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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이

by 장순혁

두 갈래 길에 서 있을 때,
내가 섣불리 선택하지 못했을 때

너는 자기가 오른손잡이라며
오른쪽으로 먼저 간다고 했지

나도 오른손잡이였지만
감히, 감히 먼저 말하지 못했어

나는 오른쪽 길로
그대가 멀어지는 것을 보며
왼쪽 길로 떠났고

그 선택이
지금 우리를 만들었지

나는 처참히 붕괴되어
더는 걸음도, 나아감도 할 수 없어

차라리 그 선택의 순간에
그대를 따라 나도 오른쪽 길로 갔다면,
그대와 함께 갔다면

이제 와서 하는 생각들이란
결국 후회일 뿐이겠지

이제 내게 남은 것은
털썩 쓰러져
후회하고 또 후회하는 것뿐이야

왼쪽 길도, 오른쪽 길도
틀린 길은 아니었지만
홀로 떠나기에는 힘든 길이었음을
나는 이제야 알았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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