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냥을 아는가?

에세이

by 장순혁

육식동물들은 초식동물들을 사냥한다.
자신의 주린 배를 채우고 새끼들에게 식량을 전달하기 위해.
그러나 그렇다고 육식동물들이 무조건 초식동물들을 죽이는 걸까?
초식동물들은 육식동물들이 나타나면 그저 얌전히 죽음을 받아들이는가?
아니다.
초식동물들은 온몸의 근육을 두드러지게 나타내며
자신의 생에 제일 빠른 속도로 도망을 가고,
잡힌대도 뒷다리로 걷어차거나 다시 도망을 꾀하며,
쉽게 말해 순순히 죽어주지 않는다.
육식동물들도 그들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불구가 될 정도는 감안하고 사냥에 나선다.
잡아먹지 않는다면 어차피 죽을 테니 말이다.
육식동물도 자신을 걸고 초식동물들을 향하여 사냥에 나서고
초식동물들도 자신을 걸고 육식동물들이 있음에도 풀을 뜯으러 나선다.
모두가 모든 것을 걸고 임하는 것이다.
그러다 총이 발명되었다. 무지한 인간들이 만든 것 중 가장 무지한 것. 총.
인간들은 굶주리지 않아도 사냥을 한다.
인간들은 필요하지 않아도 사냥을 한다.
단지 재미를 위하여.
그게 옳은 것은 아닐지라도 옳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대가 강하다면, 힘이 있다면 그대보다 힘이 부족한 것들은 그대의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게 강자의 권리다. 그대보다 약하기에 그들은 그런 취급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총, 총이 개입되면 얘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총을 쥔 이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사냥에 나서는가?
불구가 될 용기를 내면서 사냥을 하는가?
물론 아니라는 답변밖에 나올 수 없다.
총이라는 더럽고 추악한 것이 발명되면서
사냥의 정의를 흔들어놓았다.
총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사냥은 성립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으며 사냥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사냥이란 자신의 것을 걸고 다른 것의 생을 앗아가는 것이며
그렇기에 총은 사냥의 정의를 망가뜨리는 것이다.
총은 사냥에 있어서 옳지 않다.
옳지 않은 방법이자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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