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언제나 미숙하다.
잘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고, 생각대로 해보려 해도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그건 그럴 수밖에 없다. 처음이니까.
처음 이용가위를 만졌을 때가 그랬다.
메탈 소재의 바디가 번쩍였고, 날은 날카롭게 벌어져 있었다.
보통 가위처럼 보였지만, 막상 손에 쥐어보면 달랐다.
손가락이 자꾸 빠졌고, 손목이 낯설게 느껴졌다.
가위질을 하려고 해도 손가락이 내 뜻을 따라주지 않았다.
손이 저리고, 작은 근육이 놀라는 느낌이었다.
그때는 머리카락을 자를 실력도 없었기에, 신문지를 잘랐다.
몇 날 며칠을, 신문지만 잘랐다.
익숙해지면 가발을 자르기 시작했다.
그다음은 지간. 섹션을 나누고, 머리카락을 들어 올리고, 형태를 만든다.
집을 지을 때 기초공사가 있듯, 머리도 마찬가지다.
기초를 정확히 해야 머리가 산다.
그다음부터는 디테일—양감, 질감. 그게 스타일을 만든다.
그 사람의 손끝에서 나오는 감각들,
지나간 이미지들과 머릿속에 남아 있는 장면들이 모여
하나의 머리를 만든다.
내가 처음 사람의 머리를 잘랐던 날은 아직도 기억난다.
처남이었다. 그날만큼은 정말 고마운 사람이었다.
머리를 다 자르는 데 거의 두 시간이 걸렸다.
손이 떨리고, 입술이 말랐다.
수천 번은 본 영상이었지만, 영상은 영상일 뿐이었다.
머리카락은 영상처럼 잘리지 않았다.
현실은 조금 더 무겁고, 조금 더 조용하게 실패했다.
그렇게 나는 첫 스킨페이드를 완성했다.
물론, 완성이라고 하기엔 애매했지만.
이 일은 사람의 머리를 많이 잘라봐야 한다.
자르면 자를수록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이건 결국 몸으로 익히는 기술이다.
머리 모양, 두상, 모발의 흐름, 자르는 방향.
모두 몸이 기억해야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실수.
실수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실수는 조금 더 나은 다음 커트를 만든다.
그러니 필요한 것이다. 실수도.
머리를 망친 기억도 있다. 여러 번 있다.
어디서부터 어긋났는지 알면서도, 그걸 바로잡지 못했던 날도 있다.
‘뭔가 이상한데...’ 싶은 순간이 있다.
그럴 땐 거의 틀림없이 망친 거다.
그 느낌은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그 순간, 빨리 고쳐야 한다.
고치지 않으면, 머리도 기분도 이상한 채로 남는다.
그렇게 생각한다.
미숙함은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능숙해지고,
그 안에 나만의 방식이 쌓여간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내가 가진 색깔이 생긴다.
이 일에는 끝이 없다.
계속해서 자르고, 배우고, 실수하고, 또 자른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생각보다 끈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배우는 중이다.
손은 조금 능숙해졌지만, 마음은 여전히 초보자에 가깝다.
그게 어쩌면 괜찮은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