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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춤추는 여인

에세이

by 장순혁

홀로 춤을 추는 여인의 곁엔

여인이 보지 못하는 것들이

한가득 존재합니다

여인의 향기, 여인의 숨소리,

여인의 춤추는 소리,

먼저 여인을 떠나가신 이의

말없이 여인을 지켜보는 모습 등이

여인의 곁을 지킵니다

여인의 춤이 갈수록 힘을 잃습니다

나풀거리는 팔이 점점 무게를 얻고

마침내 여인의 발까지 멈춘 순간

여인은 고개를 떨구고 눈물 흘립니다

여인은 아이처럼 웁니다

엉엉 소리 내어,

하늘이 꺼져라 소리치며,

여인 옆에 있는 이도

같이 웁니다

여인은 모르겠지만

홀로 춤을 추던 여인은

이제 떠나갑니다

여인의 곁을 지키던 것들이

환상이었던 것처럼 사라집니다

여인은 진정으로 홀로 남겨졌습니다

여인의 눈물이 남은 이곳

꽃이 한 송이 맺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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