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임산부다. 25

태교여행 3

by JA

느긋하게 제주도에서 맞이한 아침.


오늘만큼은 어제 강행군(?)으로 다닌 만큼 진짜 힐링하는 기분으로 드라이브를 즐겨보자고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바로 해안도로를 타려고 했으나 숙소가 위치한 애월읍에


유명한 빵집이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기에 오픈시간까지도 한시간이 남아서


빵을 아침으로 먹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세상에.


미리 보고간 블로그에는 한시간 전에 가면 살 수 있다고 해서 온 건데


이미 오전타임 물량을 다 사가고도 넘칠 인원이 예약을 하고 간 상태였다. 19명.


1인이 대표빵을 6개씩 사간다는 조건 하에. 흠. 일단 왔으니 27번에 이름을 적고 가게앞에서


서성거리니 직원한분이 나와서 19명이 6개씩 안사갈 경우 남는 재고에 한해서 20번부터


차례대로 살 수 있다는 안내를 했다. 나는 사실 그때부터 살짝 짜증이 나서 남편에게 그냥


가자고 했는데 우리 착한 남편은 내가 하고 싶다는 거는 다 해주고 싶어서 이왕온거 기다리자고..


그래서 일단 기다려 보기로. 날이 더워서 그랬는지 원래 오픈 시간인 10시 반보다 10분 빠르게


가게문이 열렸고 입장. 흠.


1번부터 구매를 시작하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6개씩 안사는 사람도 있어서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다림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했는지 제주도에서만큼은


돈에 묶이지 않고 풍족하게 해주고 싶었는지 남편이 최대 개수인 6개를 사자고 해서


과감히 버터모닝(드디어 밝혀지는 빵집상호명 겸 대표메뉴이름) 6개와 치즈타르트 한개를 구매!


세개는 먹고 세개는 숙소에 가져다 놓기로 했다.


나는 아가를 위해 우유! 버터모닝하나당 생크림 하나를 준다.

우리보다 먼저 구매한 사람들의 버터모닝을 보니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한사람당 하나씩 먹어도 모자를 것 같아 한개 반씩 먹자고 덤벼들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먹다보니 크고, 달달하고 고소하니 맛은 있는데 많이 먹기에는 좀 부담스럽달까.


그래서 결국 두개 반정도 먹고 반은 종이봉투달라고 해서 숙소로 가져가기로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이름을 써놓을 만큼, 한시간이 넘게 기다려서 구매할 만큼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먹어봐도 괜찮을 듯. 하지만 한사람당 한개씩만 구매하면 딱 적당!


그렇게 오전이 다 가버렸다. 이제 본격적으로 드라이브 시작!


가스도 빵빵하게 채워서 부담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협재해수욕장에 도착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고 주차할 곳이 없어서 패스.


바로 옆에 있는 금능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역시나 사람이 많았지만 운좋게 주차를 하고 하차.


그런데. 우도의 시원한 해변을 기대하고 발을 담갔는데 이런... 물이 뜨뜻했다. 정말 뜨뜻..ㅜㅜ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옷이 젖지 않는 한에서 전진해보았지만 역시나 뜨뜻 ㅜㅜ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 다시 차에 탑승.


넓은 차와 적당한 에어콘안에서의 제주 해안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거대한 풍차와 이국적인 야쟈수는 마치 한글간판만 없으면 외국에 나와 있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했다. 날만 선선했으면 도로에 차를 세워놓고 아무 생각없이 바다를 바라보면


정말 그 자체로도 행복했을 것 같다.

해안도로의 어느 바닷가.

그렇게 제주도의 반정도를 달리고 난 후,


점심을 먹으러 자연산 오분자기 뚝배기로 유명한 독개물항에 입성!


사람이 엄청 많았지만 그만큼 회전도 빨라서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치만 우리 뒤에 온 팀은 기다렸다는 거! 타이밍 아주 대박. ㅋㅋ


사실 나는 오분자기 존재 자체를 모르고 살았는데, 남편이 그럼 먹어보자고 해서


급 입성. 드디어 나온 뚝배기. 나는 전복갈비탕을 시키고 남편은 오분자기 뚝배기를 시켰다.


오분자기는 정말 작다. 맛은 더 탱글탱글 하달까?

맛있었다. 하지만 오분자기는 정말 작았다. 남편 말처럼 새끼는 잡지 않아야 수확량이


급감하지 않을텐데 진짜 내 엄지보다 조금 더 큰 것도 있었다. 이런식이다보면 멸종이 곧 될것만 같다.


그전에 먹어봤으니 다행이랄까? ㅎㅎ 참..여튼 뿌듯하게 배를 채우고


마지막 코스인 동문시장으로 급 차를 돌려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동문시장은 생각보다 덥지 않았지만, 그래도 덥긴 더워서 조금 돌아다니니 땀이 삐질삐질.


임산부에게 여름은 정말 힘든 계절인 것 같다. 체온도 올라가 있는 데다가 몸도 무거워


더위가 일반인보다 족히 5배는 더 뼛속까지 느껴지는 듯 하다. 땀이 별로 안나는 내가


진짜 입술 위아래로 땀이 쉴새없이 송글송글 맺히는거 보면..


여튼 동문시장에서의 테마는 군것질!


그 타겟은 바로 좀녀빵과 돌하르방빵. 좀녀는 해녀를 가르키는 제주도 방언이라고


어디서 본 것 같다. 그리고 덤으로 사먹은 한라봉 눈꽃빙수(?).


결론적으로 좀녀빵에 자색고구마쨈이 들어있는데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돌하르방빵은 시중에 파는 귤쨈같은 맛의 쨈이 들어있는데 그냥 그랬다.


한라봉 눈꽃빙수도 너무 달다고 해야할까. 셋다 결국은 담에 간다면 돈 안쓸거라는게 나의 결론.


먹기전 기대에 부푼 나. 하지만 ....다 ...-_-

실망한 마음을 애써 추스리고 간 곳은 동문시장 한편에 과일 전문 거리(?).


정말 누가 제주도 아니랄까봐 귤에 황금향이 정말 양옆으로 쫙 나열되어 있었다.


그런데 색깔이 너무 푸르딩딩하달까. 그래서 그냥 많은 가게들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한 카리스마 있는 아주머니께서 툭하고 던진 호객하는 말 한마디에 댕강 낚여버린 우리는


그곳 명진수산에서 황금향 세박스를 택배로 시켰다. 카드를 안긁었으면 더 깎아줬으려나.


계산담당 아저씨가 잠시 고민하더니 택배비를 깎아 주고 감귤도 네개 챙겨주셨다.


받을때는 좋았는데 아저씨가 건네주며 비싸서 많이 못준다고.. 참나.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뿌리는건 안아깝나. ㅎㅎㅎㅎ


여튼 그렇게 쇼핑도 끝내고 숙소로 고고씽.


하루가 너무 빨리 갔다. 마지막날이라고 봐도 될 날이기에 저녁을 먹고.

바다속 고등어 쌈밥. 김치가 맛있다.

다시한번 봄날 카페로 향했다. 다시가도 예쁜 카페.


이 카페의 유일한 단점은 1인 1음료가 아니면 실내 입장 불가라는 점. 임산부는 좀 봐주지.

이렇게 마지막날이 흘러갔다. 몸이 무겁기도 하고 체력이 저질이기도 해서


마냥 편안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정말 뿌듯뿌듯. 행복행복. 남편과 있을때가 젤루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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