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믿음이 그대에게는 얼마의 무게를 가지는지 묻고 싶다
그대에게 무궁히 주었던 나의 신뢰를 그대는 어떻게 받아들였길래
먼지 덮이고 깨진 타일 위를 나의 믿음과 신뢰가 덮고 있는지 묻고 싶다
슬픔은 눈물의 자격이 없고 사랑은 고리타분한 말이라지만
마음이 죽은 이들에게 최소한의 온기는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봄이 오면 대가야의 영광으로 가자던 수많은 그대들은
어느 새부턴가 그대들이 되고 또 그대가 되어 나의 가슴을 찢어놓았다
검은 코트와 검은 중절모는 그대의 존재를 가리지 못한다
그대는 그것을 알면서 어찌 그러했는가 또한 어찌 이러하는가
죽은 나무를 엮어 만든 다리는 폭풍에 시달린다
노쇠하고 금이 가고 결국에는 제 몸을 이기지 못해 부서진다
축축한 바람의 눈에 젖은 채로 말이다
그대의 매몰찬 뒷모습에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했을까
아니, 무슨 말을 했든 그대는 뒤돌아볼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는가
나의 발광은 그대에게는 조금의 눈 찌푸림도 만들어내지 못하는데
수없이 많은 고상한 나의 지랄이 어찌 그대에게 영향을 끼치겠는가
마지막 축제의 마지막 폭죽은 결코 나를 위함이 아니었으며
시작하는 축제의 첫 번째 폭죽은 결코 그대를 위함이 아니다
새벽 쓰레기봉투를 뒤지는 검은 고양이의 노란 눈망울은
그대와 나를, 우리를 보는 것이 아닌 우리의 너머를 보는 것이다
그대는 먼 옛날 내게 그것을 일깨워줬으면서
왜 그대는 먼 훗날 내게 그것에 대해 묻는 것인가
눈은 밤의 끝자락을 붙잡고는 하얗게 물들이며
내게 모닥불의 온기에 대해 한탄하고는 한다
나는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가 담긴 하얀 머그잔을 손에 쥐고
감히 내게 해를 끼칠 수 없는 검정에 대해 논한다
흑백의 세상 속에서는 찬란한 색이 곧 반기를 드는 것을 의미한다
작은 세상에서는 커다란 것의 존재 자체가 역모라는 것이다
그대와 그대 사이에 연결된 다리를 놓을 때에
나는 그대들에게 얻어맞아 의식을 잃을 뻔하였다
내가 놓은 다리를 오가며 그대들이 그대들만의 이야기를 나눌 때에
나와 삶의 관계는 파탄이 날뻔하였다는 것이다
이 말들이 그대들, 아니 그대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질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글로나마 나의 기억과 감정을 남기려 한다
어울리지 않는 사랑이라는 것을 행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