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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Dec 20. 2016

나는 엄마다 . 7

아기가 설사를 했다. 그래서 병원에가서 설사분유를 처방받아왔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모유 보관시간이 상온에서 네시간이라고 인터넷 블로그들에서 봐서


거의 막짜서 먹였지만 가끔은 상온에 두고 먹였는데 맘카페에서 상온은 한시간이란다.


그래서 설사를 하는 것일까.


시어머님이 상온에 둔 모유먹였다고, 그게 마음에 걸리섰다고 하신게


너무 속상하고 화가났었다가 갑자기 자책감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당분간 모유를 최소화 하라고 하니 먹일까 말까 고민이 되는데..


확실한건 .. 앞으로 짜면 무조건 냉장, 냉동보관을 바로 할꺼라는거다.


육아.. 정말 쉽지 않다.


마음 같아서는 늘 깨끗하게 씻기고 예쁘고 깔끔한 옷만 입히고


속싸개도 겉싸개도 깨끗하게만 입히고 싶지만 실전육아에서는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다.


특히 속싸개는 5개나 있어도 아가가 기저귀 가는 동안 오줌이라도 싸면


손가락 한마디정도 묻어나거나 하는데 그걸 바로 빨기란 불가. 뒤집어서 한번더 쓰고 빤다;


배넷저고리나 내복도 정말 똥이 새끼 손톱만큼 묻으면 갈아입힐까 싶다가도


특히 밤에는 옷 벗기다가 깨서 자지러지게 울거나 찡얼대기 시작하면


그날밤 잠은 다 잔거기 때문에 일단 패스. 씻기면서 어차피 젖기 때문에 다음날 갈아입힌다.


그리고 방수요. 애들은 왜 이렇게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하면 그 타이밍에 맞춰 또 볼일을 보는 것일까.


항상 방수요는 똥칠상태다; 왠만하면 바로 빨려고 하지만 두개밖에 없는 방수요 중 하나가


건조가 덜 되어있으면 어쩔수 없이 똥칠된 부분을 접어놓고 온전한 부분을 쓸수밖에 없다.


내가 게으른 엄마라 그런걸까?


그치만 밤에 네시간정도 선잠자고 일어나 아침부터 아가 젖병물리고 기저귀 갈고


안아서 재우고 난 다음에 나 아침 빨리 먹고 설거지하고 좀 누워있다가 ( 한 30분정도? ) 그러면 어느새


두시간이 훌쩍. 아이는 또 깨서 밥달라하면 빛의 속도로 분유타고 기저귀 갈고


15분정도 아가가 먹고나면 15분 트림시키고 30분정도 안아서 재우고..그렇게 반복반복.


틈나는 대로 1시간씩 유축도 해야하고. (나는 양쪽 동시에 하지 않아서 한쪽당 30분씩)


점심먹고. 뭐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산부인과에서 퇴원교육할때 아가잘때 살림하지말고 무조건 자랬는데


현실은 그럴수가 없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젖병과 기저귀도 수습해야하고


빨래라도 한날이면 널거나 개야하고.


남편이 오면 거의 남편이 하지만 그전에는 대충이라도 내가 움직여야한다.


뭐, 이렇게 변명많고 서툴은 엄마이지만 나도 나름 최선을 다 하고 있다.


그래도 설사분유가 효과가 있는지 어제 아가가 12시부터 3시까지 통잠자고


일어나 모유 90을 먹더니 되진 녹변을 진짜 한바가지 선물했다.


정말 똥을 보고 이렇게 기쁘기는 처음인듯. 색깔이 초록이라 놀랬는데


삐뽀삐뽀119도 찾아보고 오늘 아침에 병원에도 전화해보니 .. 정상이란다.


이번주 설사분유 열심히 먹어보고 28일에 b형간염 맞으러 가면서 소아과도 들릴 예정이다.


상태가 괜찮다고 하면 다시 기존 분유랑 모유랑 먹일 예정인데


이참에 분유를 바꿔볼까 생각중이다. 남양에 전화해서 분유 바꿔줄수 있냐고 물어볼 예정이다.


그러고보니 내일은 우리아가 첫 주사맞는날.. 생후 24일.


bcg예방 접종 날이다. 안쓰럽겠지. 또 무진장 ㅜㅜ


저번에 선천성 대사이상검사한다고 발바닥에서 피뽑는데 가슴이 무너져 내렸었다 ㅜㅜ


꾹꾹짜내는데 ㅜㅜ 힝..


그래도 검사결과는 정상! 정말 바라는거 하나도 없다.


건강하기만 해라. 아가야. 사랑한다.

냉동중인 모유.. 오늘 겨우 화요일인데.. 엄청 모이겠지? 아마 2천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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