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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May 22. 2019

나는 엄마다. 221

다온이와 라온이.


요새 나를 보는 모든 이들의 관심은 다음주면 세상빛을 볼 라온이이지만,


내 머릿속은 다온이로 가득 차 있다. 우리 다온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딸.


'생일'이라는 영화가 세상에 나왔을 때, 정말 보고 싶었지만 여운이 너무 오래 갈까봐


차마 보지 못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전에는 막연히 그들의 슬픔에 눈물 흘렸다면 부모가 된 지금 나는 .. 정말 끔직하게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요새 다온이에게 할 수 있을 때마다 사랑한다고 말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얼굴을 볼 때마다, 손을 잡을 때마다, 안아줄때마다, 책을 읽어주다가도...


수백번 수천번을 말해줘도 충분하지 않은 말. 엄마가 정말 많이 세상에서 가장 우리 딸을 많이 사랑한다는 말.


우와. 벌써 한달. 내 동생이 결혼을 했다. 그리고 다온이가 멋지게 화동을 해냈다.


연습한번 안했지만 수십번 연습을 했다던 사돈네 조카보다 더 훌륭하게 해낸 우리 다온이.


며칠전에 다온이를 데리고 나가는데, 드레스를 입겠다고 해서 입혔는데...


의도하지 않았지만 하얀색 드레스라 그랬는지, 꼭 결혼하러 가는 신부 같았다.


너무 예쁘지만 기분이 이상하게 묘했다. 아직 다온이가 결혼하려면 최소 25년은 남았는데..,


왜 기분이 묘했던걸까. ㅎㅎㅎㅎㅎ 문득 아들은 장가보내도 딸은 결혼시키기 싫다고 했던 지인의


말이 떠오르고 공감이 갔다.


참 사진찍기 싫어하는 우리 다온이, 웃어만 줘도 빛이 날텐데 인상쓰느라 바쁘다.


근로자의 날. 다온이네반 친구들과 엄마들과 소풍을 갔다. 몸이 너무 무겁고 살살 가진통도 와서


고민했지만 라온이 태어나면 당분간 못갈것 같아서 무리해서 갔다.


갔다와서 나는 코피를 쏟고 앓아 누웠지만, 다온이에게는 정말 신나는 시간이었다.


고로 후회는 없다. 우리딸이 행복했다면.


요새 다온이는 이쁜 걸 알고, 자기가 엄마랑 아빠중에 누굴 닮았는지도 아는것 같다.


아는데, 싫어하는 느낌...다온애비 미안 ㅜㅜㅋㅋ


어쩌면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가볍게 다온이를 앞에두고 아빠랑 똑같다는둥,


피는 못속인다는 둥, 씨도둑은 못하겠다는 둥, 같은 맥락의 말을 수도 없이 해서


말이 엄청나게 빠르고 더불어 눈치도 상당이 빠른 다온이는 자기가 아빠 닮았다는 걸 알게되었는지도..


그치만 요맘때 아이들이 다 그렇듯 다온이는 엄마쟁이이고, 아빠보단 엄마를 더 좋아해서


엄마를 닮고 싶은 마음이 더 큰......것 같이 느껴진다.


그런데 그 엄마가.....무의식적으로 다온이랑 같이 거울을 보다가 (아.. 참 안닮았다)라고


말해버렸으니, 곧 (아니야! 닮았어!)라고 말했으나 그 작은 마음에 얼마나 큰 생채기가 생겼을까 ㅜㅜ


미안 딸.... 딸이 엄마보다 훨씬 이뻐! 그걸 꼭 알길 바래 우리 딸.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찍어서 남편한테 보냈는데,


남편이 사진 보고 나랑 똑같다고 했다. ㅋㅋㅋㅋ 내 모습이랑 비슷해서 이뻐보였나...ㅋㅋㅋ

이렇게 보면 또 안닮았는데..., 아 너무 초췌하다....,


사실 출산휴가 들어가면 서울도 가고 충주도 가고 글도 쓰고 혼자 영화도 보러다니고 여행도 다니려고


했지만 긴장이 풀려서일까, 다온이를 10시에 등원시키고 빨래 널고 개고 정리좀 하다보면 배가 늘


조여오고 밑은 빠질것 같고 코피는 줄줄나고 속도 안좋고 빈번하게 배는 가끔 지끈지끈 가진통이 와서


누워있기 바쁘다.


결국 서울 포기ㅡ 충주 포기ㅡ 팽팽하게 잡고있던 글도 포기ㅡ 영화 포기ㅡ 여행 포기ㅡ


그저 다온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는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서울에 가려했던


이유중에 하나였던 그 분이 청주에 오신다는것! 멀리서 지켜봐야하겠지만 그게 어디인가,


라온아, 금요일은 안된다잉.. 다신 안올 기회란 말야 ㅎㅎㅎㅎ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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