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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의 중간에서

에세이

by 장순혁

검정과 하양의 색만이

주위를 비춰주고

개인의 선택을

검정이냐

하양이냐

아니면 사라지느냐

이 세 가지로 한정 짓는데

의자에 걸터앉은 그대와

그저 바닥에 쓰러지듯 누운 당신,

꼿꼿이 서 있는 나를

우리라고 표현해도 될까

뭉뚱그려도 될까

그대들과 당신들이 허락한다면,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

우리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가져오겠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싸우다가 다시 고민해야 하리

그 누구도 정답을 알지 못하는데

섣불리 나서도 되려나

매듭짓지도 못한 대답을

남들 앞에 풀어내도 되려나

왜인지 슬퍼지는 지금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까닭은

우리에게 있어, 아마도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족쇄가 되어

우리를 멈추게 하네

우리는 이렇게

흑과 백 속에서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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