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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May 24. 2019

나는 엄마다. 222

요새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나중에 다온이가 나를 기억할 때


어떤 엄마로 나를 기억할까, 하는 것이다. 굳이 내가 죽은 후가 아닌


다온이가 성장해서 엄마를 떠올릴 때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무서운 엄마일까, 사랑이 넘치던 엄마일까, 행복한 엄마일까, 지친 엄마일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엄마로 기억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막연하게 다온이를 참 많이 사랑하는 엄마로 기억되고 싶을 뿐,


그리고 편안하고, 심신으로 부담을 주지 않는 엄마였으면 좋겠다.


나의 결핍으로 다온이나 라온이에게 그 어떤 부담이나 힘듦을 주지 않는 엄마.


내가 몸이 너무 힘들어서 어린이날 연휴에 집에만 있다가 다온이가 너무 심심해 해서


다온애비도 있으니까 겸사겸사 키즈카페에 갔다. 같이 모래놀이 해주면 좋았을텐데 도저히


쪼그려 앉아있을 수가 없어서 아빠랑 논 다온이. 앞으로 어쩌면 아빠랑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텐데


걱정이기도 하고, 다온애비가 이 기회를 잘 활용해서 정말 애뜻한 부녀관계로 거듭났으면 좋겠기도 하다.


에버랜드에 갔다. 말그대로 진짜 극기훈련. 그놈의 로스트벨리때문에 다망했다.


로스트벨리는 레닌찬스 아니면 완전 비추하겠다! 별것도 아닌데 두시간이 넘게 기다려서 ㅜ


차라리 진짜 다른걸 더 타고 말지....담에가면 다른걸 더 많이 태워주고 보여줄것이다.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흔히 한부모라하면 사람들은 그 부모에게 안타까움과 찬사를 보내곤 한다.


둘이해도 힘든게 육아인데 혼자서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냐고,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러면서 그 자녀들에게는 너희 엄마에게 진짜 두배, 세배, 열배로 잘하라고 너희 아빠같은 사람이 없다고


요즘세상이 어떤세상인데 너를, 혹은 너희들을 버리지 않고 이렇게 훌륭히 키워냈으니 정말 저런사람 없다고


정말 끊임없이 강조한다.


뜬금없이 한부모 얘기를 꺼내서 읽으시는 분들은 황당할 수 있겠지만,


문득 사진첩을 보다보니 다온이가 어버이날 어린이집에서 찍은 사진이 보여서 업로드 하는김에


그동안 생각해 왔던것을 적어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과연 일생동안 얼마나 많이 저런 소리를 들었을까?


내 나이 서른셋에도 아직도 듣고 있으니...,


'너희가 정말 엄마 없이 혹은 아빠 없이 자라느라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얼마나 힘이 들었니..'라는 말은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말 실수가 될 수도 있으니 자제하는 거라면, 나는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나를 길러준 한 부모가, 그 분이 엄마가 되었든 아빠가 되었든,


얼마나 고생을 하고 얼마나 훌륭한분인지. 일생을 통해 알고 있으니. 이제 그만 하시라고.


물론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 세상엔 언제나 예외가 있으니까.


어효 쪼꼬미, 아직 다온이도 이렇게 조그만한데 더 조그만한 아이가 태어난다는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어떻게 사랑을 분배해줘야할지도...


흔히들 동생의 존재가 첫째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기때문에 둘째가 마음에 걸려도 당분간은


첫째에게 애정을 더 쏟아야한다고 하고, 나 역시 그럴 예정이지만 어떻게 해도 둘다 짠하다는 선배엄마들의


말을 듣다보면 막을 수 없는 우울감이 찾아오곤 한다.


혼자 독차지하던 예쁨과 사랑을 나눠줘야만 하는 다온이,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사랑을 온전히 받을 수 없을 라온이...ㅜㅜ 서로에게 힘든 시간이 오래 가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엄마로서...


요새 화장에 푹빠진 우리 다온이. 하도 좋아해서 립스틱 몇번 발라줬더니 너무 시도때도 없이


해달라고 해서 화장금지령을 내렸더니 이 머리좋은 녀석이 방문 뒤에 숨어서 엄마 화장품을


들쑤시다가 딱 현장검거되었다, ㅋㅋㅋㅋㅋ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또 변해도 참 변하지 않는 한가지는, 본연의 모습이 가장 예쁜 시절에


우리는 그걸 모른다는것이다. 우리 다온이가 지금 모르듯이 나도 몰랐고 우리의 부모님세대도 몰랐겠지.


여튼 다온이의 화장품 사랑은 한동안 지속 될 것 같고, 사람 심리가 참 나이 불문하고 똑같은게


남의 것이 좋아보이는지 애기들 전용 선팩트를 사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온이는 내 화장품을


탐낸다, ㅋㅋㅋㅋ 요녀석 ㅜㅜㅋㅋㅋㅋㅋㅋㅋ 조만간 애기들 전용 메니큐어랑 립스틱도 사야할판이다. ㅋㅋ


오늘은 오랜만에 장거리(?)외출로 .. 힘이드니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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