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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Nov 28. 2019

우아한 승부사

품위있게 할말다하는 사람들의 비밀

말.말.말.


항상 말이 문제다.

말이 행복을 불러오기도 하고

말이 불행을 불러오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늘 말을 조심해야한다.

허나 알면서도 입을 함부로 놀려 곤경에 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내 이야기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별반 다르지 않을것 같다.


이런 부족한 우리에게 저자는

옛 선조인 공자, 맹자, 노자, 장자, 한비자, 손자 그리고 그의 제자들의

일화와 지혜로 또 한번 말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이며 그러기에

늘 조심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사실 처음 책을 받았을때는 막막함이 먹구름처럼 몰려왔다.

공자? 맹자? 고등학교시절 윤리시간에나 들어봤던 이름이고

공무원 공부할때 사회과목에서 여러가지 사상으로 나를 힘들게했던

현자들이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목차를 보며 그런 걱정이 조금 사라졌고

두렵고도 떨리는 마음으로 한장한장 책을 넘길때마다

어느새 집중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눈에 익은 사자성어와 각 챕터의 길이가 많이 길지않아

두 아이 육아로 정신이 없는 나도 틈틈히 읽어 일주일에 완독을 할 수 있었던 책.


사실 이 책은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우리가 다 아는 진리를 옛 현자들의 가르침에서 찾아

현재에 어떻게 적용해야하는지를 쉽고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을 뿐.


게다가 어려운 옛말뿐만 아니라 답정너와 같은 요새 젊은이들이 쓰는

말도 적절히 섞여 있어 더 눈에 잘 들어왔던 책.


책 후반부에서 다룬 군사전략과 같은 내용만 빼면

모든 내용이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혼자 위안도 받고

가르침도 받고 후회도 하곤 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몇가지를 정리하자면 이러하다.

이 글을 읽자마자 진짜 육성으로 놀랐었다.

왜냐면 이 구절 그대로 내가 지인들의 아이들이 실수를 할때마다 충고했다가

한번 제대로 싸우고 사이가 틀어질뻔 했기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내가 지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더 이상의 충고나 지적은 하지 않지만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읽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실 나는 내가 충고하는지도 몰랐다.

그냥 단지 내 아이와 지인의 아이가 충돌할 때,

그 이유가 우리 아이한테 있는것 같지 않을 때,

한번씩 이러이러한것 같다고 말했을 뿐인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이 책에서 계속 강조한것처럼 역시 나 자신을 알기가

남 알기보다 더 어렵다는것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이 부분 또한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나는 말이 많은 편인데 말을 하다보면 정말 하지 않아도 되는 말까지 해버려서

만남이 끝난후에 늘 후회가 크게 남았기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지 오늘로 하루가 되었고,

이 책덕분에 오늘 하루도 말을 최대한 아끼는 사람이 되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했지만 아직은 여전히 힘든것 같다.

지금이라도 이 책을 만난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으면서도

뭔가 나는 시대에 오래도록 남을 현자가 아닌데 약간의 족쇄가 차여진 기분이기도 하다.


허나 왕관을 쓴자. 그 무게를 버티라는 말이 있듯이

나도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는

이 책에서 주는 교훈을 마음속에 잘 담아두고 실천해야겠다는 마음이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이 부분도 그 맥락을 같이 하는것 같다.

늘 어떤 큰 일을 두고 희망보다는 불안함에 초조해하곤 했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될꺼라는 믿음을 가져야 좋은 기운이 나에게 모여

안될일도 잘될 가능성이 높다는것을 알면서도)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토요일날 개인적으로 중대한 발표가 있는데

잘될꺼라고 믿는다. 잘될것이다. 될 운명이다. 그렇게 잘 될 운명이다.


이 챕터는 내가 가장 잘하는거라 자랑스러워서 기억에 남았다.

사실 모름을 인정한다는것이 정도를 잘 지키지 않으면 남들에게

굉장히 안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서 위험한 행동인데,

그래서 나는 이 실천을 다온이에게 가장 많이 하고 있다.


다온이 영어책을 읽어줄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엄마도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고 같이 찾아보고 발음도 들어본다.

다온이가 왜 우리엄마가 모를까 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면

엄마라고 다 알수는 없는거야 라고 설명을 해준다.

그렇지만 이 한줄이 다온이에게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고(나중에 다온이가 스스로 깨달을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온이와 내가 힘을 합쳐 알게된 새로운 지식에 집중한다.


모름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사진은 못찍었지만 내 자신이 부족하고 또 부족한 존재라는 것을 아는 것.

정말 어렵고 어렵고 어려운 문제다.


저자가 말했듯이 우리가 스스로의 부족함을 안다면

말도 저절로 줄이게 되고 교만하거나 강압적인 대화도 하지 않을텐데.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는 누구나

우리 스스로가 모든것을 알지도 못하고

많은 것을 알지도 못하는 헛점투성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그 사실을 숨쉬듯이 망각하고 똑같은 실수를 하는걸까.


책을 읽으며 답답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말을 줄이고 늘 겸손해야겠다고.


말로인해 후회가 자꾸 남고

말로인해 인간관계가 늘 어려운 사람들이 한번쯤

꼭 어떤 큰 나쁜일이 벌어지기전에 읽어봤으면 좋겠는 책.


사실 이런 책은 관심분야가 아니라

아마 평생을 거쳐 이렇게 열심히 줄까지 쳐가며 읽을 일이 없을텐데

좋은 기회를 주신 21세기 북스 출판사에 감사인사를 드린다.


*책만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책 리뷰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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