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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Dec 11. 2016

나는 엄마다. 4

육아헬

오늘로 아가가 태어난지 13일. 나도 엄마가 된지 13일이 되었다.


극심한 피로누적으로 요즘은 매 순간순간 왜 육아헬이라는 말이 생성되었는지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잠이 엄청 많았던 내가 길어야 세시간 짧으면 한두시간밖에 못자가면서


아이에게 분유와 모유를 번갈아 주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있는데 벌써 내 체력은


한계를 드러낸지 오래. 정신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물론 기저귀는 보통 남편이 있으면 남편이 갈아주고 나는 수발을 들고 있지만


어쨌든 깨어있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곤욕이다.


그리고 유축. 목이 너무 아프고 우울감이 너무 심해져서 나는 과감히 직수를 포기했다.


아가가 자지러지게 우는것도 더이상 보고 싶지 않고,


그로인해 나도 더이상 울고 싶지않아 정말 과감하게 내린 결정이었다.


직수를 시도하던 며칠간 .. 정말 얼마나 울었던지 .. 늘 눈은 부어있고..


정말 모든걸 내려놓고 싶었다. 난생처음 집을 뛰쳐나가고 싶었고


그렇게 아가만 보면 흐뭇해하시는 시어머니께 한번 키워보시라고 전적으로 맡기고도 싶었다.


그렇지만 모든게 허상일뿐 그 짧은시간에도 아가가 눈에 밟혀 너무 보고싶었다.


그저 너무도 잘 흐르는 내눈물이 모유였으면 하고 생각한것만이 진심이었다.


매일매일 울어도 좋으니 이 눈물들이 우리 아가에게 좋은 영양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유축수유만 한지 3일째. 스트레스는 받지않지만 몸이 너무 힘들다.


젖이 차오를때마다 짜줘여하니.. 다행히도(?) 나는 젖이 차는 시간이 5시간이나 걸려서


쉴수 있지만 .. 어차피 아가가 잠을 안자서 .. 못쉬니..


한편으로는 차오르는 시간이 네시간 간격으로 짧아졌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유축만 하면 젖양준다는 말을 하도 들어서 걱정했는데 나는 첫유축때 40 그다음부터


60-80-100-120까지 늘었다. 아마 꾸준히 유축한 덕분 이닐까 싶다.


아가가 이제 잘만먹어주면 더 바랄게 없는데..


오늘 결국 분수토를 보고야 말았다..ㅜㅜ 그것도 모유먹고..


얼마나 놀랐는지 ㅜㅜ 난 유축을 하는데도 도저히 우리 아가의 양을 알수가 없다 ㅜㅜ


자꾸 입은 달라고 뻐끔거리는데 안쓰런마음에 주면 게우거나 토하고 ㅜㅜ


안주면 자지러지게 울으니 마음아프고..참 어렵다.


그리고 오늘. 결국 사달이 났다. 내일 병원에 전화해봐야 확실해 지겠지만


며칠 감기기운이 있어서 시어머님이 추천해주신 병원에 갔는데


분명 수유중이라고 말했는데 모유수유하면 안되는 약을 처방했다.


너무 놀래서 눈물샘이 터져버렸다..


정말 서럽게 울었다..우리 엄마는 내가 울보라고.. 이제 우는소리에 노이로제 걸리겠다고


쉽게 얘기하지만 다 이유가 있고 서러워서 우는거다.


약에 대해 알게 되었을때도 아가가 약섞인 모유를 안먹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열심히 짠 모유를 버려야 한다는 허무함과 절망감이 몰려와서..


열심히 울었다..물론 그 와중에도 아가가 깨서 금방 뚝 그치고 밝게


기저귀 갈아주었지만..


그나저나 오늘 아가가 설사도 하고.. 오늘 진짜 운수나쁜날이다..


병원을 가봐야하나.. 에효. 진짜 어렵다.. 하나부터 열까지.


낳는것도 물론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왜 사람들이 뱃속에 있을때가 편하다고 했는지


알것같다.


그래도 아가가 나에게 온것은 축복이다.  비록 몸은 너무 힘들지만 가끔은 이 시기가 지나면


이 시기가 그리워질것만 같다. 아가의 지금 모습모습들이. 순간순간들이.


지금 이 순간은 다시는 오지 않을테니 .. 조금 더 힘내서 아가를 사랑해야겠다.


사랑해 우리아가.


엄마는 바라는거 하나 없어, 건강하게 잘 자라기만 해줘.

120인증샷. 하 .. 버려지는 모유 360.. 그래도 아가의 건강을 위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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