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 학습법

생각하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든다

by JA

메타인지라는 개념은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처음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만 기억이 난다.

메.타.인.지 라는 단어까지만.


그리고 어렴풋이 기억나는건

그 강연자가 메타인지를 잘 사용하면

아이들 성적이 올라간다고 했던것 같다.


이런 희미한 기억들을 굳이 떠올렸던 이유는

바로 내가 오늘 리뷰할 이 책이 우리집에 배달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리뷰제안을 받았을 때 잠시 망설였다.

복직한지 채 2주도 안된상태라 계속 야근을 하던중이었고,

야근을 안하더라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나의 체력이 받쳐주질 않아 한참 예민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민도 잠시 이럴수록 더 억지로라도

책을 읽으면서 일상에 매몰되어가고 있는 나 자신을

일으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안을 수락했다.


더불어 다온이가 유치원에 입학하면서

주변에 생각보다 사교육을(굳이 국영수와 같은 과목학습이 아니더라도) 많이

시키는 것을 보고 마음이 흔들거리던 차에 책은 어떤 말을 하는지도 궁금했다.


사실 처음 책을 받았을때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책을 다 읽고나서 다시 겉표지를 보니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진다.


내가 느끼기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결국 성적을 위한 메타인지가 아닌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도전적 삶을 위해, 용기있는 삶을 위한 메타인지를

말하고 싶은건데 제목 자체가 학습법이니..


물론 학습법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많은 학부모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깨달음을 얻으면 그 또한 저자의 의도에 합당한 결과를 불러 일으키려나.


여튼 본격적인 리뷰를 해보고자 한다.


목차. 내가 매번 리뷰를 할때마다 목차를 찍는 이유는 단순하다.

학창시절 내가 좋아했던 교회 선생님이 책에 있어서 목차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아직도 저 이유가 가장크지만, 하나 덧붙이자면 그 누군가는 목차를 보고 자신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목만 보고 책을 샀다가 낭패한 경험 ..

책 좀 읽는 사람이라면 다 있을테니까.


내가 이 부분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글속의 여학생들 중 하나가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고정관념을 떠나 정말 수학이라는 과목에 감각이 없었고

성적도 잘 안나왔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수학과 관련된 안좋은 경험이 쌓이다보니

어느순간부터 나 스스로 나는 수학을 못해, 나는 수에 약해,와 같은 고정관념을 만들고

그걸 면죄부인양 수와 관련된 모든 실수에 갖다 붙이고 있었다.


나 스스로 어떤 수와 관련된 불리한 상황을 무마하려고 고정관념을 만들어버린것이다.

그리고 위에 보이다 싶이 사람들 또한 여자는 수에 약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아주 쿵짝이 잘 들어맞았다.


순간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만약 다온이가 나중에 학교가서 수학점수가 잘 안나오면 (다온이도 여자니까 수에 약할 수 있지)

라고 생각하고 라온이가 수학점수가 잘 나오면 (역시 남자애라 수에 강하네)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내가 나 스스로 고정관념을 만든것도 모자라 내 아이들도 그 고정관념안에

가뒀을 수도 있었으니까.


수학은 성별에 차이가 없다는 많은 연구결과가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결과였는지

나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깨달음을 얻었고 안심이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면..수학선생님들중에 여자도 많다.

나는 객관적인 사실을 앞에두고 왜 여자는 수학에 약하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했을까.

정말 고정관념이라는게 무섭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본다.


와하하하하하. 내 얘기다. 내 얘기.

나는 수학에 대한 불안이 높은 부모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아이들 학습에 관한 불안보다는

직업적으로 평생을 숫자놀이를 해야하는데 수학에 관한 불안감이 있는것이다.

이 불안감이 쭉 이어졌다면 분명 우리 다온이 라온이에게도 불안감을 전해줬겠지.

물론 그렇다고 내가 이 책을 읽어서 불안감이 없어진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노력은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공부를 하다보면 누구나 다 조금은 부족한 부분이 있고 그게 수학이 될수도 있는데

나의 불안감때문에 아이를 더 채근해서는 안되니까 말이다.


아직 다온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려면 3년이나 남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이 시기에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저자는 초등학교를 말하지만 이미 많은 유치원생들이 사교육시장에

벌써 내던져져 있다. 한글을 배우고 알파벳을 배우고 더 나아간 아이들은

사칙연산을 배우고 있다. 아이들은 스펀지같이 빨아들이고 작가말대로 딱 부모가 착각에 빠지기 좋다.


나 역시 끝없는 경쟁을 하며 자라온 사람이고

그래서 내 아이가 이왕이면 상위권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온전히 버리지 못한 엄마라 영어책도 열심히 읽어주고 영어영상도 꾸준히 보여주고

가끔은 영어로 말도 하면서 아이에게 알게모르게 영어학습을 하고 있는데

그 결과 가끔 주위에서 다온이가 영어를 잘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럴때면 딱히 나서지 않고 그런가요~?하고 넘어가지만

내심 기분이 좋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부로 칭찬은 그냥 넘기기로한다.

작가말대로 공부는, 학습은 길고 긴 경주니까.


이 부분은 약간 충격적이었다.

나 역시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는 단어의 양이 중요하다고 믿고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가변성도 중요하고 문맥도 중요하지만 문맥을 알려면 일단 해석이 되어야하고

정확한 해석이면 제일 좋지만 대충이라도 의미를 파악하려면 .. 단어를 알아야하는게 아닐까?

사전을 통채로 외우는건 사실 내 생각에도 조금 과한것 같고 그래도 단어공부는 해야하는데..

흠..혼란스럽다.


그리고 이 부분이 더 와닿았던것은 나의 가장 큰 고민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온이에게 영어책을 처음엔 통번역으로 읽어주었고 나중에는 이 방법이 잘못되었다길레

영어로만 읽어주었고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는 영어로 읽어주다가 아이가 어떤 단어의 뜻을

물어보면 그 단어의 뜻만 알려주었는데..., 나 역시 아이가 스스로 유추할 수 있는 능력을 나서서

짓밟은건 아닐까 하는 초조함이 든다.


벌써 다온이는 (무슨뜻인거 같아?)라고 물으면 일단 표정이 안좋아진다.

그래도 반복적으로 물어보면 떨떠름하게 자기생각을 얘기한다.

하.. 어떻게 회복해야할까. 고민해봐야겠다.

또 다시 책이 나에게 숙제를 준다,

이 파트는 제목부터가 마음에 콕 박힌다.

맞다. 내가 지금껏 봐왔던 시험들은 공무원시험까지 합쳐 생각하는 순간 필패였다.

진짜 오랜시간 공부했던것들은 단 몇시간안에 최대한 많이 쏟아부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나날들.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능 공시까지.


그러고나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날 에워싸던 허망함. 허무함. 공허함.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을 평가해야하는 입장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건 아니지만

글쎄. 이게 최선일까? 하는 의문도 없어지지 않는 현실.


우리 아이들도 마주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이 책을 계기로 나 역시 공부하라는 말을 전혀 안하는 이상적인 엄마가 될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시험이 끝난아이에게 쉴틈을 줄 수 있은 엄마정도는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저자를 비꼬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은.

말은 참 쉽다...


내가 34년 살면서 조금씩 알게되는것들 중 하나가

바로 내가 나를 제일 모르고, 너 자신을 알라는 이 유명한 말이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메타인지라는 것이 인생을 살 수록 더 어렵고 어렵다는 것이다.


흠..마음이 복잡해진다.

읽을때는 맞아맞아, 하다가 꼭 이렇게 리뷰를 쓸때 이런다.

내가 나를 제일 잘 안다고 믿을 때 자존감이 높아지는구나...

우리 딸 아들에게도 꼭 알려줘야 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국 우리아이들도 나처럼

인생을 살아가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결국엔 내가 나를 제일 모른다는 결론에

다다르진 않을까.


그러지 말아야할텐데.

누구보다 자신을 믿고 자신을 기준으로 당차게 이 세상을 살아내야할텐데.

나부터 마음가짐을 달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공직생활 6년동안 뼈아프게 느낀건

사람들은 내가 아닌 다른사람이 평가하는 나를 가지고 나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겪어보지 않았음에도, 나를 심지어 알지 못하면서도,

누가 걔는 이러이러하다 하면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 되고

그게 또 다른사람에게 전해진다. 참 슬프다.


그런 상황들이 계속 반복되다 보면 결국 나 자신도

사람들이 나를 이러이러한 사람으로 아는구나, 정말 내가 이러이러한 사람인건 아닐까?

하는 비참한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존감이 높으면 아무리 저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을까?

나의 자존감은 결국 낮은 걸까?

많은 생각이 든다. 많은 생각을 들게하는 책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결단코 유쾌하진 않지만

다행인건 난 다른 사람의 평가에 그렇게 연연할 여유가 없다는것이다.

집에서는 엄마로 밖에서는 공무원으로 .. 내 역할만 제대로 해내면 그나마 다행이다.

내가 다른 사람의 평판에 신경쓰고 연연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아마 다온이 라온이는 교복을 입고 있고 나 역시 쫄병에서 벗어난 후가 아닐까?


미처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또 아픈곳을 훅 찌르는 책이다.

찔린곳이 정말 뼈때리게 아프지만 싫지는 않다.

원래 입에쓴약이 몸에는 좋으니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난 다온이가 영어책을 읽다가

단어를 물어보면 바로바로 알려주곤 했다.

메타인지를 아주 죽이다못해 크지도 못하게 한 엄마였던걸까.

다행인건 아직 다온이는 어리고 내가 알려줬다고 해도

다 기억을 못한다는 것과 내가 알려준것이 아이의 머릿속에

단서로 남아 다음에는 내가 아이에게 역질문을 던져 유추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이 책을 읽기를 참 잘했다.

물론 엄마가 사전처럼 딱 알려주는 것에 익숙한 다온이라서

역질문을 하면 표정부터 안좋아지겠지만 노력해야지.

내가 길을 잘못 들어섰으니 다시 아이를 올바른길로 이끌어야지.

의욕이 불타오른다.


특권적 접근. 메타인지라는 용어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느낀건

결국 나도 알고있었다는것이다. 메타인지를.

전문적 용어와 지식을 가지고 있던건 아니었지만

최소한 내가 내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있었고 그게 바로 메타인지였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를 위한 메타인지뿐만 아니라

너무 소중한 우리 아이들을 위한 메타인지도 알수있었다.


다시한번 귀한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준

출판사에 감사하고. 꼭 다시한번 읽어보리라 다짐한다.


*출판사에서 책만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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