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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Apr 03. 2018

나는 서기다. 1

지랄도 풍년이다

지랄도 풍년이다.


지랄지랄..


오늘 내 하루가 그렇다. 아니 요즘 내 생활이 그렇다.


어떠냐고? 출근하기 싫다. 육아휴직 11개월 포함 나도 이제 5년차 공무원인데


업무때문에 이렇게 스트레스 받기는 진짜 생애 처음이고, 실장님 말마따나


같은 실수를 세번째 하는것도 처음이다. 나 왜이러지..?


머리가 나빠서 그렇다. 머리가 나빠서.


왜이렇게 감이안잡히지. 이 급여업무가. 보람도 없고. 변수도 많고.


진짜 어떡해야할까.


급여업무가 딱 진짜 보수만 주고 땡이면 얼마나 좋을까.


세금에 4대보험에 연말정산 중도정산 퇴직금 원천징수 수당에 공제에 .. 어쩌구저쩌구.


진짜 다른거 다 그렇다 치고 정말 4대보험때문에 미치겠다.


기관부담금 개인부담금 정산보험료 어쩌구저쩌구. 완전 노이로제 걸릴지경.


다른사람들은 4대보험이 가장 쉽다는데 나는 4대보험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커피를 1리터는 원샷한듯 가슴이 뛰고 정말 너무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학교에서는 공무원과 공무원이 아닌 교직원들의 4대 보험료를 지급하는데


처음에는 기관부담금 개념도 몰랐다. 기관부담금...?


그러다가 아, 공무원이 아닌 교직원들은 학교에서 반을 내주는구나. 인식이 되어서


신경써서 하나하나 다 맞춰서 지출했더니.. 이번엔 기간제가 난리다.


아니 공무원들은 교육청에서 기관부담금을 내주니까 개인부담금만 내면 된다는거까지는


이해했단 말이지, 그러면 기간제도 어차피 나이스로 급여작업하는데 같이 내주면 안되나?


이건 뭐, 급여는 공무원들이랑 같이 나이스작업하고 4대보험는 공무원이 아닌 교직원들이랑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니 나처럼 머리나쁘고 수에 약한 초짜들은 어쩌라는거야 대체.


하긴 나도 참 멍청한게 매달 기간제 인건비 신청하면서 정말 아무 생각없었던거다.


공무원이랑 같이 나이스로 급여 작업되니까 개인부담금은 자동공제되고


내가 신청하는건 기관부담금인데 왜 그게 머릿속에 안들어왔을까.


정산보험료도 마찬가지인데. 정산보험료가 나오면 공무원은 기관부담금을 교육청에서 내주니


신경안써도 되지만 기간제들은 정산보험료만큼 기관부담금도 내야하니 신청해서 받아야하는데.


이 대한민국 어딘가 나처럼 4대보험때문에 진짜 지랄청승 병신취급받는 누군가가


이 글을 보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공무원은 개인부담금만 학교에서 내고, 기간제는 공무직(공무원이 아닌 교직원)들과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교육청에 기관부담금신청해서 급여에서 자동공제된 보험료와 합쳐서 내는거라는걸.


정산보험료 나오면 같은 금액으로 기관부담금도 신청해서 받아야한다는걸.


매달 급여때문에 깨지고 보험료때문에 깨지면서 느끼는건 내가 나중에 상사의 자리에 갔을때,


아랫직원들이 실수를 하면 그 실수가 수습가능한것이라면 너무 기죽이지 않아야겠다는것이다.


같은실수를 반복하면, 당연히..! 실망스럽긴 하겠지만 정말 또라이같은 직원이 아니고서야


실수하고 싶어서 실수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으며, 그 실수를 발견했을때 그게 같은 실수라는 걸 알았을때


그 자괴감과 자책감이 얼마나 클것이며 그걸 상사에게 이실직고 하려니 정말 쪽팔리고


낯을 들 면목이 없어 얼마나 스트레스 받겠는가.(내 얘기다.)


나는 사실 내가 부장이 되고 실장이 되는것에대해 한번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최근들어 실장님을 보고 부장님을 보면서 아이패드 한번 볼 시간 없으면서도 자꾸 다짐하게 된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저런건 배워야겠다. 나는 저렇게 안해야지. 아 정말 고맙다. 나도 이렇게 해야지.


등등..


말이 길었지만, 사실 첫 임용때부터 썼던 공직일기처럼 정갈하고 예의있는 글을 쓸까도 싶었지만,


정말 나랑 상극인 업무덕분에 아주 내 인생이 지랄같이 느껴지고


우리 다온이는 2주째 감기가 지속되다가 결국 기관지염에, 오늘은 의사가 어린이집 안보내는게


낫겠다는 말까지 했는데 친정엄마도 시엄마도 봐줄 여력이 안되고


내가 1학기만 보내고 휴직한다고 그러면 지랄청승병신에 뻔뻔하고 책임감도 없는


사람이 될것이 뻔하기에.. 답답해서 정말 이런 글을 썼다. 속풀이. 휴...


내일도 출근하기 싫고, 모레도 출근하기 싫고, 그냥 계속 출근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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