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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에세이

by 장순혁

삶은 바람 부는 언덕의

꽃처럼 춤을 추고

나는 그 장단에 맞춰

노래를 하네


그 광경을 유일하게 보던

자그마한 파란 새는

깃털 하나를 공연비로

적선하고 가네


라이터를 입에 물고

담배로 불을 붙이면

세상은 끝없이 날아올라

산소가 점점 희박해지네


마지막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지 않고 잠시 멈춘다


파랗던 하늘은 밤처럼 어두워지고

별들에 둘러싸인 채

달을 향해 담배꽁초를 던진다


이보다 아름다운 마지막은 없으리

이보다 찬란한 끝은 없으리


당신의 삶도 춤을 추는가

그러면 나처럼 당신도

그 장단에 맞춰 노래하기를,

라이터를 입에 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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