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엄마위로

by JA

의자에서 일어나 가방을 들고

터덜터덜


발 뒷꿈치에 한껏 힘을 주었지만

어깨에 짓눌려 고개가 떨어진다


앞으로 다가올 날들

이제껏 지나간 날들

해야할것과 해온것들


겁없이 달리는 옆 차들 바퀴아래

다 깔아버리고 힘껏 웃으며 도착한

두 아이들의 꼬물꼬물한 손.


아이들의 눈을 보고

예뻐서 웃어주고

사랑스러워서 안아주고


우는 울음 받아주고

던지는 화도 막아주면

어떤마음이 담긴채 잠이든 천사같은 얼굴.


한번 더 바라볼까

조금더 곁을 지켜줄까


그러다 발걸음을 돌리면

어두운 거실아래 아무것도 없다.


여기저기 수 많은 흔적을

치적치적 남겼는데

되돌리기에는 발자국이 너무 깊어

엄두조차 안나는데


거울 속 큰 구덩이에

아무것도 없다. 엄마가 있다.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곳에도 눈길 주고 싶지 않고

웃고 싶지 않고 움직이고 싶지 않았던


깊은 속마음을 또 한번 꾹꾹 누른

엄마가 있었다. 나는 없다.


위로가 필요했다. 이유없는 위로.

엄마위로.


친구가 놀아주지 않는다고 우는 아이를 안아주며

놀아주지 않는 친구가 없는대도 그냥 울고싶었던

엄마에게도 필요했던 절실한 위로.


엄마 위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버스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