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 Mar 01. 2017

나는 엄마다. 35

컬러풀

사랑하는 다온아.


엄마는 일본 에니메이션을 참 좋아해.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를 좋아하는건 아닌데, 일본에니메이션을 보다보면


뻔한 삶의 진리나 교훈도 그들만의 감성으로 잘 표현해서 엄마 마음에 쏙 들거든.


게다가 일본사람이 일본말하는건 꼴보기싫은데 에니메이션을 보면 일본말 듣는 재미도


정말 쏠쏠하단다. 사실 엄마는 에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일본 추리소설도 정말 좋아한단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작가는 히가시노게이고이고 미야베 미유키, 무라카미 하루키도 좋아해.


음 소설얘기는 나중에 하고 오늘은 우연히 보게된 에니메이션 얘기를 좀 해볼까 해.


바로 컬러풀이라는 영화인데, 간단하게 줄거리를 얘기하자면.


학창시절에 왕따를 심하게 당하던 주인공이 어느날 짝사랑하는 여학생이


몸을 파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날 하필이면 바로 이어서 엄마의 외도현장을 목격하는 바람에


수면제를 다량으로 복용하고 자살시도를 했는데 운이 좋게 영혼이 다시 이승으로 돌아와


기억이 지워진 상태에서 자신의 몸안에 들어가 자신의 잘못이 자신을 죽였다는것을 깨닫고


새 삶을 얻은 내용이야.


다온아. 사실 .. 이제는 엄마도 엄마가 되었고 엄마를 든든히 지켜주는 아빠와


늘 엄마편이 되어주는 외할머니와 외삼춘덕분에 다른 사람이 엄마와 같이 힘든시기를


겪었다는 책, 영화, 뉴스, 다큐 등등을 마주 할 힘이 생겼는데 오늘 간만에..


저 에니메이션을 보며 그동안 견고하게 지켜왔던 마음에 간만에 파동이 일렁이더라.


바로 주인공이 한 말 때문이었어.


바로 이장면인데 주인공은 그림에 소질이 있어서 가족들이 일반고등학교 말고


특수 고등학교로 진학하는게 어떠냐고 권하는데 주인공이 친구랑 같은 학교에 가고 싶다니까


형이 그딴걸로 진로를 결정하냐고 버럭해. 그러니까 주인공이..


( 내 첫 친구니까..그동안 적응못해서.. 내가 고등학교 진학해서 원하는건 친구랑 같이 등교하고


하교하다가 집 말고 다른데도 가보고.. 신발도 사러가고..하는 평범한거야 진짜 내가 원하는건..)


하고 말하는데 엄마는 눈물이 쏟아질뻔 했다.


저 주인공의 진심때문에 오늘 아빠가 더욱 미웠다는걸 다온이에게 일러도 될까?


오늘 외할머니가 와서 다온이를 봐주시면서 엄마한테 육아일기에 다온이에 관한 얘기만 쓰라고


하셨는데.., 아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지만 진짜 가끔은 .. 그렇다 . 에혀.


학창시절 12년을 친구없이 보내야했던 엄마의 탓이겠지.


그 시절에는 이시기만 지나가면 괜찮을줄 알았는데 문득 평생 족쇄가 될것만같아 슬프다..


게다가 요즘은 다온이랑 집에만 있다보니 밖에 나가는 자체가 귀찮고 어색하고


사람만나는건 더욱 어렵고 힘들어진 느낌이다.


뭐 여튼 엄마가 다온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다온아, 공부를 잘하는것도 재주가 많은것도 다 축복이지만 엄마는 그 무엇보다도


다온이가 주위에 좋은 친구를 믿을만한 사람들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어.


그래서 연예인처럼 화려하고 유니크한 삶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행복을 맘껏 누리면서


하루하루를 채워나갔으면 좋겠어.


정말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는 삶이 아니길 간절히 바래.


전혀 안받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사람에게 미움받고 외면받고 괴롭힘당하는 일은


절대절대 있지 않기를..,


엄마는 정말 소망하고 기도해. 사랑해 다온아.

정말 꽃길만 걷기를 바라는 엄마가.


ㅋㅋ 참 잘 웃는 우리딸^^늘 웃는 삶이길...*

작가의 이전글 나는 엄마다. 3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