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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Mar 07. 2021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42

아이들이 많이 큰것을 느낀다.

다온이 6살. 라온이 3살.


다온이는 6살이 되면서 유치원을 바꿨다.

5살에 같은 어린이집 친구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떨어졌던 그 유치원에 드디어 선발되어

입학하게 된것이다.


사실 한명이 더 있는데 유일하게 다른반이라 같이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리하여 어린이집 동기 8명중 사립유치원에 간 2명을 제외하고, 6명이 한 유치원에서 모이게 되었다.

이 6명이 초등학교까지 같이 입학할것을 생각하니, 이 인연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다행히 다온이는 아는 친구들이 있어서 그런지 잘 적응하는것 같고

아직도 그 전 유치원 친구들 이야기를 하긴하지만 서서히 잊혀지지 않을까 싶다.


다온이 축하해.


우리 라온이도 2세반을 수료했다. 정말 10개월 꼬꼬마 때 가서 벌써 21개월. 아, 이제 22개월인가.

이제 밑에 동생들도 있는 3세 형아가 되었다. 저 포장지 속에 1년간의 사진들이 빼곡히 담긴 앨범이 있었는데

사진을 보니 우리 라온이가 정말 많이 자랐구나, 하는게 새삼 느껴졌다.


요새는 남편 근무지가 바뀌어서 내가 등원을 시키는데, 내가 등원을 시켜서 그런지

이제 좀 커서 그런지 어린이집 문앞에서 안들어가려고 하는데 마음이 아프면서도 우리 아들이

컸구나 하는 마음도 들고 심란기특하다.


요즘 들어서 내가 진짜 두 아이의 엄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둘이 같이 티비도 보고, 서로 보고싶은게 다르니 리모콘 가지고 싸우기도 하고,

그러다가 나한테 혼나고 티비도 꺼지면 울기도하고. ㅋㅋㅋ아주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우리 라온이, 목소리도 커지고 성격도 생기고 고집도 생겨서 할수있는 모든 단어로 자기 의사표현을

하다가 통하지 않으면 소리지르고 그것도 안되면 나랑 누나를 때리다가 또 혼나면 괜히 방바닥이나

책장을 때리고 그래도 분이 안풀리면 주저앉아 우는데..., 참 한편의 원맨쇼를 보는듯 하다 ㅋㅋㅋㅋㅋ

귀요미. ㅋㅋㅋㅋ


그래도 사이좋을때는 어찌나 예쁘게 같이 노는지.

둘이 같이 웃는 그 웃음소리가 정말 세상 그 어떤 소리보다도 아름답게 들린다.


남편이 늦게들어오는 날이 많아 내가 둘다 재우는 날이 많은데

오늘도 남편이 저녁먹고 잠시 출근을 해서 양옆에 한명씩 눕혀서 재우는데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실 다온이도 안고 자고 싶고 라온이도 안고 자고 싶은데

다온이를 보면 라온이한테 등을 보이게 되고 라온이를 보면 다온이한테 등을 보이게 되서

공평하게 (라온이는 좀 덜한데 다온이는 요새 질투가 심해서 라온이를 보고자면 울먹거리면서

라온이가 없으면 좋겠다고, 엄마가 나만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 모습이 진짜 세상 짠하다 ㅜㅜ)

둘다 손만 꼭 잡고 천장을 보고 잔다. 둘다 잠들면 둘의 얼굴을 번갈아 보고 뽀뽀해주고 나오는데

아직은 둘다 애기라서 셋이 나란히 자고, 둘다 내 허벅지에 한명씩 앉혀서 책도 읽어주고

한꺼번에 안아주기고 하지만, 점점 더 아이들이 커 갈수록... 할 수 없는게 많아지겠구나...하는

슬픈생각.


당연한 순리이지만 생각만으로도 참 마음이 허해진다.


이런걸 생각하면 아이들과 있는 시간을 누려야하는데, 참 현실적으로 누리기는 힘이 든다.

과감해도 너무 과감하고, 안전에는 1도 관심없는 아이들 덕분에 정말 항상 불안하고

시끄러우면 시끄러운대로 스트레스, 조용하면 거의 100% 어디선가 사고치고 있으니

한숨이나고, 쿵 퍽 찍 와장창 소리가 나면서 우는 소리에는 정말 가슴이 철렁내려앉고

그냥 정말 어떻게 표현이 안되는.. 그런 상태이니.. 참 인생이란 아이러니 하다.


우리 라온이는 아직도 말이 안트여서 엄마, 아빠, 떡, 빠(빵), 물, 이거 정도 하는데

점점 알아듣는 말은 많아져서 이제는 모든 말을 거의 다 알아듣는것 같다.

말이 트일 듯 안트이니 좀 의아하긴 한데, 그래도 걱정은 안한다. 두돌넘으면 자연스레

트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주위에서 난리다. 워낙 다온이가 16개월부터

완벽한 발음으로 완벽한 문장을 구사했기때문에 라온이게도 기대가 있었고 그 기대가

현실화 되지 않아서 그런거겠지만, 하.. 이것도 은근 스트레스다.


엄마인 내가 걱정을 안하는데..


나는 막연한 믿음이 있다.

내 삶에 큰 고통이나 큰 시련은 없을거라는 믿음. 우리 아이들 삶에도 그럴거라는 믿음.

말 그대로 너무 막연한 믿음이지만 한동안 유행했던 시크릿이란 책의 기본원리도 그렇지 않은가?

내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우주의 부정적인 기운이 모여 부정적인 일이 일어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인 기운이 모여 긍적적인 일이 일어난다고.


내가 낙관주의자나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나

어느순간부터 그런 믿음이 생겼다. 나의 삶에 내 아이들의 삶에 내 가족의 삶에

시련과 고통이 없진 않겠지만 인생이 통으로 흔들릴만한 일은 없을거라고.

라온이 말 얘기하다가 너무 멀리 생각한 감이 있지만 여튼간에 난 우리 라온이를 믿는다.

결론은 그거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지금 엄마 아빠만 하는게 너무 귀여워서 말이 트여서

다다다다다다 말하기 시작하면 아쉬울것 같기도 하다. ㅎㅎㅎㅎㅎ 철없는 엄마인가.ㅎㅎㅎ


우리 다온이는 부쩍 한글에 관심이 많아져서 편지를 자주 써주는데,

하나하나 한장한장 열심히 모으고 있다. 이쁜둥이... 아직은 6살이라 친구들 이름을 통으로 외워서

인지하고 자주 쓰는 단어를 쓰는데, 뭔가 제대로 한글을 가르쳐야할것 같아서 요새는 받침개념을

알려주고 있다. 가장 처음에 시작한 받침은 ㅇ인데, 한참 똥에 관심 많은 다온이에게 가볍게

또에다가 ㅇ을 하면 똥이네~그랬더니 다온이가 그러면 다에다가 ㅇ을 하면 당이야? 그래서 그때부터

모든 글자에 ㅇ을 넣어서 알려줬고, 지금은 ㅁ을 하고 있다. 딱히 받침이라고는 안알려줬는데

붙잡고 가르치는게 아니라 그냥 일상대화하다가 해당단어가 나오면 알려주고 눈에 보이면

읽어주고 그러니 어느순간 다온이가 못보던 단어가 나와도 내가 하는것처럼 받침을 가려보고

자기가 아는 단어에 아는 받침이 나오면 생각을 좀 하고 읽어낸다. 생각한다고 눈동자 돌리며

골똘히 생각하는거보면 정말 너무너무너무 말로 형용할 수 없이 기특하다.


사실 책한권을 정해서 제대로 차근차근 알려주는게 좋지만 지금의 다온이는

공부보다는 노는것이 더 좋은 나이니까 지금처럼 놀듯이 가볍게 알려줄 예정이다.

7살되면 스파르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림을 좋아하는 다온이는...요새 진짜 그림 실력이 부쩍늘었는데,

저 그림은 만세만세 유관순을 그렸다고 해서 기특하고 특별해서 사진도 찍고

보관해 두었다. 만세만세 유관순이라니.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라는 노래를

원래도 좋아했지만 100명중에 유관순열사를 그리다니. 기특하다 홍다온!


그리고 요새 라온이와 엄마가 엄청 친해졌다는 희소식!

히히히히히 그래서 아들 덕분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나!

물론 다온이는 싫어함......요새 계속 라온이가 없었으면 한다고...ㅠㅠㅠㅠㅠㅠ

아직 어린마음에 하는 이야기이지만 혼자 마음 쿵 하는 나...


조금 더 공부를 해봐야겠다.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하는지.


사랑하는 다온이 라온이.

점점 더 사랑스러워지는 이 아이들에게 조금 더 좋은 엄마가 되기위해

노력해야겠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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