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 Dec 11. 2019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18

다들 이렇게 사는걸까.

마귀할멈이 되고 괴물이 되면서.


아는 엄마이자 친한 동생과 통화하면서

그녀가 이렇게 말했다.

자기 딸이 자기가 화내니까

엄마 마귀할멈 같다고 했다며.


그래서 나도 말했다.

다온이는 나보고 괴물같다고 했다고.

그래서 요새 아이는 엄마괴물얘기를 한다고.

엄마 괴물은 이빨이 조금만 뾰족하다고.


아이에게 화를 낼때

 이유는 있지만

그래도 머릿속에서 나의 화를

온전히 받을  밖에 없는 여린존재에대한

안쓰러움과 미안함이 나를 깨우는데도


그보다  강한 마음속 분노가

결국엔 나를 쥐고 흔들어

불보다도  뜨거운 말로 아이의 마음을 태우고

번개보다  무서운 눈빛으로 아이의 눈물을 터뜨린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아이를 안아주면

아이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아직은 그런 나이라서 자기 상처는 개의치 않고

나를 용서한다. 자기가 용서한다는 의식조차 없이

그저 엄마가 자기를 미워할까봐 두려워서..


나는  모든사실을 자각하면서도

엊그제도 어제도 아이에게 소리를 지른

나쁘고 나쁜 못되고 못된 엄마다.


다들 이렇게 아이를 키우는걸까.

정말  아이에게는 모든걸   있고

아이를 위해 

달려오는 차에도 뛰어들  있을것 같다가도


진짜  일주일만 아이가 없는 세상으로

도망가고 싶고  말을 개의치 않는 아이가

너무너무 밉고 짜증나고 화가나고 

그래서 결국 폭발하는 ..


이런 모습이 나만은 아닐까.


다온이가 고열로 5일간 집에 있는동안

너무 화를 많이 낸것 같아 미안하면서도

집안에만 틀어박혀  아이  챙기고

 챙기고 청소하고 놀아주고 하느라

지칠대로 지치고 우울해질대로 우울해진

나를 보며 ..


 많은 생각을 했다.


도대체 아이의 어디까지 받아줘야할까.

어디까지 제한해야하고

어디서부터 혼을 내야할까.

어느지점까지 얼르고 달래야하고

얼마나 울려야 적당할까.


어떤 사람은 그래봤자 아이에게 쏟을  있는시간이

고작 15년이라고 했다. 백세시대에 15년이  많으냐고.

1/5 안된다고.

 어떤사람은  생의 최고를 아이로 만들자고도 한다.


하지만 나는 묻는다.

15년이면 너무 많은것을 포기해야한다고.

나의 청춘과 경력, 여행과 , 경험과 휴식,

자유와 소비....이외에도 많은 것들.

 중에 가장 아까운건 청춘이라 말하겠다.


아이의  순간들도 결코 돌아오지 않는 순간이지만

나의 2-30, 흔히들 청춘이라 부르는  황금기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아직  미래이기에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  모습과

 청춘을 육아하다가 보내버린 현실중에

어떤것이  무겁고 아픈 후회를 남길지는 모르지만

쉽게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도 소중하고 나도 소중하니까.


그래도 사랑한다  새끼들.

홍다온 홍라온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남편

다온애비


작가의 이전글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1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