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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Jul 27. 2019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7

사는게 다 이럴까. 남들도. 다른 아내들도. 엄마들도.


난 요새 첫째가 짠하면서도 밉고, 둘째가 이쁘면서도 버겁다.

한없이 마음이 행복으로 차올랐다가도 갑자기 끝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래서 더 열심히 몸을 움직였던것 같다.

다행히 우리 라온이가 잠은 안자도 모빌보고 옹알이하면서 잘 놀아주고,

쪽잠이어도 한시간씩 잘자주고 온갖짜증은 다 내도 엄마 품에서 잘 잠들어주고

눈도 잘 맞춰주고 방긋방긋 잘 웃어줘서 가능했던것 같다.


둘째는 사랑이라더니 이 녀석이 웃어도 예쁘고, 안웃어도 예쁘고

옹알이를 해도 이쁘고 아무 소리 없이 가만히 있어도 예쁘다.

잠투정을 해도 이쁘고 온몸을 버둥거려도 예쁘다.

복실복실 차오른 얼굴살도 예쁘고 얼굴에 오돌도톨 올라온 땀띠도 지루성 피부염도 예쁘다.


눈을 뜨고 있어도 예쁘고 감고 있어도 예쁘다. ㅎㅎㅎ 사랑둥이~!

다온이때는 시간만 나면 유축한다고 정말 여유없이 늘 조급한 마음으로 육아를 했는데,

젖이 마르고 나니 라온이는 정말 여유있게 라온이가 주는 행복을 고스란히 느끼며 평온한 육아를 하고있다.


라온이 덕분에 그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집정리를 시작했다.

언젠가 쓰겠지, 혹시 모르니까 라고 생각하며 여기저기 쌓아뒀던 물건들을 과감하게 다 버리기로

마음먹고 우리집의 온갖 잡동사니는 다 모아져 있는 창고방부터 시작.

비포, 에프터 사진을 다 찍었어야 했는데.. 여튼 에프터사진 공개!


짜잔. 이제 창고방 아니죠~! 놀이방입니다.

으....진짜 발디딜틈이 없어 청소조차 엄두가 안났던 이 공간에서 정말 한박스는 버린것 같다.

다온이가 한동안 잘 가지고 놀던 호비퍼즐이 그 첫번째 대상이었는데 난 정말 호비가 일본캐릭터인지 몰랐다.

이 똥감을 보시게. 똥손이 아닌 똥감..이렇게나 감이 없을 줄이야.


그래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버렸다, 일본 불매!

여튼 호비를 비롯해 구성품이 하나라도 없고, 다온이가 안가지고 노는건 다 버렸다. 미련없이.

어짜피 장난감은 차고 넘치고, 없는건 빌리면 되니까. 싹버리고 나니 정말 속이 다 후련하다.


그 다음은 거실 키큰장.

딱보기엔 이게 정리한거야? 싶지만 진짜 여기는 터지기 직전이었다.

여기서도 한박스는 버렸다. 광고지와 함께 온 행주들부터 하여간 많이 버렸다. 그래서 사실 작정하면

모든 물건을 두 칸에 다 채울수도 있었지만 눈에 안보이면 또 있는지도 모르고 재 구매하는 사태가

벌어져서 다 앞으로 끄집어 내버렸다. ㅎㅎ


그리고 마지막 대망의 다온이방 뒷베란다.


여기는 진짜 제 2의 창고. 아니 완전 진짜 그냥 온갖 잡동사니가 무질서하게 널브러져 있던곳인데,

쓸데없는거 버리고 당장 필요한 것들만 추리고 나니 그제서야 저 수납장이 보였다.

세상에나. 3년을 살면서 왜 저 수납장 사용할 생각을 못했을까.

그래서 차곡차곡 넣기, 역시나 눈에 최대한 보이게 넣기.

아 후라이팬........있는 줄 알았으면 새로 안사는건데 ㅜㅜ 이래서 정리가 중요하다,

그리고 저 미니오븐은 언제나 쓸일이 생길까..흠..이참에 베이킹을 셀프로 해볼까..

그나마도 라온이가 안뒤집어야 가능할텐데..벌써부터 몸이 반은 돌아가 있어 조만간 나의 자유는 없어질듯하다.


여튼 이렇게 우리집 골칫거리 세군대가 정리되었다, 이제 유지가 되어야하는데

하..노력해야지! 진짜 3일에 걸쳐 한번에 2-3시간씩 공들여 치웠으니...ㅜㅜ


그럼 이제 나의 첫사랑, 다온이 근황을 써볼까,

저번에 주문한 시크릿쥬쥬 화장가방이 왔다, 사실 아직 뽀로로 콩순이 타요 정도 밖에 모르는

다온이. 시크릿쥬쥬에 나오는 화장가방이라 좋은게 아니라 그냥 화장가방이라 아주 신이났다.

ㅋㅋㅋㅋㅋ원없이 화장중, 아직 섀도 실력은 더 키워야할 필요가 있음 ㅋㅋ


엄마에게도 섀도 시전 해주시고 셀카타임! 이쁜이이쁜이!

이렇게 행복해 하는걸 미리 사줄걸 너무 후회했다.

그래서 다온이가 며칠전부터 사달라고 한 물감을 바로 질러버렸다.

어린이집 방학때 집에서 놀아주려고.........제발 성공하길!


문득 라온이랑 다온이를 안전상의 이유로 격리시키는것도 좋지만, 자꾸 격리만 시켜놓고

다온이한테 조심하란말만 하니까 다온이 심술이 더 심해진것 같아서 좀 위험하더라도 둘을

가까이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있고 만지고 계속 봐야 친밀감을 느끼지 않겠는가.

하다못해 낳은정보다 기른정이 더 강하다는 옛말도 있듯이, 나도 라온이낳고 한달정도 됐을때야

라온이에 대한 사랑이 퐁퐁 솟아났는데 다온이는 뜬금없이 찾아온 라온이가 얼마나 낯설고

눈에 거슬렸을까,


라온이를 침대에서 내린지 며칠만에 다온이가 라온이 손을 잡아줬다,

물론 라온이를 침대에서 내린데에는 라온이가 벌써 등밀이를 해서 침대끝까지 가서 머리를 박고 깨는 바람에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도 있었다,


여튼 진짜 라온이 탄생 50일 정도 밖에 안지나서 이런 훈훈한 장면이라니. 정말 감격스럽다. ㅎㅎ


우비입고 장화를 신어도 예쁘고 래쉬가드를 입어도 이쁜 우리딸!


사랑하는 우리딸. 요새 사랑을 뺏긴듯 해도 엄마의 첫사랑은 영원히 너란다.

사랑해사랑해 다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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