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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Jul 29. 2020

무작정 시작하는 책쓰기

오랜만에 서평이다.

그동안 이래저래 책은 읽고싶은데, 몸은 안따라주고,

읽다가 덮어논 책들은 여기저기 널브러져있고 아주 총체적 난국이었는데

우연히 알게된 네이버카페를 통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서평이벤트에 신청했고 운좋게도(?)

바로 다음날 책이 왔다.

사실 출판사도 생소하고 작가도 생소한 이 책을 서평하겠다고 마음먹은건

제목을 보자마자 확 끌렸기때문이다. 무작정 시작하는 책쓰기.

내 마음속에 죽은듯 살아있는 나만의 책 출간이라는 꿈이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한것이다.


총평을 하자면, 평가라는게 좀 웃기긴하지만, 어쨌든 독자로서 소감을 말하자면

이 책은 뻔한 글과 아주 극 현실적인 글이 공존하여 그만 읽을까 싶다가도 계속 읽게되는

이상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진짜진짜 아쉬운건 작가가 강조하고 싶은 말이 초록형광색으로

쓰여져있어서 읽어나가다가 맥락이 끊기거나 눈이 아파와서 조금 짜증이 났다는 사실이다.


왜 하필 초록형광색이었을까. 차라리 그냥 초록색이거나 조금 튀고 깊었으면 차라리 금색이나

은색을 하던가. 정말 파트마다 보이는 초록형광색이 너무 눈에 거슬렸다.


처음부터 리뷰를 해보자면 이러하다. (제대로 읽어보자는 의미에서 볼펜 딱 장착하고 열심히 줄 그으며 봤다.)

책의 중간쯤 읽다보면 책의 서론부분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한 방법이 나열된다. 그중에 하나가 공감이라더니

작가는 이 부분에서 나의 공감을 한껏 이끌어냈다. 내가 다온이 라온이에게 가장크게 바라는 점이 바로 저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사랑하는 것. 정말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공부 잘하는 것도 좋고 돈잘버는것도 좋지만 그 중심에는 항상 책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프롤로그부터 내 마음을 홀딱 읽힌 기분이었다.


음, 저 한문장으로 나는 마음을 활짝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하하. 일단 웃어야겠다. 이렇게 솔직한 작가를 보았나. ㅎㅎㅎㅎㅎㅎㅎㅎ

이건 작가가 말하는 우리가 책을 써야하는 이유 열가지이다. 진짜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5번에 내 눈은 딱 꽂혔다. 투잡으로 최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무원인 나도 책은 얼마든지 쓸수 있으니

(법적으로 공무원은 영리적인 또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다. 즉 겸직금지이다. 하지만 일부직종은 가능한데 그게 바로 출판과 임대사업이다.) 진짜 투잡으로 최고인건 인정안할 수가 없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 대놓고 말하다니.

내가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안읽어봐서 그런걸까. 약간의 충격과 당황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이 책에서 유난히 많이 강조하던 내공. 즉 독서력. 많이 읽은 사람이 잘 쓸 수 있다는건 당연한 이치이고 너무나도 맞는말인데, 글쓰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만한 이 내용을 작가는 내 생각보다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이해는 한다. 아무리 독자의 흥미를 이끄는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핵심을 빼놓을순 없으니까. 그래도 두번 세번 언급되었을때는 읽지않고 그냥 넘기고 싶은 마음이 불쑥들었다. 어떤 작가가 3년간 만권의 책을 읽었다는 이야기도 처음에는 (우와!)했다가 나중에는 만권..결국에는 또 이 작가 얘기네...하는 생각이 들었던것처럼.


작가의 기준에 따르면 당장 책을 써야하는 나이의 다온애미. 하지만 현실은 브런치북도 못만들정도로 하루하루 치이고 있는.....워킹맘. 어쩌면 핑계일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진짜 의지만 있으면 새벽 네시에라도 일어나서 한두페이지씩이라도 꾸준히 쓸텐데, 육퇴만 하면 티비에 야식앞에놓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널브러져있으니.

너를 어떡하니 다온애미야. 마음을 다잡아봐야겠다.


드디어 나왔다. 제목. 이 부분을 읽으면서 김미경 강사님이 많이 생각났다. 김미경 강사님이 늘 강조하시는게

일단 시작하라는 말이었으니까. 생각너무 많이 하지말고 일단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그게 책에도 통한다고 김욱작가님도 말하고 있다. 진짜 그럴까? 난 무작정 쓰긴 참 잘쓰는데 (벌써 브런치에 글이 300개가 넘었다. 하하하하 이런 부지런함을 주제 딱 정해서 일관성있게 썼으면 벌써 책이 몇권도 더 나왔을텐데,ㅎㅎㅎㅎ) 아직 작가님처럼 출간의 경험이 없어서 정말 무작정 시작하는게 정답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짜 이 참에 출간을 목표로 주제와 목차를 딱 정해서 제대로 부지런히 글을 써볼까 하는 의욕이 조금 생겼다. 조금....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중에 하나인데, 작가가 독자에 대해 기가막히게 분석했다.

내 얘기인줄. 인내심이 없다. 그래서 나는 항상 편협적인 독서를 해왔었다. 추리소설.

아주 자극적이고 쾌락적인 요소가 가득한 추리소설은 진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었다.

지금은 조금 벗어나 이 책 저 책 다양하게 읽으려고 노력중이지만 아직도 힘들다.

왜냐면 독자는 태생적으로 인내심이 없으니까. 그리고 수많은 책들중에 진짜 신박한 관점이나

감탄을 자아낼만한 이야기를 하는 책은 정말 드물으니까.


첫문장에 대해 읽으면서 생각난 에피소드가 있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중에 한분이

책과 글쓰기에 일가견이 있으셨다. 어느날 서로 읽었던 책에 대해 얘기하다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에 대해 말하는데 그 분이 이런말을 했다,


(쇼코의 미소 첫문장이 기가막혀서 그 책을 끝까지 읽었어요.)


음? 첫문장? 나는 쇼코의 미소를 정말 우연히 사서 읽었는데 읽고나서 최은영작가에게 푹 빠진 사람이다.

그런데 그 분이 첫문장 얘기를 하는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것이다. 그래서 집에와서 책을 펴서 다시 읽어봤는데도 지금 이 순간 또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는.. 기억을 못하지만 그 첫문장덕에 그 분은 그 책을 다 읽었고 최은영작가라는 사람을 알게되었으니

이 책에서 말하는것처럼 정말 첫문장의 위력을 무시 못하겠다는걸 이제야 느낀다. (그때는 이 문장이 왜? 하고

넘어갔었다.)


내가 제일 못하는거다. 짧게쓰기. 나는 산문의 글도 많이 쓰지만 사실 시도 참 많이 썼는데

늘 들어왔던 말이 호흡이 길다는 말이었다. 좋게 말해준 사람은 시상을 이끌어나가는 힘이 있다고도 하셨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필요한 수식어가 많다, 문장이 너무 만연체다라는 평가를 많이했다.

사실 어느순간부터는 나도 느끼고 있었는데 한번 들인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것처럼 독자는 인내심이 없으니, 나의 긴문장을 해석하고 있을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짧게쓰기를 항상 염두해야겠다. 짧.게.쓰.기.

(그런데 이 글도 어째 벌써 만연체같다..........하하하....)


내 브런치를 구독해주시는 독자님들이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최근에 나는 굉장히 솔직한 글을 썼다.

하나는 내가 학창시절 왕따를 당한 이야기이고, 하나는 어제 다온이에 관한 일기였다.

사실 가족과 남편 그리고 극히 일부 말고는 내가 학창시절 왕따를 그렇게나 오랜시간 심하게 당한것을 알지 못한다. 굳이 말해봤자 진정한 위로보다는 그 사람들이 나에대해 색안경을 쓰게 될까봐 진짜 꼭꼭 숨기고 살았다.

그런데 나도작가다 공모전 주제인 (나의 상처, 나의 좌절)을 보자마자 드는 생각이 학창시절이었고 힘겹게 써내려갔다. 애써 들여다보지 않으려 했던 시간들을 차근차근 돌아보는건 정말 쉬운일이 아니었고, 벌써 주위 사람 몇몇분들이 내 브런치에 대해 언급한 상황이라 글을 마무리 하고서도 발행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정말 큰 맘먹고 공모전 마지막날 발행을 했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나는 아직도 그 글을 지울까 말까 고민한다.

그 누군가는 이 책에서 언급한것처럼 내 상처에 공감하며 읽었을 수도 있다.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었을수도 있다. 어쩌면..그리고 나는 점점 브런치에서 솔직해진다.

전. 한. 길. 진짜 적자생존 저 네글자 보자마자 생각났다.

전한길선생님. 최근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락내리락 하시던데 다 잘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의 작가님도 그렇고 전한길선생님도 그렇고 기록을 그렇게 강조하시는걸 보니 정말 글을 쓰든

무엇을 하든 기록이 바탕이 되야하는것을 느꼈다. 적.자.생.존. 잊지 말아야겠다.


사실 서평이라는게 좋은말만 쓰고자 하면 쓸수도 있는건데

내 브런치를 구독해주시는 분들도 나에게 솔직한 글을 기대하실테니까

점점 서평이 솔직해지는것 같다.


이 책은 우선 읽기에 어렵지 않았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고

약간의 의욕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미 글쓰기에 대한 많은 책을 섭렵한 분이라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많이해서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불현듯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갓 글좀써볼까..하는 분들이 읽으면 가이드북으로 참 좋을 책.


김욱(무작정 시작하는 책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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