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하든, 그 일에는 도구가 있다.
도구에는 방식이 있고, 방식에는 결국 그 사람의 냄새가 묻어난다.
내 도구는 단순하다.
빗, 가위, 클리퍼, 면도기, 면도날, 브러쉬.
가만히 두면 차갑고 무심한 물건일 뿐이지만,
손에 쥐는 순간 그들은 역할을 얻는다.
빗을 쥐는 각도, 손끝의 힘, 가위의 깊이.
그 작은 차이들이 머리의 형태를 바꾼다.
가위는 부드럽고, 클리퍼는 단호하다.
둘 다 자르는 도구지만, 그 결은 전혀 다르다.
면도기도 그렇다.
수염을 잘라내는 건 날이지만,
피부 위를 매끄럽게 흐르는 건 면도기의 몫이다.
도구를 제대로 다루는 방법은 단 하나다.
반복하는 것.
그렇게 손끝에 남은 감각은 잘 사라지지 않는다.
몸은 기억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조금씩 내 방식이 된다.
방식은 기술이 되고,
기술 위에 시간과 경험이 쌓인다.
그 속에서 색이 만들어진다.
나만의 색.
나만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