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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Sep 20. 2021

비눗방울이면 충분해!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

남편은 초과근무를 하러 갔다.

나는 에너지 넘치는 애들과 집안에서 맴맴 돌 자신이 없어서 집 앞 놀이터로 나왔다.


다행히 놀이터는 그늘이었고 연휴답게 아무도 없었다. 평소에는 유아들부터 초등학생들까지 가득가득해 좁아 보이던 놀이터가 탁 트이자 우리 애들은 킥보드로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한 열 바퀴쯤 돌았을까.

다온이가 비눗방울 스틱을 들고 오는 것이 아닌가?

내가 앉아있는 맞은편 벤치에서 가져왔다고 했다.

손잡이가 부러진 채로 뚜껑만 닫혀있는 걸 보니 누가 버리고 간 것 같았다.


둘이 번갈아가면서 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싸움이 났다. 애를 둘 이상 키우려면 무조건 콩 한쪽도 애들 숫자만큼 있어야 한다. 이건 우주 대원칙이다.


그래서 집에 가서,

그동안 하나밖에 없어서 구석에 방치되었던 비눗방울 스틱을 집어 들고 다시 나갔다.


그래!

비눗방울과 놀이터면 충분했다.

정말 한참을 놀았다.

새삼 아이들에게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던 건 내 욕심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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