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서 일어나 가방을 들고
터덜터덜
발 뒷꿈치에 한껏 힘을 주었지만
어깨에 짓눌려 고개가 떨어진다
앞으로 다가올 날들
이제껏 지나간 날들
해야할것과 해온것들
겁없이 달리는 옆 차들 바퀴아래
다 깔아버리고 힘껏 웃으며 도착한
두 아이들의 꼬물꼬물한 손.
아이들의 눈을 보고
예뻐서 웃어주고
사랑스러워서 안아주고
우는 울음 받아주고
던지는 화도 막아주면
어떤마음이 담긴채 잠이든 천사같은 얼굴.
한번 더 바라볼까
조금더 곁을 지켜줄까
그러다 발걸음을 돌리면
어두운 거실아래 아무것도 없다.
여기저기 수 많은 흔적을
치적치적 남겼는데
되돌리기에는 발자국이 너무 깊어
엄두조차 안나는데
거울 속 큰 구덩이에
아무것도 없다. 엄마가 있다.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곳에도 눈길 주고 싶지 않고
웃고 싶지 않고 움직이고 싶지 않았던
깊은 속마음을 또 한번 꾹꾹 누른
엄마가 있었다. 나는 없다.
위로가 필요했다. 이유없는 위로.
엄마위로.
친구가 놀아주지 않는다고 우는 아이를 안아주며
놀아주지 않는 친구가 없는대도 그냥 울고싶었던
엄마에게도 필요했던 절실한 위로.
엄마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