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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Mar 07. 2017

나는 엄마다. 38

백일

사랑하는 다온아.


세상 빛을 본지 백일이 되었구나.


그동안 엄마랑 진짜 지지고 볶으면서 엄마가 힘들었던 만큼 다온이도 힘들었지?


서툰 엄마라서 정말 미안해.


그래도 건강하게 쑥쑥 자라고 예방접종도 잘 받고 모유도 분유도 다 잘먹어줘서 고마워.


백일기념할때도 울지도 않고 정말 기특한 우리 딸.


비록 아직 고개도 못가누고 뒤집기도 못해서 자세가 어쩌다 회장님포스가 되었지만..ㅋㅋ


한복입은 자태가 참 곱다. 우리딸.


남들은 아빠 판박이라고 아쉬운 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엄마는 믿는다.


커가면서 더더더 이뻐질꺼라는걸. 지금도 충분히 이쁘니까.


남들이 말하길 시간이 지나면 편해질꺼라더니 요즘엔 오전엔 엄마랑 누워있다가


같이 잠들기도 하고 웃기도 정말 잘 웃고 먹기도 잘먹고 엄마랑도 잘놀고 혼자도 잘 노니까 한결 수월해졌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딱 백일이야 다온아.


백일상은 식구들 날짜 맞추다보니 3일 앞당겨서 했어. 97일에.


당장 저번주만 해도 진짜 백일이 오나오나 하면서 카운트다운을 셌는데 진짜 백일이구나.


정말 새삼스럽다.



백일기념 셀카. 정말 나날이 예뻐진다 우리딸.


엄마도 이렇게 어쩔수없이 불출이가 되간다. 히히


그런데 백일이 되니 그동안 맘카페에서 봐왔던 글처럼 다온이도 먹는양이 줄었어.


어쩔때는 평소처럼 135도 140도 잘 먹는데 어쩔때는 80도 90도 겨우겨우 먹고 110도 먹고.


그래서 오늘은 715밖에 안먹었어. 평소엔 900은 거뜬히 넘기는 우리딸인데.


딸, 벌써 이가나려는거야? 요즘 먹을때마다 계속 사례들리고 괴로워하며 짜증내고 울고


몸을 비틀고 용쓰고..엄마는 점점 수유시간이 두려워진다 ㅜㅜ


백일이 지나가니 유축에 대한 부담이 줄어서 마음이 편해졌는데 이제 수유전쟁인가보다.


엄마는 다온이가 앞으로 700씩먹고 600씩먹어도 남들처럼 조바심 내지는 않겠지만,


왜냐면 딸이 알아서 잘 조절할거라고 믿으니까. 그동안도 천을 넘길까봐 조마조마 하면


늘 천 직전에서 멈춰서 통잠잤으니까.


근데 이것도 헛 맘고생이었어. 천이라는건 분유기준이라고 하더라고ㅡㅡㅋ


그동안 분유는 많아야 세번먹었으니 결코 걱정 할 필요가 없었던거지 흠흠 ㅜㅜ


뭐여튼 먹으면서 짜증내는건 엄마가 받아주겠는데..다온아, 사례만 안들렸으면 좋겠어.


사례들려서 켁켁 하다가 얼굴이 고구마가 되어 터질듯이 빨개지면서 오만상을 찌푸리며


괴로워 하는 너를 보면 엄마는 도대체가 어떻게 해줘야할지 모르겠어.


가끔은 젖꼭지를 그전꺼로 돌아가고 싶다니까 ㅜㅜ


지금쓰는것도 신생아용인데 ㅜㅜ 그래도 그럴때 말고는 참 잘웃는 우리 딸래미.


아고고 이렇게 이쁜 천사를 봤나.

다온아.


엄마는 마음먹은 유축날짜를 다 채웠어.


그렇다고 뿅! 하고 모유가 안나오는건 아니라 당분간은 횟수줄여서 계속 유축을 하겠지만..


다온이 4개월쯤 되면..아마 완전 분유로 갈아탈것 같아.


이 글을 나중에 다온이가 읽으면 섭섭해할까? 그래도 엄마 진짜 노력했어.


몇십번을 울고 몇번을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대면서도 유축기를 놓치 않으려고 버둥거린 날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 이때가 왔어.


엄마는 현재 휴직중이라 휴직수당밖에 안나와서 분유로 가면 아빠한테 분유값 부담까지


주는것 같아서 그것도..엄마는 심란하지만..그치만.. 다온이가 이해해 줄거라고 믿어.


더 많이 사랑해줄게 다온아. 더 많이 안아주고.


엄마사랑 홍다온.. 사랑해.

아빠의 센스로 백일기념케익에 초도 올렸어. 다온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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