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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Sep 12. 2019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12

한차례 고열이 또 밤을 휘몰아치고 나니

언제그랬냐는듯 정신이 말짱해진다.

여전하 생리통은 아프고 바늘이 들어가있는 혈관은

퉁퉁 부어있으나 옆침대에 아무도 없어서 2인실을 1인실 마냥 쓸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ㅎㅎㅎㅎㅎ


간만에 육아일기를 쓰려니 어디부터 써야할까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

라온이 백일잔치가 있었다.

세상에 벌써 백일이라니. 게다가 고개를 든 우리 라온이덕에 제대로 된 백일 사진이 나왔다.

다온이는 백일때 전혀 고개를 들지 못해서 뒤에서 시어머니가 받쳐줬던 기억이 난다. ㅎㅎ

받쳐줘도 거의 눕다시피 사진을 찍었던..ㅎㅎㅎ 그래도 둘다 세상 사랑스런 내 딸아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라온이는 뒤집은것도 모자라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본인도 좋은지 살인미소 장착. 에미는 또 심쿵.


어! 더 올라간다. 와! 고개도 돌아가네? ㅋㅋㅋㅋ라고 말하는듯,

진짜 감격스럽고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을만큼 사랑스럽고 ..


이제 힘든데, 저기 엄마? 사진 그만찍고 좀 도와주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알았어요 우리 왕자.ㅋㅋㅋㅋ


그러나 난 이게 나의 고생에 서막인줄 몰랐다,

왜냐면 다온이는 고개를 다 가눈 7개월..6개월 막바지에나 뒤집었기 때문에 뒤집다가

힘들면 자기가 고개 옆으로 돌리고 쉬고 그래도 힘들면 찡찡대서 그때 되집어 주면 되었는데,

라온이는 고개를 7-80%만 가눈 상태였기 때문에 그는 뒤집어 고개를 들어 잠시 순찰을 한후

얼굴을 바닥에 정면으로 박은 후 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해서 찍었는데

우리 어머님이 보시면 한소리 하시겠다. 애가 얼굴 박는데 사진찍고 있다고.

바로 안아줬다. ㅋㅋㅋㅋ굳이 해명하자면.ㅋㅋㅋㅋ

그런데 뒤집어서 힘들다고 낑낑대서 바로 되집어주면 그 짜증을 아는가 ㅋㅋㅋㅋ

내가 몇번의 엄청난 짜증섞인 울음을 겪은 후 깨달은건 저렇게 얼굴을 박기 직전

라온이가 침을 흘리기 시작할때 되집어주면 자기도 바로 누워서 숨고른다고 헥헥 거리느라

울지 않는다는거.ㅋㅋㅋ


이제는 꽤나 오래 안정적으로 버티고 엎어져도 정면으로 박지 않고 고개를 돌린다.ㅋㅋ

정말 빠르다. 92일에 뒤집기 성공하더니 97일에 고개 번쩍들고 현재 106일인데

지가 엎어져서 고개 옆으로 돌리고 자니...이러다 곧 배밀이 할 기세다.

애미가 심심해보이나, 라온아 좀 천천히 해도 된단다.ㅋㅋ


이제 다온이 얘기를 좀 해보자.

다온이가 어린이집에서 배워왔는지 심심하단말을 요새 종종해서

뭐하고 놀아줄까 하다가 구입하게 된 따서 조립하기, 일명 따조.

사실 34개월인 다온이가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혼자하긴 그렇지만

전체적인 틀은 엄마 아빠가 해주고 간단하게 끼우는것과 부품 따는것을 시키니

둘다 보람도 있고, 결과물도 생각보다 괜찮아서 시간보내기 딱 좋은것 같다.


물론 저렇게 완성된것들은 며칠새에 그녀의 손에서 운명을 달리한다.ㅋㅋㅋㅋ


그리고 다온이랑 콩순이 뮤지컬도 보고왔다. 사실 지정석이 아니라 1층 비지정석이라서

1층 완전 뒤일까봐 걱정 많이 했는데 우리 자리는 c파트 10열이었다.

사실 10열도 다온이가 앉아보기에는 무대와 거리가 있어서 내 무릎에 앉아서 봤지만

나름 잘 봤다. ㅋㅋ게다가 콩순이 주제곡에 맞춰 율동을 많이 해줘서 애미인 나도 신났던 공연.

그리고 배우들이 관람하는 아이들 한명한명 다 인사해줘서 콩순이랑 송이와 인사한 다온이는

얼떨떨,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벌써 남자를 어려워하는 다온이는 밤이랑 아빠랑 저 숲의남자요정(?)이

다가오자 잔뜩 웅크리고 나에게 안겼다, ㅋㅋㅋㅋ음 다온아 너도 너무 빠르다?ㅋㅋㅋ


여튼 콩순이가 다른 주제로 또 공연을 하면 라온이 다온이 둘다 데리고 꼭 다시 보고싶다.


다온이랑 감자샌드위치도 만들었다. 다온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갑자기 감기랑 폐렴이 돌아서

불안한마음에 어린이집에 안보냈던 날 .. 뭐라도 해보자 하고 만들기 시작한건데..ㅋㅋ

애미의 욕심이 과했는지 속이 너무 많아서 다온이가 좀 먹다가 안먹었다 ㅜㅜ

한사람당 감자 하나면 될줄 알았는데...

다음에는 반개로 해서 다시 해봐야겠다. 그리고 다온이는 마요네즈를 이날 처음 먹어봤는데

웩, 하더니 어쩔줄 몰라하더라. 마요네즈도 빼야겠다.


하..쓰다보니 더 보고싶은 다온이 라온이..

사실 금방 다온이가 다녀갔다. 한시간정도 있다가 갔는데 수액바늘때문에 맘껏 안아주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너무 너무 행복했다,

어여 퇴원해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내새끼들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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