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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Jun 22. 2021

차별인가? 차이인가?(1)

교육공무원 그리고 지방교육행정공무원

오늘은 내가 글에서 몇 번 언급했던 3원 구조에 관한 것을 써보고자 한다. 이 역시 내 생각과, 내가 겪은 것을 위주로 쓸 것이기 때문에 맞다, 그르다로 판단할 수 없으며 절대적인 사실 또한 아닐 수도 있다. 


3원 구조란 이러하다. 교사, 교육행정직, 교육공무직. (내가 항상 교사를 가장 먼저 언급하는 이유는 학교라는 공간은 교육이 중심이 되는 곳이고 교사는 그 중심에 서있는 직종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가끔 학교에서 근무하면 저마다의 피해의식에 서로 불필요한 기싸움을 하곤 하는데 그것과는 전혀 상관없음을 밝힌다.)



우선 교사와 교육행정직 사이에서 잊을만하면 언급되는 것들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방학과 월급이다.


*아마 선생님들이 방학에 출근을 안 하는 건 거의 모든 사람이 알 것이고, 사실이다. 그 전에는 일직이라고 해서 방학에도 하루에 한 명씩 선생님들이 나오셨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제는 일직조차 없어진 학교도 있다고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해는 안 간다.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는데 아무리 방학이라 하여도, 그건 학생들의 방학이지 어른들의 방학은 아니건만 선생님이 아무도 안 나오고 관리자만 학교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니. 나와서 아이들도 보고 공문처리도 하고 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지만 어떠한 취지로 일직이 없어지는 추세인지 정확한 이유를 모르니 여기까지 이야기하겠다.


교육행정직은 방학에도 학교를 나온다. 거의 주말, 공휴일 빼고는 다 학교를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여름방학의 경우 각자 처해진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선생님들도 안 나오시니 비교적 편안하게 업무를 볼 수 있고 겨울방학은 결산해야 하고 다음 해 예산 세워야 해서 미친 듯이 바쁘다. 그래서 상대적인 피해의식이 발생한다. 같은 공간에서 어떤 직종은 일정기간을 연수라는 명목으로 쉬고, 어떤 직종은 주야장천 출근해야 하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월급은 진짜 나조차도 조금 화가 나는 부분이다. 보통 공무원이라고 하면 월급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직종에 따라 다르다. 나는 다른 직렬의 공무원 월급을 알지 못하니 교사와 교육행정직 월급만 비교해보겠다. 보통의 교사들은 처음 호봉을 산정할 때 사범대학교 졸업 시 9호봉, 일반대학교 졸업 시 8호봉으로 시작을 한다. 우리는? 우리는 1호봉이다. (난 초임때 10일자 중간발령이 났는데 실 수령 88만 얼마였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충격이었다. ) 남자들의 경우는 군대 경력 감안하더라도 3호봉.


물론 임용고시 자체가 공무원 시험과는 달리 일정 자격이 주어져야(예를 들어 사범대 졸업)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에 다닌 것 까지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라면 거기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그럼 우리도 행정학과 나온 건 인정해줘야 하지 않나? 아니면 주위에 많은 분들이 행정대학원을 다니시는데 대학 다닌 거 인정해주기가 조금 그러면 대학원 졸업한 것만이라도 인정해주면 안 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호봉산정 시 지방공무원은 경력으로 인정되는 범위가 엄청 좁지만(예를 들어 기술직 공무원, 연구직 공무원, 지도직 공무원 등등 - 지방공무원 보수업무 등 처리치 침 참고) 교사들의 경우 엄청나게 넓다.(내가 가장 부러웠던 건 회사 근무경력이 40% 인정되는 것과 일정 조건에 해당되면 농사 지은 것도 경력에 인정된다는 것이다. - 교육공무원 호봉획정 시경력 환산율 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 참조)


물론 훌륭하신 분들이 이런 거 저런 거 다 따져서 교육활동을 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걸 선별하여 만든 것이겠지만, 너무 불평등하게 느껴지는 건 대체 왜일까?


모든 게 완벽한 직업이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세상을 살면서 아무리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여 만족하고 살려해도 사람들 사이에서 섞여있다 보면 남의 것이 보이고, 저절로 비교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도를 닦아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르지 않는 한 너나 나나 다 똑같은 그냥 사람이다.


자유주의 자본사회에서 공산주의처럼 모든 혜택과 복지를 동일하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보다 더 좋은 것을 가진 사람을 안주거리 삼기도 하고, 일정 부분은 체념도 하고,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으쌰 으쌰 해서 조금이라도 나에게, 내 후배에게 좋은 앞날을 선물해주면 좋겠지만, 이 또한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뺏어오면 안 되기에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이런 사면초가와 같은 상황에서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 봄이 올까? 일만 할 줄 아는 곰탱이라고 점점 더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 밀리는 건 아닐까?


이 모든 질문에 시원하게 답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나는 그저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할 뿐이다.


다음엔 교육공무직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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