들은 조작북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같이해야 보는것 보니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듯하다. 올챙이 자연관찰책은 저번주에 왔는데


혼자서는 아직 펼쳐보지 않는다. 고양이랑 악어는 조금 흥미를 가지기는 하는데


아직 영... 그래도 읽어주면 보기는 하니 조금 더 지켜볼 생각이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오늘도 내가 겉옷을 옷장에 넣는동안 조용하길레 뭐하나 보니


집에 있던 꿈꾸는 솜사탕 책을 혼자 들춰보고 있었다. 예쁘기도 하고


벌써 혼자 시간보내는법을 터득한것만 같아 안쓰럽기도 했다.


ㅋㅋㅋㅋㅋㅋㅋ다온이가 커감에도 그치지 않는 다온애비의 장난.


홍비스 프레슬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번주..아니 저저번주 주말에 시어머니가 오셔서 이마트에 갔었다.


다온이는 마트에 가면 수족관과 기니피그, 고슴도치 같은 애완파트에서


눈을 떼지 못해서 장은 나 혼자 봤다. 뭐 그래봤자 별로 산것도 없지만


덕분에 나도 다온이도 남편도 콧바람 잘 쐬었다. ㅎㅎㅎㅎ


우리 다온이는 나를 닮아 사진이 실물보다 못하다. 아빠는 사진도 잘나오는데...


그렇다고 우리 모녀가 엄청 이쁘다는 얘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사진이 실물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오늘도 미세먼지가 좋아서 다온이 데리고 집앞에 마트에 가는 길에


남편 직장동료 및 나도 안면이 있는 분을 마주쳤는데 다온이를 보더니 (와~예쁘네~)라고


하셔서 (남편이랑 똑같이 생겼죠?)라고 했더니 (아닌데~피부랑 ..엄마가 좀 있는데~)라고


하셔서 기분이 좋았다. 역시 어쩔수가 없다. 나는 팔불출 우헬헬헬 나 예쁘다는 얘기보다


내새끼 예쁘다는 말이 더 좋다. ㅋㅋㅋㅋㅋㅋ

꼬까옷 입고 찰칵. ㅋㅋㅋㅋㅋ


외할머니얼굴은 본인이 너무 싫어하셔서...ㅜㅜ


확실히 다온이가 커서 걸어다니니까 입혀서 예쁜옷도 너무 많고


신겨서 예쁜 신발도 많아져서 너무 좋다. 특히나 원피스나 위에 옷처럼


치마같지만 상의인 옷들이 너무너무 귀엽고 예쁘다.


그래서 이 애미가 또 봄 원피스 하나 질러놓고 선물받은것도 빨아놨지. ㅋㅋㅋ


주말에도 오늘처럼 미세먼지 좋으면 샤방하게 입혀서 돌아다닐 예정이다.


ㅋㅋㅋㅋㅋㅋ다온이덕에 페이스스티커(?) 하고 인증샷. ㅋㅋㅋㅋㅋ


다온이 덕분에 하루하루 다이나믹하고 행복하고 힘들고 감사한 하루가 오늘도 지나간다.


저번주 이틀동안 반이 바뀌어서 그런지 어린이집 안간다고 울어서 마음이 아팠지만


금새 또 잘 다녀줘서 너무 기특하고 고마운 우리 다온이.


엄마가 많이 사랑한다고 하루에도 몇번씩 얘기해주는데 알려나 몰라.


사랑하는 우리딸.


우리남편이 내가 복직하고 다온이한테 화를 안낸다는데 ..


진작그랬어야할것을. 오늘도 후회가 맴돈다. 앞으로 잘해야지.


내일은 다온이를 더 많이 사랑해주고 오늘처럼 안다치게 잘 지켜봐야겠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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