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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Aug 02. 2020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33

아이의 언어발달

이 늦은밤, 아이의 말을 기억하고 싶어 쓰는 브런치.


다온이를 씻기던 중, 다온이가 갑자기 손을 내밀어 보라고 했다.

평소 다온이말을 잘 듣는(?) 다온애미. 군말없이 손을 내밀었더니

물을 한번 삭 끼얹고, 다른손을 내밀란다. 그래서 또 군말없이 내밀었더니

물을 또 한번 삭 끼얹는것이다. 분명 무슨 의미가 있는 놀이 같은데 그날따라

묻고 싶지 않아서 양손을 번갈아서 계속 내밀고, 다온이 차례가 되면 내가 다온이 손에

물 뿌리고를 반복했다.


한참 한 후에 다온이의 한마디.

"엄마, 이건 꽃에 물주는 놀이야."


"심쿵"


나는 왜 심쿵했을까? 그냥 다온이의 마음이 너무 예쁘게 느껴졌다,

평소에 나와 다르게 꽃과 식물에 관심이 많은 다온이.

얼마전 어린이집 키즈노트에 올라온 사진에도 물총놀이도중 꽃에 물을 주고 있던 다온이.


정말 너무 사랑스러운 우리 딸.

그리고 또 기억하고 싶은 우리 다온이의 한마디.


나 : "배고프면 배주스 한잔 할래?"

다온: 배 안고파,

(잠시 후)

다온 : 어? 배고파 배주스 둘다 배네?

나 : (살짝놀람, 하지만 티내지 않음) 아 그러네


우리 다온이가 요새 한글에 관심이 많아지더니 말소리를 소리로 뿐만 아니라

글자로 인식하는 것이 종종 티나고 있다.

요새는 우리가족 이름(아빠 빼고, 아빠이름은 획수가 많다.) 뿐만 아니라 (엄마)도 쓸줄 안다.

사실 6살 끝자락 쯤 가서 한글을 가르치려고 했던 엄마 입장에서는 정말 기특하기가 이루말할 수가 없다.

부쩍 많아진 관심만큼이나 어딜가면 이 글자 저 글자 다 읽어달라는 다온이.

이참에 알파벳이나 조금씩 알려줘볼까. 이렇게 욕심이 생겨난다. 초심을 잃지말자 다온애미.


다온이는 아직 놀때다. !


오늘은 한시간거리에 있는 키즈카페에 갔다왔다.

세시간을 신나게 놀았다. 늘 그랬듯이 나는 다온이를 남편은 라온이를 맡아서 케어하는데

요새 부쩍 나는 마음이 심란하다.


난 사실 그전까지는 라온이가 아빠를 더 좋아해서 섭섭한 마음이 더 많았는데

생각해보면 무엇을 하든 누나옆에 있는 엄마에게 라온이는 안섭섭했을까.

나는 나름대로 라온이에게 한다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나만의 생각이고

라온이 눈에는 항상 엄마는 누나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닐까.


나중에 라온이가 살아가면서 자기도 모르는 마음의 헛헛함을 느끼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생겼다.


하지만 난 다온이를 놓을 수가 없다.

요 며칠 다온이가 새벽에 깨서 울었다. 엄마미워를 외치면서. 엄마미워...

아이를 달래고 이유를 물어보니 꿈에서 내가 유치원에서 자기 자리를 뺏었다고..

음? 믿거나 말거나... 그렇다니 일단 사과부터하고 해명하기.


이 이야기를 들은 친정엄마는 나보고 다온이앞에서 너무 라온이를 예뻐하지 말라고.


"....."


난 진짜 속상했다. 진짜 다온이 눈치보면서 그래도 라온이에게 엄마 사랑을 전해주려고

나름 노력한건데 그것조차도 다온이에게 상처가 된걸까?

하긴 생각해보면 다온이는 요새 내가 라온이 이름만 불러도 쪼르르 달려와

나한테 딱 붙는다. 진짜 다온이도 안쓰럽고 라온이는 짠하다.


누군가는 그랬다.

다온이도 이제 인정할 때가 되었다고. 동생도 엄마 아들이고 엄마사랑을 받아야할 존재라는걸.

당연히 맞는말이지만 아직 다온이도 네돌도 안된 애기인데 도대체가 어떻게 그걸 인정하게 해야하는지.

누가 방법 좀 알려주면 좋겠다.


사랑하는 내 아들. 라온이.

엄마가 진짜 사랑하는데 어떡해야할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딸, 한번은 겪어야하는 동생에 대한 이해인데 잘 넘어갈 수 있을까?


비가 쏟아지는 밤. 나는 또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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