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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윤미 Oct 30. 2019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봐 주는 게 중요한 이유

아이가 화를 낼 때 기억해야 할 것

인간은 누구나 욕구를 가지고 있다.

욕구가 생기면 그 욕구를 항상 충족하고 싶은데 세상사가 내 마음대로 안 된다.

그러면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서러운 감정이 올라오기도 한다.

우리가 가진 욕구가 충족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달라진다. 욕구가 충족되면 긍정적인 감정을,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결국 감정의 이면에서 우리의 욕구를 발견할 수 있다.



아이들은 어떨까?

욕구를 충족시키기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자기 싫은데 자야 하고 지금 밥 먹기 싫은데 먹어야 하고 높은 곳에 올라가 보고 싶은데 못 올라가게 하고 뛰고 싶은데 못 뛰게 하고 좀 더 놀고 싶은 데 집에 가야 하고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 데 가야 한다



아이를 돌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욕구를 알아차리는 것이고, 둘째 그 욕구에 대해 적절히 반응하는 것이다.

“아 저거 먹고 싶어!!!” 어린아이는 이 단순하고도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울고 떼쓰는 것으로 표현한다. 아이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적절히 반응해주면 부모를 난감하게 하는 아이의 감정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이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반영하기 위해서 감정을 단서로 활용할 수 있다.

우리는 감정을 단서로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이의 마음을 탐색하고 추측할 수 있다.

부모라면 자신의 아이를 잘 이해하고 싶은 근본적인 동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과 다른 가치체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부모의 기준에서 상황을 판단하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고 문제 해결이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무조건 아이 욕구가 우선일까?

아이말만 들어주다 보면 응석받이나 자기만 아는 어른으로 성장할까 봐 두려워진다.

언제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알아줘야 할지 부모로서 갈팡질팡 혼란스럽다.



부모도 사람이다. 부모도 욕구가 있다.

아이와 붙어있다 보면 부모와 아이의 욕구가 충돌할 때가 종종 아니 늘 생기기 마련이다.

먼저 자기의 욕구를 충족할 대상은 아이다. 아이와 부모의 관계에서 먼저 충족받아야 될 사람은 아이고 그다음이 부모다. 이 원칙은 아이가 아주 어릴 때는 분명히 지켜줘야 한다.

충족받아본 경험이 없는 아이는 다른 사람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배려해주는 힘을 키우기가 힘들다.

먼저 배려받아봐야 배려해줄 주도 아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성장하게 되면 무조건적으로 아이의 욕구가 첫 번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어릴 때는 우선순위에서 밀렸지만, 그렇다고 부모의 욕구가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니깐.

(부모와 아이의 욕구가 충돌될 때의 경우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아이는 욕구가 충족되는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게 된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하기 싫은지에 대해서 부모에게 표현했을 때 부모가 자신의 욕구를 알아봐 주고 반응해주는 것을 통해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부모가 아이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지 못하고 오히려 부모가 원하는 것을 따르라고 강요하게 된다면, 아이는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기가 힘들어진다.

(..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줘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 욕구를 알아주고 반응해주라는 것이다. 위험하거나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계 설정이 명확해야 한다. 한계가 없으면 오히려 아이들이 힘들어한다. 불안해한다. 한계를 알아야 그 한계 속에서 자신의 힘을 편안하게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욕구를 알아주는 것은 아이에게 기다릴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다릴 줄 아는 힘을 키워주면서 기다릴 수 있길 기대해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기다릴 힘이 생기기 전에, 아니 그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기 전에 스스로 그런 능력을 갖길 원한다. 아이가 기다릴 수 있는 힘을 키우는 방법은 바로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찾아 공감해주는 것이다.




어린이집 등원 준비 중 이제 양말만 신으면 모든 준비가 끝이다.
뽀로로 양말을 골라 아이에게 줬더니
"네모 양말 신을 거야!"
"네모 양말? 어제 신어서 빨려고 내놨거든. 오늘은 이거 신자"
"싫어! 네모 양말! 네모 양말!"
"어제 신은 거 또 신으면 냄새도 나고 더러워~ 이 양말이 마음에 안 들면 준이가 신고 싶은 다른 양말 골라볼래?"
"네모 양말~!!! 네모 양말 신을 거야 ~ 으아아아아~”



등원 준비 중, 아이가 옷이나 신발 혹은 양말이 마음에 안 든다고 태클 걸 때가 있다.

어른인 우리가 보기엔 그냥 좀 넘어가도 될 사소한 것들에 아이가 고집 피우면 참으로 난감해진다.

(특히나 바쁜 아침에는 더욱더!!)

부모가 보기엔 황당하고 어이없는 상황이지만,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와 다를 뿐이다.

아이들이 하는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긍정적인 욕구가 있고, 아이는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행동한다.

이때도 아이의 행동을 혼내거나 멈추게 하기 위해 힘을 쓰면 아이의 저항만 커진다.

아이의 저항에 비례해 나의 감정 에너지 소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아이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는 명제를 바탕으로 아이에게 물어보자.

"준아, 네모 양말이 신으면 뭐가 좋아?"

"네모 양말이 좋아 ㅠㅠ 네모 양말 신을 거야ㅠㅠ "

"네모 양말이 신으면 편해?"

"응. 네모 양말이 편해. 다른 양말 싫어."



자신의 욕구 충족이 우선인 어린아이들은 "빨아 놓을 테니 내일 네모 양말 신고 가자.", "다음에..."라는 말을 바로 수용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좌절된 자신의 욕구를 울고 떼쓰는 등의 심술 맞은 행동으로 표현하며 격렬하게 애통해한다. 이럴 때는 어떤 조언이나 설명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준이가 네모 양말이 가장 편해서 네모 양말을 신고 싶어 하는 거였구나!"

"다른 양말은 신었을 때 불편하고 네모 양말이 제일 편해서 오늘도 신고 싶은 거였구나!"

(갑자기 오늘 왜!!!! 여태껏 잘만 신었잖아!!!라는 말은 부모의 가치체계다!)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인정해주고 아이의 마음을 부모가 대신 말로 표현해 주자.

그러면 아이가 진정되고 엄마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된다. 이제 엄마가 하고 싶은 말들을 하면 된다.

"네모 양말은 세탁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지금은 신을 수 없어"

"다른 양말이 불편하면 신지 않아도 돼. 대신 맨발로 운동화 신고 가면 발이 아플 수도 있어"


아이가 선택할 수 있도록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자. 정보를 주는 것이다.

회유, 위협, 강요는 No No!



특히나 아이가 아직 어릴 때는 부모가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대신 찾아서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 그게 말로 표현이 되면 거친 행동으로 까지 이어지지 않는데(말로 표현하고 요구할 수 있으니깐) 아직 그게 힘든 경우, 부모가 대신 표현해주어야 한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첫째, 부모가 말로 그렇게 표현하는 것을 듣고 아이도 배운다.

마음에 안 들거나 뭐가 잘 안 될 때, 울고 떼쓰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걸 부모를 통해 배울 수 있다.


둘째, 아이가 격한 행동을 하면 할수록 감정이 강하다는 신호로 보면 된다. 그럴 땐 하지 말라고 혼내고 주의를 준다고 금방 진정되지 않는다.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어야 진정이 된다.

즉, 자기 진정 효과가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를 즉각적으로 평가한다. 갑작스레 막 우는 것만큼이나 갑작스레 진정되기도 한다.

아이가 울고 떼쓰며 자신도 고통스러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지금 이 상황이 자신에게는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다루어주면 안정감을 회복한다.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은 이때 해야 아이가 들을 수가 있다.

욕구 측면에서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하게 되면 부모의 감정에너지도 달라진다.

막무가내로 네모 양말을 신겠다는 게 아니라, 발이 편안한 양말을 찾는다는 걸 알게 되면 아이의 행동을 바라보는 게 좀 더 편안해진다. 이해하게 되면 똑같은 상황에 대해서 이전과 다르게 감정이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화가 치솟으면 우리는 상황을 융통성 있게 바라보고 생각하기가 어렵다.

즉 대안적인 방법들을 떠올리기가 어려워진다. 그동안 배운 다양한 선택지보다는 내 몸에 익숙한 말과 행동들이 먼저 튀어나오기 쉽다.

하지만 아이들의 욕구를 알게 되면, 내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에 나의 감정도 달라진다.

(예로,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면 무척 화가 나지만 '모르고 그런 걸 거야-'라는 생각이 들면 다르게 반응하게 되듯이)



즉 우리가 원하는 말과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편안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아이의 욕구를 아는 게 힘들다고? 틀려도 괜찮다. 추측해서 말해주자. 아이가 힌트를 줄 것이다!

아이의 행동에 호기심을 가지고 추측하고 질문하기만 하면 된다.




부모를 통해 안전하게 자신의 감정을 경험하고 다루어 본 아이는
스스로 감정을 진정시키고 조절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글쓴이: <오늘도 화내고 말았습니다.> 저자 박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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