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게 데워진 내 몸에 다가오는 더 따스한 당신의 손끝에서
무섭게 시린 외로움이 전해집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들 속에 섞여 살아가야하는데,
그럴수가 없어서 그러기가 싫어서 그렇게 되지가 않아서
크게 웃어봐도 숨죽여 울어봐도 내가 변하지도 않고
내 앞에 당신도 변하지가 않아서 오늘도 꾸역꾸역 시간들을 뛰어넘어
간신히 하루를 덮고 터덜터덜 나를 찾아온 당신.
다가오는게 싫어서 한발자국 뒷걸음 치고
다가가는게 어려워서 한발짝을 떼지 못하는 나날들.
마치 내 옆에 있는 달콤한 초코음료에서 눈을 떼지 못하면서
쓰린 가슴을 어루만져줄 쌉싸름한 나에게 손을 뻗는 아이러니속에서
오늘도 세어보겠죠. 몇년을 몇달을 몇주를 몇일을 버텨야하는지..,
그래도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잖아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있는 시간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혼자있는 시간이 되어서야 너덜거리는 가슴을 조심스레 열고
소리내어 우는 날이 적어지고,
아랫입술 꽉 깨물고 온 힘을 다해 버티다가
아무도 없는 캄캄한 방안에 힘없이 주저앉아 허공을 바라보던
날들도 하루 이틀 사라지고..,
한모금 마시면서 지워야겠죠.
상처가 되던 눈빛들, 장난이라고 던진 너의 아픈말들.
한모금 넘기면서 이겨내야겠죠.
왜 그렇게 예민하냐는 핀잔, 내가 마음을 열지 못해 상처받는거라는 섣부른 판단.
오늘도 나는 따뜻하게 당신을 기다리지만
오늘도 왠지 당신의 손은 서늘할것 같군요.
무섭게 더운 이 계절에도 당신은 시리도록 아픈
누군가의 얼굴을, 누군가의 입술을 견뎌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