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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Mar 27. 2019

나는 엄마다. 118

돼지박물관

오늘로 라온이 30주 6일.


내일이면 31주........시간이 정말 빠르다. 이러다 어느순간 라온이가 내 옆에서 꼼지락 거리고 있을것만 같다.


그래서 더 열심히 움직이기로 결정, 경기도 이천에 있는 돼지박물관으로 향했다.


사실 입장료에 비해 돼지 밥주고 돼지공연보고 돼지박물관보는게 엄청나게 흥미롭다거나


재밌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참신하고 산책로가 있어서 연인들끼리 혹은 부부가 와서


날 좋은날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소세지도 하나먹고 하면 좋을거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카페가 하나 있는데 음료랑 군것질거리만 팔아서 아쉬웠다. 식사종류도 팔면 좋았을텐데,


게다가 열쇠고리 에코인형 만들기는 결국 나무로 만들어진 돼지모양 열쇠고리에, 또 손바닥만한 쿠션에


사인펜으로 색칠하는게 다인데 5천원이나 하는걸보고 .. 고개가 절로 저어졌다.


그나마 다온이가 돼지공연보다가 눈에 띄었는지 열쇠고리 만들기 50%할인권을 받아서


2500원에 했지만 그래도 아깝기는 마찬가지.


나중에 다온이가 커서 직접 다 색칠할 수 있으면 덜 아까우려나? 그건 모르겠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요새는 다온이랑 다온애비가 나란히 걷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흐뭇할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늘 사진을 찍었는데, 돼지박물관에사 카페 올라가는 길에


남편이 찍어준 나와 다온이의 뒷모습 사진을 보니 또 한껏 애정이 간다.


이 모습이 이제 점점 다온이가 커가면서 키 차이가 조금씩 줄어들다 아예 상황이 역전되는 날이


언젠간 오겠지. 그때도 지금처럼 우리 부부가 다온이와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걸을 수 있을까.


어색해지진 않을까. 괜히 멋쩍고 밍구스럽지 않을까. ㅎㅎㅎ


아기돼지 만져보기. 처음엔 무서워하더니 잠이 솔솔 와서 그런지 꽤나 잘만진 다온이.


그런데 사진찍으니까 또 표정이 안좋다 ㅜ


돼지 공연보면서 가족 셀카찍기. ㅋㅋㅋㅋㅋ


다온이가 좀 더 컸으면 돼지랑 볼링대결이나 돼지랑 뽀뽀해보기 같은것을 해봤을텐데,


공연이 잘 이해안간 다온이는 공연 내내 어리둥절.ㅋㅋㅋㅋㅋㅋ


결국 슬슬 졸려했다는..그래도 박수는 참 열심히 쳤다. ㅋㅋㅋㅋㅋ


진짜 좀더 크면, 다온이가 이해할만한 나이가 되었을때 공연보러 많이 다녀야겠다.


영화도 연극도 뮤지컬도 콘서트도.


나도 아기돼지 한번 안아보고, 소세지도 먹고 아까말한 열쇠고리 체험,ㅋㅋ


아기돼지는 정말 가볍고 까실했다. 털이 까실까실, 코는 촉촉하고....


근데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다온이 덕분에 여기저기 다니면서 동물들을 보면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돌고래도 야생동물도 돼지도....남편 말대로 돼지는 좀 덜하긴한데, 야생성이 있는 동물이 아니니까,


그래도 안쓰럽긴 마찬가지다. 인간을 위해서 전시되다가 잡혀먹거나 평생을 갇혀 살고...,


그러다 죽고..., 죽으면 폐기물처럼 어딘가 묻히거나 버려지겠지..........존엄성이라곤 전혀없이...


물론 뭐, 동물에게 존엄성 따지는게 상식적이지 않을수도 있지만... 어쨌든간에...ㅜㅜ


여기가 아까말한 산책로. 진짜 이날 날도 좋고 미세먼지도 좋아서 난 그저 하늘보는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다온이가 힘들다고 안아달라고 해서 .. 맘껏 산책을 즐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냥 행복했던 날..


문득 다온이가 조금 더 커서 이렇게 날 좋은날 동네 공원에 커피랑 음료 사들고 여유롭게


산책할 날이 조금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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