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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또 그리움

에세이

by 장순혁

금 간 유리창에

별들이 박힙니다

그 사이를 어둠이 덧칠합니다

창가를 흔드는 바람

그 바람에는

누군가의 염원이 실려있습니다

흐릿한 기억으로 남은

일렁이던 치맛단,

곱게 물든 저고리,

눈물

피 묻은 칼과

매캐한 화약 연기,

찢어진 깃발,

눈물 또 눈물

저 별들은 누군가의 생애이며

이 세상을 살다 떠났다는

증거이자 유일한 흔적입니다

다시 창가를 흔드는 바람

자기의 이야기를 써달라고

창문을 두드리는 듯합니다

그 형체마저 불분명한

누군가의 외침,

불타는 총성,

그리움

냉기 실린 바람과

묘비 하나 없는

누군가의 무덤,

그리움 또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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