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윤미 Oct 31. 2019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는 진짜 이유 4가지

아이가 화를 낼 때 기억해야 할 것

부모들은 자녀가 말을 잘 듣기를 바라지만, 자신이 하는 말을 아이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는 진짜 이유 4가지에 대해서 파헤쳐 보고 아이에게 올바르게 요구하고 대처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저녁을 먹인 후 청소를 하다 보니 잘 시간이 다가와 아이들에게 서너 번 방 정리를 하라고 했어요.
아이들은 대답을 하고 그냥 놀고 있는 상태였고 한 시간 정도 이후 다시 가보니 정리가 1/3 밖에 되어 있지 않았어요.
저도 피곤한 상태라 그 상황을 보니 갑자기 화가 나서 아이한테
“자기 물건은 자기가 치우라고 했잖아. 아까 엄마가 정리한다고 했을 때 뭐라고 했어? 치운다고 했지? 근데 안 했네. 그거 거짓말한 거잖아!”
“장난감 안 치우려면 그냥 없는 게 낫겠다. 그럼 치울 일도 없잖아”라고 소리쳤어요.



아이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나서 아이가 그걸 지키지 않았을 때 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쟤, 알면서도 일부러 저래”

“날 골탕 먹이는 거야!”

“날 무시하나? 날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 내 말이 하나도 안 먹히지”

“날 간 보고 있다고 터지기 직전이 되면 움직이는구나, 엄마를 갖고 노네, 아주!”

“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이런 생각들은 아이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들을 괴롭히기 위해서 ‘일부러’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부모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마음속에 솟아나는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화가 난다.

특히 여러 번 반복해서 이야기했기 때문에 아이가 무슨 말인지 잘 알 것이라고 여길 때 화의 강도는 더 커진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 부모가 정확하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잘 모를 때 아이들은 잘못된 행동을 한다.

부모는 자신의 말에 아이가 듣는 척도 안 한다며 비난하게 되고, 아이는 아이대로 마음속에 억울함이 싹트게 된다.


둘째, 잘못됐다는 건 알지만, 대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한다.


셋째, 부모의 말을 따를 능력이 없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규칙을 부당하다고 여길 때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다.



check!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는 진짜 이유

1. 부모가 한 말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잘 모른다.
2. 잘못됐다는 건 알지만, 대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른다.
3. 부모의 말을 따를 능력이 없다.
4. 규칙을 부당하다고 여긴다.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는 세 가지 중요한 규칙이 있다.


첫째,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제 잘 시간이니깐 장난감 정리를 해” 가 아니라 정확하게 “시곗바늘이 10에 갈 때까지”라는 데드라인을 주는 게 필요하다.

특히 “착하게 행동해야지”, “조용히 있어”, “조금 있다가”, “조금만 놀고”처럼 일반적인 표현은 서로 다르게 해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그 이유를 제시해야 아이들이 납득할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수용하지 않는다.

그 순간은 받아들이더라도 내면화되기는 어렵다.

“10시면 너희가 자야 하는 시간이야. 엄마는 너희들이 건강하게 쑥쑥 크는 게 중요한데 그러려면 10시에는 자야 하거든”


셋째, 이 두 가지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해줘야 한다.

그렇다고 “맘마” “까까”처럼 아기 언어를 쓰라는 말은 아니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해 말해야 한다. 아이가 시계를 볼 줄 모르는데 열시라고 말한다던가, 열 시부터 성장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라던가 하는 식의 내용은 아이 입장에서 이해하기가 어렵다.


아이가 이해 가능한 언어로 표현했더라도 그 말을 아이와 부모가 서로 같은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엄마 말 알아들었어?!”라는 표현보다는 “방금 엄마가 한 말이 어떤 말이었는지 다시 말해 줄 수 있겠니?”라고 질문하라.

실제로 아이에게 이 질문을 해 보면 부모가 무슨 말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대답한 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반드시 확인해 보자.



그렇다면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구체적이고 합당한 이유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부모 말을 듣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흔히 우리는 아이를 비난하거나 위협한다.

“너 아까 치운다고 해 놓고 왜 안 치웠어!”

“왜 약속해 놓고 안 지켜! 너 거짓말한 거야?!”

“안 치우면 다 갖다 버릴 거야!”



아이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때는 그것을 어겼을 때 어떤 상황이 일어나는지 예측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다. 아이도 자신의 행동이 어디까지 부모에게 수용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장난감을 치우지 않으면 너희가 바로 치울 수 있도록 엄마가 도와줄 거야”처럼 어떤 행동에 대해서 잘못을 지적하고 그것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비난이나 위협은 행동이 아닌 아이의 존재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며,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연습해볼 기회가 없다.

장난감을 갖다 버리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난 후 정리하는 습관에 대해 어떻게 가르친단 말인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예 물건을 치울 일도 없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쓰고 나면 정리 정돈하는 습관을 아이가 배우는 것이다. 그러려면 아이가 그 규칙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비난받으면 상대를 공격하거나 반항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아이가 부모의 기대대로 행동하고 더 나아가 그 규칙을 내면화시켜 앞으로는 아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일과는 점점 멀어질 뿐이다.


비난의 목적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더 바람직하게 행동할 수 있는지를 가르치거나 도와주려는 목적보다는,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의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목적이 크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점점 더 반항적이고 적대적으로 만들 뿐이다.


“아까 시계가 10을 가리킬 때까지 장난감을 정리하지 않으면 엄마가 치우는 거 도와준다고 한 거 기억해?

자, 어디부터 치울까? 정하기 어려우면 엄마가 정할게”라고 말하고 장난감을 치우면 된다.

아이가 고집부리며 장난감 치우는 일을 거부한다면 블록 하나라도 손에 쥐어주고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 아이가 장난감 블록 하나라도 치우는 일에 동참하면 그 행동에 대해 언급해주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장난감을 정리해야 하는 일에 밝은 얼굴로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면 좋겠지만 그것은 부모의 과도한 바람일 뿐이다.


장난감 정리와 같은 어떤 습관을 만들어주고 싶다면, 부모의 요구대로 아이가 행동하지 않았을 때 아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그 습관을 잘 내면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 방법은 질문을 바꿔보면 찾을 수 있다.

‘왜 저렇게 내 말을 안 듣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아이가 이 습관을 내면화하는 데 내가 도와줄 수 있을까?’


부모가 말하는 방식을 점검하고 바꿈으로써 아이의 행동도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Check.> 아이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때!

1. 구체적으로 요구하라.
2.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라.
3. 아이가 이해 가능한 언어로 표현하라.
4. 서로 같은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엄마 말 알아들었어?!”라는 표현보다는
 “방금 엄마가 한 말이 어떤 말이었는지 다시 말해 줄 수 있겠니?”라고 질문하라.
5. 아이가 부모의 요구대로 행동하지 않았을 때, 부모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를 표현하라.



글쓴이: <오늘도 화내고 말았습니다.> 저자 박윤미

아이마음도 알아주고, 나만의 감정조절 처방전을 확보하는 방법, <오늘도 화내고 말았습니다>(한빛라이프, 박윤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봐 주는 게 중요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