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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Dec 02. 2019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17

12월이다.

올해의 마지막 달.

세상에나, 벌써 12월이라니.

올 한해 나는 뭘했지.


라온이를 낳았고

두번째 육아휴직을 했지.

다온이 어린이집 엄마들을 알게됐고.

많은 추억과 다툼이 있었지.

엄마의 환갑이 있었고.


그리고 얼마전엔 다온이 생일 파티가 있었다.

우리 다온이를 낳은지 벌써 3년이라니.

정말 작고 신기하고 나를 미치게 힘들게하다가도

눈물나게 행복하게 했던 생명체가 어느새 뒤집고

배밀이를 하고 기고 걷고 뛰고 말을 하더니

이제 엄마에게 이리 와서 넓은 세상을 보라고 말하는

어엿한 세돌 어린이가 되다니.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있는.


그러고 보니 큰맘먹고 일기를 쓰는 김에

그동안 다온이의 명언을 남겨봐야겠다.


난 요새 라온이 출산으로 인한 엄청난 탈모때문에

의도치 않게 머리카락을 진짜 한뭉터기씩 뿌리고 다니는데

그걸 본 다온이가 (엄마 머리감기 걸린거 같아)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아이의 눈에는 탈모가 머리 감기다.

어찌나 귀엽던지.


이어서 다온아빠가 다온이에게

나중에 애기 몇명나을꺼냐고 물어보니까

다온이가 (열명!)하고 나서 이랬단다.

(근데 그러면....머리카락 엄청 빠지겠지?)

띠로리 ㅜㅜ 다온이가 신경안쓰는듯해도 다 보고 있던거다..


이놈의 머리카락 그만좀 빠져라 ㅜㅜ


그리고 맨 위에 다온이가 보여준 넓은 세상은

우리집에서 내려다 본 주차장이다.ㅋㅋㅋㅋㅋㅋ

그녀의 눈에는 주차장이 그리도 넓게 보였나보다.ㅋㅋㅋㅋ


그리고 아빠가 다온이한테 엄마랑 아빠랑 다온이랑

겨울왕국 같이보러가자 하니까

(그럼 라온이는 어떡하지? 아! 친할머니한테 말해야겠다)고 한다.

어머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다온이가 쓰는 표현중에 놀랐던 것 하나가

왠지 라는 표현이다. ㅋㅋㅋㅋ 왠지 그럴것같아 라던가

왠지 아닐것 같은데 라는 말을 하는데 참나 ㅋㅋㅋㅋ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난다.


요새 다온이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나는 엄마를 대박만큼보다 더 사랑한다는 말인데

대박이라는 말이 은어(?)같아서 좀 다온이에게 미안한데

내 입에 붙은 말이라 .. 차츰차츰 고쳐야겠다.


사실 다온이가 나를 놀라게 하는 말이 많고

이 시기니까 놀라운 말이기에 그때그때 기록해야하는데

이 애미가 게을러서,,앞으로는 메모라도 해놔야겠다.


생일 얘기하다가 옆길로샜는데..

엘사 홍 출격.

정말 많이큰걸 느낀 하루였다.

물론 말이 빠른 다온이 덕에 늘 하루하루가 놀라운 성장의 연속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어엿한 어린이가 된것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던 날.


특히나 작년 사진을 보니...세상에 1년이란 세월이

이리 극적일 수 있구나를 느낀 하루.

말잘하는 아기에서 이제 수줍음을 아는 어엿한 아이로 성장한 다온이.


집에서도 생일 축하하기. 행복한 다온이.

많이 컸어도 여전히 해맑은 미소를 지닌 이제 어엿한 세돌. 네살 어린이.

곧 다섯살. 세상에 다섯살이라니. 유치원이라니.

생각하고 생각해도 참 신기할뿐이다.

다온이만 이만큼 컸다는것도 놀랍지만 이제 내가 진짜 공교육 속 학부모가

된다는것도 실감이 안간다. 이제 진정한 교육계의 을이 되는건가.ㅎㅎㅎ


생일 그 다음날.

하늘반 엄마들과 함께 자체 졸업사진을 찍었다.

컨셉은 졸업이니만큼 교복.ㅎㅎ

저리 입혀놓으니 왜 벌써 어엿한 여학생처럼 보이는건지.

마음이 뭉클하면서도 너무 훌쩍 자란것 같아 서운하고

너무 예뻐서 저절로 웃음이나고 참 복잡미묘했다. ㅜㅜ


다온아 네가 엄마만 보았던 것처럼 엄마도 너만 보였단다.

남들이 다 누가이쁘고 누가 잘생기고 그래도 엄마 눈에는

진짜 다온이 네가 가장 이쁘고 사랑스러웠단다. 내 사랑.



이 사진관이 좋았던건 세트장에서 여기저기 마구마구 사진을 찍어도

제지하지 않았던 것이다.

많은 사진을 남기겠다고 이것저것 찍었는데 막상 내새끼 단독사진을

못찍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내가 찍은 사진에서 내 눈에 가장 빛나는 다온이.

다온아 정말 사랑해


난 완성본도 좋지만 내가 찍은 이 사진 속 다운이 얼굴이 너무 맘에든다.

너무너무 해맑은 정말 36개월만의 표정이 바로 저런 표정아닐까.

너무 커버리지도 않은 그렇다고 애기도 아닌 딱 이 나이때의 표정.

이 사진을 찍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 사랑스러운 모습을 순간을 남겨서 얼마나 다행인지 정말.


이게 완성본.

왜 이 사진관이 인기인줄 알겠다.

솔직히 어느 사진관에서나 할 수 있는 포즈와 아이들의 표정이지만

(작가님은 사탕으로 아이들을 웃겼지만 결국 사탕은 우리가 주었다...뭐지? ㅎㅎㅎㅎ

사탕도 준비해서 주셨으면 진짜 남매샷 고민했을거다. ㅎㅎㅎㅎㅎ친정동네니까.ㅎㅎ)

이 분위기는 .. 왠지 이 사진관만이 가지고 있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졸업을 앞두고

아직 다온이만 유치원 확정이 안되었지만

결국 모든건 잘 될것이라고 믿는다.

친구들과 함께가든 따로가든 어딜가는 다온이는 잘 할것만 같다.


요건 서비스샷.

다온아 손이 많이 시렸어? 내새끼 엄마가ㅡ이젠 장갑 꼭 챙겨줄게 ㅜㅜㅜㅜ

정말 사랑해 내 딸.


이제 우리 아들 얘기좀 해볼까.

여전히 잘 웃는 정말 존재자체가 사랑인 우리 아들은

감기가 낫질 않아 열흘째 항생제를 먹고있다.

아기라 가래를 뱉을 수 없어 진해거담제를 달고 살고

기침소리도 좋지 않아 병원에서 약을 끊을 수가 없단다.


비전문가인 내가 듣기에도 숨소리가 걸걸하고

긁는소리가 나니 항생제를 준들 어쩔수가 없다...둘째의 숙명인걸까 속상하다.


 피부도 항생제 덕분인지 바꾼 로션덕분인지

싹 들어갔다가 또 스믈스믈 빨갛게 습진같은것이 올라오고 ㅜㅜ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밝고 잘웃는 우리 라온이.


나날이 인물은 좋아지고 있고.

여전히 열명중 여덟은 딸이냐고 묻지만

그래도 요새는 간간히 아들로 알아보는 이들도 있어 감사한 나날이다.

난 사실 딸이냐고 묻는것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은데

왜냐면 그만큼 라온이가 이쁘장하다는 의미니까.

피부도 뽀얘서, 아 그러고보니 다온이가 내얼굴에 조그만한 점이 (기미ㅜㅜ)있지만

뽀송뽀송하단다.ㅋㅋㅋㅋㅋㅋ고마워ㅜ딸램아


난 이사진을 보고 생각했다.

아 이런남자가 있으면 난 홀딱반하겠다.ㅋㅋㅋㅋㅋㅋ

아 (내눈에) 진짜 잘생긴 우리 아들 ㅜㅜㅜㅜㅜ 진짜 제눈에 안경이고 고슴도치다.

그래도 어쩌겠나?

내 눈엔 진짜 너무너무 멋진 아들인걸


이렇게 눈웃음으로 나를 쳐다보니 내가 안녹을수가 있나.

그런데 이 녀석이 울땐 또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우리아들은 지금 소고기오이미음을 먹는데

아직 미음이다. 다온이때는 책대로 곧이곧대로 하는데

역시 라온이가 둘째라 그런지 융통성있게 5갤부터 시작했으니

5-6갤 미음 7-8갤 중기 9-10후기 11-12 완료기이유식하고

밥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분유는....모르겠다.ㅋㅋㅋㅋㅋ


본인이 거부할때까지.


우선은 라온이가 어여 감기가 뚝떨어져서

약을 안먹었으면 좋겠다.

벌써 약에 익숙해져서 약병주면 쪽쪽빨아먹는

안쓰러운 라온이.


어여 낫고

다온이 유치원도 어여 확정짓자.

다온애미 애비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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