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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Oct 12. 2018

나는 엄마다. 109

육아는 정말 ....


정말 큰 산과도 같다 ....


정말 오랜만에 다온이랑 하루종일 같이 있는 날인데 자꾸 쳐지는 몸과 몰려오는 잠때문에


다온이한테 괜히 짜증만 내고,  점심먹자고 만든 카레도 사실 내가 주의를 못기울여서


푹 들어간게 결국 소금카레가 되었는데 또 다온이 탓하고.....


여자처자 잠든 다온이 얼굴을 보니 또 이게 뭔가 싶고....

이렇게 이쁜아이가 자꾸 눈치보며 (엄마 다온이가 크레파스 정리 안해서 화났어?)하고 묻게 만들고...


아이가 커가면서 자기 주장과 생각이 정립되고 그에따라 의사표현도 정확해져가는게


당연한건데도 그 과정들이 하나하나 나에겐 너무 벅차게 다가온다.


다온아,  크레파스 치워 ~ 안치워 ㅡㅡ

(강하게) 다온아 크레파스 치워. 안치워 ㅡㅡ

(목소리크게) 홍다온! 크레파스 치워! 못들은척 ㅡㅡ


빵! 사실 15개밖에 안되는 크레파스 내가 치우고 말면 되지만 어떤 육아책에서 부모가 해줘서는 안될일


아홉가지인가 중에 하나가 정리인것이 기억났다. 정리에 대한 개념은 어려서부터 잡아줘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커서도 정리개념이 잡히지 않아 산만해진다나....이유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여튼 정리개념을 잡아줘야하는데 참 쉽지 않다.


주변에서는 다온이가 의사소통이 되니까 교육이 쉬울거라고 생각하지만


정반대이다. 말이 빠르니 싫다는 표현만 더 풍부해졌다고나 할까.


아까 점심에도 맘마먹을까? 맘마 안먹고 치즈 먹을래

맘마 먹고 치즈 먹자 , 맘마 안먹고 싶어

그럼 치즈 없어, 그럼 이 까까 먹을래 이거이거

안돼, 맘마 안먹는 다온이 먹을 까까는 없어, 엄마가 까까 다 치웠어? 엄마 우유먹을래요 우유주세요


나만 속터진다. 결국 밥은 안먹겠다는 얘기.

그래도 오늘은 세번이나 변기에서 쉬해서 넘넘 기특한데


쉬하고 손씻자니까 갑자기 장난기 발동 물을 나한테 다 끼얹기 시작했다.


당황과 짜증이 동시에 정말 욱 하고 올라왔지만 잠자코 있다가 다 끝나고 마지막 헹굼해주고


수건을 꺼내려는 순간 그대로 우다다다다 거실로....


결국 다온애미 폭발. 또 의미없는 말싸움 ㅜㅜ


다온아 수건으로 닦고 나가야지 , 묵묵부답

홍다온 누가 물묻은상태로 나가요, 묵묵부답

홍다온! 언능 이리 와! 묵묵부답


세번이나 무시당한 다온애미....다온이 장난감멜로디에 마음을 진정시키고.....


가만히 있으니 빼꼼 눈치보는 홍다온이.....홍다온이..... ㅜㅜ 하....육아로인한 인내의 끝은 어디인가요..


이쁘지나 말던가. ㅋㅋㅋㅋㅋㅋ 뜬금없는 애정표현 ㅡㅡ


요녀석이 이제 말로도 애미를 가지고 노는데, 나는 다온이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이다.


그냥 있다가도 ( 다온아 사랑해 ) 하면 원래 가만있던애가


얼마전에는 (다온아 사랑해) 하니까 (다온이는 엄마 안사랑해) 응?........ 참나.


그래서 처음에는 황당 괘씸해서 엄마 삐졌다 흥칫뿡! 했더니 안사랑해안사랑해 요러더니


그 다음에는 내가 다온이가 엄마 안사랑해도 엄마는 다온이 사랑해 하니까 자기가 바라던 반응이 아니었는지


시큰둥.....점점 놀아나는 기분이다 ㅜㅜ 친정엄마가 나는 다온이 못이길꺼라고ㅜㅜ

너 이녀석 한때는 엄마 화장실도 가지 말라고 대성통곡하던 녀석이 ㅜㅜ 흥!


나는 둘째 라온이가 태어나도 다온이한테 더 잘해줄 수 있다고 다짐에 다짐을 했는데


벌써부터 다온이한테 짜증을 내는 나를 보며 정말 벌써부터 걱정이다 ....


정말 첫째 서럽게 하는 엄마가 되면 안되는데 ...


그럼에도 불구하고 ㅜㅜ 내몸하나 추스리기 힘든것도 사실이다...


육아의 산은 언제나 넘을 수 있는걸까..


앞이 막막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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