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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Sep 17. 2020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35

어느새 9월.

100일정도가 지나면 벌써 우리 다온이는 6살이고 라온이는 3살이 된다.


가끔 생각한다. 아이들이 언제 이렇게 컸을까. 내가 어쩌다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을까.

아직 나는 아무것도 몰라도 다른 누군가에게 이해되어지는 20대 같은데 언제 30대 중반의

엄마이자 아줌마, 그리고 학부모가 되었을까. 시간이 왜이렇게 빠른걸까. 하루하루는 참 느린것 같은데

그 하루하루가 쌓이는건 왜 이렇게 빠른걸까.


요새는 엄마보다 공무원으로서의 삶에 집중하느라 육아일기에 소홀했던것 같다.

사실 집중이라기 보단 직업적으로 내 앞가림이 급해서 현실에서 육아에 소홀했던건 아닌데

뭔가 아이들에 대해 차분히 생각하고 기록할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것 같다.


내 첫사랑 엄마사랑 엄마껌딱지 엄마쟁이 다온이는 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색종이 접기, 종이자르기, 그림그리기, 색칠하기, 만들기 등등 미술쪽에 관심이 많아서

학원에 보내볼까 늘 생각만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내가 실천을 해버린거다.


다행히 다온이가 너무너무 좋아했고, 어린이집 다녔을때 친구랑 시간이 맞아서

적응도 금방했다. 사랑둥이. 일주일에 한번이고 학원비도 생각보다 감당할 수준이어서

앞으로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계속 보낼 예정이다.


학원에서 보내온 사진. 이번달은 선생님께서 다온이를 지켜볼 생각이신지

원비도 안받고 일단 와보라고 하셔서 갈 예정이고 다음달부터는 정식 원생으로 다닐 예정이다.


우리 예쁜둥이 다온이는 벌써부터 우리 미술학원이라고 하며

학원 앞에 마스코트인양 서있는 공룡조형물도 기억해서 시어머니께

(우리 미술학원 앞에는 공룡이 있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왜그렇게

나는 꿈틀거렸는지. 그리고 갑자기 왜 미술학원에 전화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착착착 진행을 했는지.

참말로 모르겠다. 내가 나인데 정말 내가 나를 제일 모르겠다.


미술학원으로 당분간 발레학원얘기는 쏙 들어갈것 같다.

사실 다온이는 계속 발레학원을 얘기했었다. 그러나 나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

다온이가 정말 유연해서 시키면 잘 할것같긴 했지만 왜 안내켰을까.

다시 봐도 신기한 다온이의 유연함. 나는 사실 다온이가 어리니까 아직 뼈가 유들유들(?)해서

이정도로 다리를 찢는줄 알았더니 주위에 또래 애들 보니 그게 아니었다. 다온이가 많이 유연한거였다.

요건 며칠전에 시어머님이 보내온 사진인데 다시 봐도 신기한 녀석.

발레학원도 보내서 이 유연함을 유지 시켜줘야할지, 아니면 굳이 이 길로 안갈것 같은데 아예

시작을 말아야할지. 정말 고민이다. 내가 너무 선입견에 빠져있는걸까. 다온이가 진짜 발레리나가

될 수도 있는건데. 으허하하...정말 아이를 키운다는건 혼란의 연속이다. 이러다 얼마전의 나처럼

또 갑자기 발레학원에 전화해서 우리 다온이가 발레를 하기에 어떤가요.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하하하.


우리 라온이 얘기를 좀 해볼까.


도톰한 입술과 눈이 사라지는 눈웃음이 매력적인 우리아들.

요새 나에게 엄마로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드디어 우리 라온이와 친해졌다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참 쓰면서도 웃긴다. 엄마인 내가, 10개월간 이 녀석을 품고있고 또 그만큼 옆에서

키웠는데, 이제야 조금 친해졌다는 말을 쓰고 있다니. 하지만 .. 정말 나에게는 의미가 있는 일이다.


아빠껌딱지인 이 녀석이 차츰차츰 나에게도 온다. 안기고 애교도 부리고 뽀뽀도 해주고

그리고 또 하나 더 기적적인건 책을 가지고 와서 내가 아빠다리를 해주면 쏙 앉는다.

사실 나의 책 육아를 순조롭게 지금까지 따라와주는 다온이와는 달리 대근육 소근육 발달이

유달리 빨랐던 이녀석은 책좀 읽어주려고 하면 도망가고 어디 올라가고 기어오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래서 다온이와 다르게 라온이는 조금 자유롭게 키우자 마음을 내려놓고 있었는데

역시 환경이 중요한지 다온이 책 읽어주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자 어느순간 책을 가지고 온다.

우리 라온이가. 물론 책 가져와서 한장 읽으면 벌떡 일어나서 또 다른 책 가지고 오고

읽어달라기 보단 꺼내는 데 더 관심이 많지만, 한장이라도 읽어달라고 열몇권씩 가져오는 모습을

보면 그게 그렇게 이쁠수가 없다.


둘째라서 그런걸까. 내 삶이 더 빡빡하게 돌아가서 그런걸까.

라온이는 많은것을 조금 씩 내려놓게 되고 그래서 작은것에 더 감격하고 그러는것 같다.


내 삶의 보물들. 더 잘해주지 못해 항상 미안하고 한편 나도 사람이기에 퇴근하고 나서의 육아는

힘겹기도 하고. 오늘도 참 철없는 나는 그래도 다온 라온 엄마다.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


다온아 라온아 엄마가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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