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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Jun 15. 2019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1

라온이가 태어났다.


2019.5.30. 낮 12시 30분. 진통 5시간만에 정말 순풍하고 그가 세상빛을 보았다.


다온이에 이어 라온이도 예정일까지 아무 소식이 없어서 유도분만 날짜를 잡고 심란해 하고 있었는데


가뜩이나 둘째라는 이유로 세상이 불공평할것을 직감했는지, 억지로 꺼내지는것은 싫다는 듯이


아침 7시부터 진통은 시작되었다. 살살... 아프게... 살살... 아프게...


급하게 다온이를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병원으로 출발, 무통효과가 제대로 나타나 아프긴 했지만


그리 심하게 아프지 않게 나의 출산은 끝이 났다, 이번엔 첫째때와 다르게 회음부열상주사도 맞고


영양제도 맞았다, ㅎㅎㅎ 영양제의 효과는 모르겠지만, 회음부 열상주사 덕인지 병실에서부터


도넛방석은 쓸일이 없었다, 물론 담당원장님이 절개도 조금밖에 안하고 출혈도 별로 없었다고 하시기도 했지만..


때가 늦어 조리원을 예약못한 나는 (사실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었지만...) 퇴원 후 바로 집으로 왔고,


다행히 다온이가 라온이를 이뻐해서 걱정은 한 시름 놓고 모유수유와의 전쟁을 치르기 시작했다.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전쟁에서 완패한 나는 출산 13일만에 단유를 결정하고 현재 단유마사지와


단유약을 병행하고 있지만 후회는 없다. 정말 13일간 피가 마를날이 없었던 내 유두와 수유할때마다 끊어질것


같았던 내 허리(허리디스크 때문인지 산후통인지 모르겠다.)와 늘 열심히 빨았지만 힘이 모잘라 차오르는


모유를 제대로 다 비워주지 못했던 라온이 덕에 돌덩이 같았던 가슴을 생각하면 단유를 후회하지는 않지만


다온이때 유축해서 꾸역꾸역 5개월을 채웠던걸 생각하면 너무 쉽게 단유를 결정했나 싶은게 라온이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정말 마음이 복잡했고, 그 마음을 글로 풀어내는 지금도 사실 복잡하다. ㅎㅎ

엄마가 모유수유를 직수로 해보겠다고 용을 쓰며 산후우울증이 올랑말랑 할때,


다행히 다온이는 아빠랑 잘 놀러다녔고 어린이집도 잘 다녀왔다. 우리 효녀.


아직은 산후도우미님이 오셔서 그럭저럭 두 아이의 엄마로서 육아가 나름 할만 하지만,


6시 땡하고 도우미님이 가시고 남편이 아주가끔 늦게 들어오면 여전히 멘붕이 온다.


첫째는 엄마엄마 이거 해요 이거 해줘요를 시전하고, 둘째는 배고프다고 쉬했다고 울기 시작하면


나의 모든 촉과 감각은 이미 둘째에게 향해있지만 아직 이성은 살아있어 첫째에게 양해를 구해야하고


(첫째에게 허락아닌 허락을 받고 둘째에게 가야 첫째의 박탈감이 줄어들고, 둘째에 대한 미움이 조금이나마


사라진다고 한다,) 첫째가 흔쾌히 허락을 하면 바로 가서 둘째의 본능을 채워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온전히 집중이 안되는 상태로 둘째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첫째와 놀아주어야 한다. 정말 심신이 탈탈


털리는 기분이 들면서 엄마라는 자리가 참 어렵다는것을 뼈져리게 느낀다.


31개월에 그래도 네살이라고 요새 떼도 많이 늘고 고집도 생기고 심술보도 생긴 다온이지만,


첫 정이 무섭다고 나는 아직 다온이가 더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고 생각한다.


순풍 낳았다고 해서 모성애가 저절로 퐁퐁 솟는것은 아니니까, 산후도우미가 오는 기간이 끝나고


남편의 출산휴가가 끝나면 다온이 등원시키고 라온이랑 둘이 있으면서 다온이때와는 또 다른 라온이를 향한


나의 모성애가 팍팍 솟아날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벌써부터 미소로 이 애미마음을 살살 녹이고 있으니...,


사진으로만 라온이를 본 지인들은 다온이랑 비슷하다고들 하지만 사실 친탁을 강하게 한 다온이와는 다르게


라온이는 벌써부터 외탁을 했다, 우선 갸름하고 작은 얼굴과 날 닮아 까무잡잡한 피부와 큰 눈, 큰 코, 작은입까지 날 닮았다.


영판 다른 다온이와 라온이. 딱봐도 다른데 세상에 왜 다들 라온이 얼굴에서 다온이가 보인다는 걸까. ㅎㅎ


부리부리 하고 약간은 매서운 눈을 가진 라온이. 코는 외삼촌을 닮으려나 남다른 콧구멍 크기.


그 와중에 입은 진짜 나를 똑닮았다, ㅎㅎㅎㅎㅎㅎ 그래도 피부는 다온이처럼 뽀얬으면 좋았을텐데..


엄마가 되니 욕심이 끝이 없다..ㅎㅎ


여튼 나는 이제 두 아이의 엄마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클때까지는 너무 힘들고 지친다고 해서


도망갈수도 없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극한직업인 엄마이지만 정말 잘 헤쳐나가고 싶다.


나는 엄마니까. 그것도 두 아이의 엄마이니까, 힘내자 다온이 라온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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