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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Mar 13. 2020

나눈 두 아이의 엄마다. 32

세상에.

일주일이 이렇게 금방 간다.

벌써 금요일.


월요일부터 라온이 어린이집 적응기간이라

두 아이를 데리고 걸어서 6-8분정도 되는

어린이집을 왔다갔다.


사실 많이 불안했지만

내가 4.1일 복직이니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고

다행히 내가 사는 지역은 거의 열흘가까이

확진자가 추가발견되지 않아 과감히 시작했다.


하지만 애 둘을 데리고 나가는건 쉽지 않다.

둘다 아침 챙겨먹이고 둘다 옷갈아입히고

한명은 힙시트에 한명은 손잡고 걷기.


데려다 주고 와서는 첫째랑 놀거나

영상틀어주고 점심준비. 점심준비하고 또 놀아주다가

얼집에서 연락오면 또 부리나케 준비해서

데리러 가기. 데려오면 또 둘다 점심먹이기.

그리고 나도 서서 점심먹기 (먹기라 하지만 밀어넣는게 현실)


하...힘들다.


아침먹는게 벅차서

(놀아달라는 다온이 다리붙잡고 안으라는 라온이)

건너뛰고 오전중에 저 모든걸 해치운 후

겨우 한숟가락 뜨고 있는데

라온이가 운다, 다온이가 부른다.


다온이는 라온이가 자기를 방해하는게

짜증나고 라온이는 누나 열심히 따라다니다가

기우뚱 해 하필이면 매트 사각지대에서 머리를 박는다.


하.....그러면 뛰어가서 라온이를 안고

다온이와 대화한다, 맥이 빠진다.


지금 이순간 나같은 엄마들이 엄청나게

많겠지. 정말 코로나가 밉다.


그런데 이 와중에 확진자가 안늘어난다고

또 슬금슬금 술자리 얘기하는

모든 이들이 밉다. 제정신인지 모르겠다.


다온이랑은 종이놀이를 계속했고.

두번의 코인티슈 물감놀이를 했으며.

한 3년전쯤 기념품으로 받은 코인티슈, 버릴까 말까 하다가

안버리고 가지고 있었더니 이렇게도 쓰인다,ㅎㅎㅎ

집에 물감이 없어서 맘카페에서 얻은 팁으로 시중에 파는 초콜릿을

물에 흔들어 색소를 빼서 사용했다. 생각보다 색감이 너무 예쁘고 다양해서

다온이가 좋아했다.


물감으로 코인티슈를 물들여 편 후

말리니 버리기가 너무 아까워서 보관하고 있었더니

다온이가 내 마음을 알았는지 갑자기 드레스를 만든다고

만들어 입었다. ㅋㅋㅋ모양새는 사실 꽃거지 같지만 그 창의력에 엄지척.

홍디자이너다 완전,ㅋㅋ


그리고 다온이 어린이집 친구 엄마가 수정토를 나눠줘서

어제까지(목요일) 3일째 놀고 있다.

라온이가 잘 때, 얼집에 있을때 다온이는 신나게 수정토를 가지고 논다.

밟고 으깨고 여기저기에 옮겨담으며.

정말 두시간이 훅가고. 시간제한이 없다면 반나절도 놀것 같다.

이 수정토가 물을 먹으면 점점 커지는데, 커지다못해 지 스스로 깨지거나

놀다가 깨진것만 잘 분리해서 쓰레기통에 버리면 진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그 언니가 약병으로 네통 줬는데 한통이랑 또다른 통에 반정도, 즉 한통반으로

3일째 논다. 나머지는 잘 간직했다가 라온이 구강기 지나가면

둘이 같이 놀게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오늘도 라온이 얼집가면 할듯....

그래 수정토 뽕 제대로 뽑자.

언니에게 커피라도 사줘야할 듯.


그리고 코로나때문에 꽃시장이 불황이라길레

가격도 저렴하니 친정엄마에게 튤립도 보내고.


하루만에 저렇게 폈단다. 참 이쁘다.

한단정도 사서 다온이랑 꽃잎따기도 하고 싶다 갑자기.ㅎㅎ


우리 라온이는 적응 잘 하고 있다.

조금 운다고는 하지만 아주 조금이고

누나랑 비슷하다고. 차분하니 얌전하다고.

애착이 잘되어있고, 말도 빨리 트일것 같다는 폭풍칭찬을 들으며.


다온이 네살반 선생님이 라온이를 맡아주셔서

한편 불안하고 한편 안심된다.ㅎㅎ


하....

마스크 대란에 한번도 마스크를 산적도 없고

집에 여유분이 충분치도 않지만

요새 꼭 필요한 사람을 위해 마스크 안사기 운동을 한다길레

나도 동참하기로 했다.


내 마음이 하늘에 닿았는지

애들용 필터교체형 면마스크를 드림한다는 지역맘카페글에

당첨(?)되어 세개를 받았고 필터를 6m 구매했다.


나도 나이지만 애들이 중요하니까.

내껏도 필터교체형으로 살까 고민중이다.

필터도 구하기 힘들다는데 운좋게 구매했다.

사실 30m까지 구매가능했지만 6m만 구매했다.


나머지가 제발 꼭 필요한사람에게 가길 바라며.


제발 우리집에 있는 마스크가 똑떨어지기전에

필터가 똑떨어지기전에 코로나가 사라지길 바래본다.


제발.........


다온라온애미 힘내자. 힘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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