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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Sep 11. 2019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11

이게 갑자기 무슨일일까. 진짜.

일요일 밤 열이 펄펄나는 몸을 이끌고

우리 다온이를 위해, 정말 다온이를 위해,

다온이 친구네 놀러갔다.


식은땀이나고 어지럽고 몸이 이상했지만

잘 버티고 버텼지만 결국 집에 돌아온 10시.

엄청난 통증앞에 나는 무너졌다,

그래. 그 말이 맞다. 나는 무너졌다. 와르르..


그렇게 찾은 응급실.

폐렴과 늑막염 진단. 최소 일주일 입원.

그리고 오늘로 3일째 입원에 찾아온 또하나의 시련.


(심전도 검사 두번 다 결과가 이상해요,

 심장내과에서 초음파랑 기능검사를 해봐야겠다네요.)


그래서 수액에 항생제에 진통제도 모자라

진짜 티비에서나 보던 동그란 기계 가슴팍에 잔뜩 붙여놓고

난 여전히 병실에 혼자다.


첫날 병원에서 혼자 자려는데 갑작스런 입원과 갑작스런 고요에

4시까지 잠을 설치고. 그래 이참에 책이나 다 읽고 돌아가자. 라고 외쳤지만 한권 읽음.

그나마 그 한권도 너무 허무해서 리뷰도 하기 싫음. 왜 나는 폐렴이 늑막염으로 진화될때까지

몰랐을까,


난 왜 지금 병원에서 혼자 검사받으러 다니면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걸까,

서러움이 북받친다. 나는 가끔 미친년처럼 날뛰긴 했지만 우리 다온이 라온이

열심히 사랑하며 키우려고 노력한 것 밖에 없는데.


이참에 쉬고오라고 남편도, 주위에서도 그러지만

하루종일 줄을 타고 들어오는 수액, 잊을만 하면 들어오는 항생제, 진통제

그리고 약먹고 검사하고 체온재고 혈압재고 어쩌구저쩌구.

이건 쉬는게 아니다. 정말 집에 가고 싶다.


다온이 체력을 못이겨도 라온이 잠투정에 귀가 얼얼해도

내새끼들 살 부비면서 뽀뽀하면서 내 집에서 있고 싶다..


이 모든 선들과 기계랑 이별하고 싶다.

피검사 결과도 심장초음파 결과도 얼른 알고 싶다.

그나마 연휴가 껴서 여기저기에 애기좀 봐달라고 사정안해도 되지만

연휴가껴서 주치의도 없이 계속 입원해야해서 슬프다.


그냥 이 시기가 어여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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