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복소복 쌓이는 눈이
길만 덮지 말고
차만 덮지 말고
내일을 향한
나의 막막함도
함께 덮어줬으면.
질퍽질퍽 밟히는 눈이
길만 미끄럽게 하지 말고
발밑만 미끄럽게 하지말고
마주해야하는 불편한 얼굴
피하고 싶은 어려운일들까지도
다 미끄러져 사라지게 해줬으면.
하얀눈이 반갑지 않은 내가
눈을 처음 마주한 커져버린 눈을 잡고
한발짝 한발짝 걱정을 내딛을때
언제나 장갑끼고 털부츠 신고
강아지마냥 뛰어놀 수 있을까
언제나 눈을 뜬 아침이
짓눌려 있지 않고 미소가 번질까 하며
새롭게 쌓이는 하얀 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