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죽음은
좁은 시야의 감상으론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설움의 폭포이며
억울함의 잔재야
사고는 우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모든 사고는 우연에 얽혀있어
그대를 밀쳐내 버린 파란 트럭 또한
우연에 우연이 겹쳐진 것일 거야
하필이면 그대가 그대로 결정된 것도
우연이라는 말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겠지
구슬픈 곡소리가
병풍 뒤의 그대에게
향냄새에 포장된 채
선물처럼 날려오면
그대는 저 향냄새를 좋아하지 않는데, 하며
혼자 중얼거리는 나의 목소리는
그대를 제외하면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지
그대가 없는 지금은 누구도 들을 수 없는
구체적으로 쇠약한 혼잣말일 거야
나의 모든 말들과 대화들도 말이지
커다란 뭉게구름을 보며
모든 것들이 제 할 일을 마치면
저곳으로 갈 거라고
그렇게 말했던 그대이기에
난 조금은 안심하며
그대의 검은 리본 달린 사진 앞에서,
그대가 환하게 웃는 그 사진 앞에서
나도 웃으며 그대를 보내줄 수 있었어
그대의 껍데기뿐인 육신이 타올라
백색 가루가 될 때쯤이면은
그대는 무사히 뭉게구름 위에 올라
푹신함을 만끽하고 있을까
거센 삶에 치여버린
그대의 기억이 온전할지는 모르겠어
어쩌면 기억이 온전하지 않은 것이
그대에게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하지만 내 욕심으로는
그대가 모든 걸 잊는다 해도
나만은 기억해줬으면 해
커다란 뭉게구름이 하늘에 드리운 날이면
나를 기억하는 그대가 나를 보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나도 그대를 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부디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