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 Feb 02. 2020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28

고마운것, 바라는것

문득 우리 다온이 라온이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예쁘고 멋지게 태어나 지금껏 큰일 없이

잘 자라고 있는것만으로도 나는 복받은 사람이지만

그 외에도 내가 육아를 하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몇가지를 적어보려한다.


우선 우리 아이들은 기저귀 발진이 없다.

정말 단 한번도 기저귀로 인해 피부에 무엇이 난다거나

피부색이 변한다거나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다온이때 혹시나 하는 걱정에 하기스꺼를 초반에

한 1-20팩정도 쓴거 외에는 다 저렴한 장당 100원도 안하는

기저귀로 키우고 있다. 정말 복이다.


특정브랜드 핫딜뜨길 안기다려도 되고

급하면 아무 기저귀나 사서 쓰거나 빌려쓰면 된다.

정말 다행이다.


그래서 다온이랑 원산도 놀러갔을때

기저귀 똑떨어졌을때 주인아저씨 따님이 본인 아들꺼

10장 빌려주셨는데, 정말 잘썼다.

만약 발진있는아이면 진짜 그냥 벗겨놓고 숙소에서만

있어야 했을뻔했다. 아찔.


그리고 우리아이들은 분유를 가리지 않는다.

다온이는 돌전에 장염에 두번 걸렸는데

설사분유를 주면서 안먹을까봐 걱정했는데

정말 잘 먹었다. 장염 다 나은 후에 원래분유 안먹을까 걱정했는데

역시나 잘먹는다. 참 다행이었다.


라온이는 애미의 일본불매로 위드맘에서

앱솔루트 본으로 바꾸었는데 정말 잘 먹는다.

물론 순차적으로 바꾸긴 했지만 매일 분유가 비리다는 말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너무 잘먹는다.


그리고 우리아이들은 음식알러지가 없다.

진짜 아무것도 없다.

딱 하나 아보카도이유식했을때 다온이가 설사를 했는데

아보카도는 사실 안접하고 살아도 별 문제 없기때문에 패스.

지금까지 음식으로 알러지난적이 없다.


라온이도 중기이유식 재료중에

아직은 어떤것도 알러지가 없는데

내 촉이 맞다면 우리가족은 음식알러지가 전혀 없을것같다.

유당알러지 포함.

(하긴, 애미가 유제품 중독이라 애들이 유제품 알러지면 이상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이건 다온이에게 고마운건데,

언어가 남들보다 월등히 빠르고 책을 좋아해줘서 정말 고맙다.

물론 이건 나의 정말 귀차니즘을 매순간 이겨낸 노력도 있지만

그만큼 아이가 흡수를 잘하고 잘 따라와줘서 너무너무 고맙다.


라온이도 벌써 엄마와 아빠를 하는걸 보면

다온이 못지 않을것 같다.

이제 나의 고민은 연령이 다른 아이들 책육아를 어떻게

해나가야 할것인가. 이다.


아! 그리고 다온이에게 또 고마운건

라온이를 안미워하고 괴롭히지 않는것이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일이다.

요새 퇴행현상이 간간히 나타나서 고민이고

내가 라온이 이름이라도 부르면 자기가 더 격하게

라온이를 이뻐하는데, 그게 내 관심을 얻기 위한거란걸

알기에 짠하지만 시기가 시기인만큼 다온이가 현명하게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라온이에게 고마운건

이유식을 정말 잘먹어주고(시판임에도 불구하고..)

잘자주고 (밤 8-9시부터 아침 6-7시까지, 밤수는 너무 입이짧은아이라

애미가 못끊어서 한번먹는다.)

자다가 깨도 울지않고 엄마아빠를 깨우거나

문밖으로 기어나온다는 점 ㅜㅜ


그러고보니 또 고마운게 있다.

우리 애들은 울음이 적다.

정말 다행이다. 안그러면 산후우울증 육아우울증 골고루 겪은 내가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순한애들인데 난 왜이렇게 육아가 벅찰까.



다온이는 잠이 없다.

낮잠안자고 8시에 기상해서 10-11시까지 진짜 쉴새없이 논다.

정말 쉴새없이 블록놀이 역할놀이 색칠놀이 가위로 자르기놀이 그리기놀이

책읽기 영상보기 달리기놀이 등등등....진짜 체력이 어벤져스 급이다.

체력이 저질인 애미는 아주 미쳐버리겠다. ㅎㅎㅎㅎ


다온이는 밥을 스스로 먹지 않는다.

39개월 인생에 자기가 먹기 시작해서 끝내본적이 나랑은 한번도 없다.

정말 너무 밥상앞에서 제사를 지내서 다온이가 환장하고 좋아하는

사탕 젤리 카라멜 비타민 등등 다 갖다버리고(숨겨놓았음 ㅜㅜ 비싸비싸 ㅜㅜ)

싹 치우고 굶겨도 보고(아침 9시에 먹다가 치우고 3시까지 암것도 안줘보고..

저녁 7시에 먹다가 치우고 굶기고 그냥 재워봤으나...) 일부러 내가 밥 다먹고

아이스크림을 약올리듯 먹어도 봤으나 안통한다. 안통해. 하..징하다 징해


다행히 어린이집에서는 스스로 먹는다니 다행인데

왜 대체 집에서는 안먹을까.

정말...다시 굶겨야할까.

나는 내새끼가 잘먹는 아이인줄 알고 키웠다.

그러나 속았다. 내 새끼는 .. 먹여주면 잘먹는 아이다. 고달프다.


라온이는 행동발달이 너무 빠르다.

백일전에 뒤집고 백일 갓지나 되집더니

5갤부터 배밀고 6갤에 기더니 7갤에 잡고 걷는다.

근데 불완전하다.

지금도 수시로 걷는데 그러다 뒤로 넘어가 쿵 앞으로 자빠져 쿵쿵

아주 얼굴과 뒷통수가 남아나질 않는다.


그나마 매트에서 넘어가면 다행인데

그냥 바닥에서 넘어가면 진짜 내 가슴이 쿵떨어져

쓰러질것만 같다.


그래서 라온이 꽁무니만 쫓아다니는데도

눈앞에서도 넘어간다.

그의 넘어감은 나의 손보다 늘 빠르다.


그래서 이왕 빠를거면 아예 빨리 안정적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효자인지 안 잊어버리기 위해

적어본 오늘 일기.

내일은 더 사랑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서기다. 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