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태양을 향해 날아오른
불나방의 끝은
처참한 말로겠지요
하지만 그 누가
불나방을 향해 손가락질하겠습니까
희망 하나만을 바라보고
날개가 찢어져라 팔랑거린,
쉽사리 할 수 없는 사랑인 것을
당신도 그리하실 수 있으십니까
아마 아니겠지요
땅에 뿌리내린 우리는,
땅에 속박된 우리는
결코 행할 수 없는
커다란 일탈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도
뿌리를 자르고 잎사귀들을 펼쳐
날아올라야만 할 때가 올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때를 대비하여
나뭇가지들을 팔랑거리는 것입니다
저 태양을 바라보며
눈을 감고 상상해야 합니다
저 태양의 뜨거움을,
온몸을 불사르는 고통을,
한 줌의 재도 남지 않고
사라져버리는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