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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Aug 28. 2019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11

나는 내가 선택한 것에 책임을 못지고 있다.

공따동 2호에 참여 안하기로 한 것도,

육아휴직을 또 1년해서 승진이 늦어진것도,

다 내 선택인데 미련이 남아서 아쉬워서 서글퍼서

우울하고 눈물나고 화도나고 절망스럽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내 새끼들.

다온이 라온이 핑계를 대는것은 아니지만

핑계는 아니고 양보라고 해야할까, 배려라고 해야할까, 아니야

그냥 내 선택, 내가 원해서 낳은 소중한 내 아이들이니

난 후회도 절망도 맘껏 할 수 없고 그냥 그렇게 시간에 기대어

나의 무거운 감정들이 사그라들기를 기다리고 있다.


2019. 8. 24.일은 다온이가 이 세상에 온지 천일이 된 날이었다.

그냥 케익에 촛불켜서 가족끼리 축하해줄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축하해주고 싶어서

그리고 시어머님이 케익을 사오신다길레 어차피 판이 커진거 양가부모님을 모시고

성대하게 축하를 했다.


예쁜딸. 일본불매중인데 롯데제품산건 진짜 내가 정신이 없었다는 증거.

아침부터 장보고(양가 부모님 저녁접대) 책육아 모임 다녀와서 정신없이 상차리고..

그래도 반성합니다.


여튼 양가부모님 저녁접대는 망했다, 내가 요리를 못해서.ㅋㅋㅋㅋ

우리 남편에게 새삼 고마웠고(요똥인 내 요리를 맛있다고 해줘서 ㅜㅜ) 친정엄마한테 서운했다.

제육볶음과 김치찌개를 했는데 배고프다고 하셨으면서 맛없다고 거의 안드심 ㅜㅜ

그냥 좋은날이니까 맛없어도 좀 드셔주면 되지 않았을까?

완전 짜거나 단것도 아니었고 맛이 없었을 뿐인데(내가 먹기엔 괜찮았음, 난 조미료를 안씀)

에혀...........뭐 모르던것도 아닌데 직설적인 엄마성격이 왜 난 아직도 적응이 안될까.


뭐 여튼 그렇게 밥도 먹고 케익도 먹고 천일 마무리!

다온이에게 엘로이즈랑 데이지 책, 그리고 시크릿쥬쥬 콩순이 옷, 그리고 요리놀이책도 주었다.


힛 잘어울려. 너무 예쁜 다온이.^^

글밥도 많고 정서적 차이도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 다온이가 점점 흥미를 가지고 읽어달라고 해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 뮤지컬을 보러갔다.

애들 공연을 보러가면 불만인게 늘 오천원에 저런 허접한 요술봉을 항상 파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사줘야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vip예매한 사람은 사은품으로 줘서

돈을 아꼈다!


다온이가 그 전날의 피로가 다 안풀린상태로 가서 좀 멍하긴 했지만

그래도 친구도 공연장에서 만나고 나름 잘 봤다. 이왕 볼꺼면 좋은자리에서 보게 하려고

큰맘먹고 뷔아이피 자리 예매했는데 다온이 자리앞에 떡하니 아줌마가 앉아서 결국 내 무릎위에서 봤다는 ㅜㅜ

일부러 통로쪽 자리 잡았는데 파리분장을 한 배우가 다온이 옆에 오자마자 다온이 기겁 ㅜㅜㅋㅋㅋㅋ


여러모로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다!ㅋㅋㅋ

다음주에 콩순이도 좋아하겠지? 키높이 방석을 꼭 사야겠다!


우리 라온이는 먹놀잠이 제대로 잡혀서 이제 나름 육아가 수월해졌다.

잠투정이 심해져서 재우기가 힘들고, 손을 너무 빨아서 안아서 재우려니 정말 반항(?)이 장난아니라

여전히 허리는 아프고 옷은 침범벅이 되지만 컸다는 증거니까^^

이제 꽤 쥐는 힘이 생겨서 수건을 쥐어주면 꼭 쥐고 있다.ㅋㅋㅋㅋ

그러다가 손빨고 싶은데 수건이 입으로 들어가면 세상 서럽게 통곡 ㅋㅋㅋ귀여워 죽겠다 ㅋㅋ


목도 제법 가눠서 범보에도 앉고 바운서에도 앉지만 아직 둘다 좋아하진 않아서 아주 잠깐식 앉혀본다.


한참 안고있다 잠든것 같아서 내려놓으면 보란듯이 옆으로 누워 손빠는 홍라온군. ㅜㅜㅋㅋㅋㅋㅋ

너를 어쩌면 좋니 ㅜㅜㅋㅋㅋㅋㅋ


초첨책이 지겨운듯 안보길레 다른책을 펴줬더니(돌잡이명화) 싸우려는지 허공에 주먹질....ㅋㅋㅋㅋ

덤벼라!

덤벼, 아이쿠 한대 맞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간만에 라온이 덕에 엄청 웃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ㅡ엔돌핀 홍라온^^


이렇게 시간은 흐른다.

다온이 라온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크고 어느새 출산휴가도 끝나고 육아휴직 한달이 다 끝나간다.

힘들다. 진짜 하나키울때도 죽을뻔했는데 둘이되니 더 죽겠다. 그래도 예쁘다.

아빠랑 더 많이 닮았는데도 자기는 무조건 엄마 닮았다고 나한테 재차 묻는 우리 이쁜이 다온이도

잘 웃고 잘 울지도 않고( 배고플때랑 졸릴때만 우는 우리 순둥이) 혼자 놀다 혼자 손빨고 잠드는

우리 진짜 해보, 순둥이 라온이도. 정말 너무너무 사랑해.


이런 애기들 낳게 해준 다온아빠도 사랑해.

행복과 좌절이 뒤섞여 어쩌면 내 삶이 더 알록달록 이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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