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삶은 잔혹히 찬란하고
그 빛에 눈이 먼
불나방들의 춤
머리를 떨어뜨릴듯이,
팔이 뽑힐듯이,
다리가 무너질 듯이
모두를 사라지게 할
시린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저 먼 북녘에서
모든 것이 가물은 이곳까지
생은 단 한번 뿐이기에
어떤 이는 생을 즐기고
또 다른 어떤 이는
다음 생이 있기를 기도하며
저 홀로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상상할 수조차 없는 상심,
가늠할 수조차 없는 마음이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며 많은 이들을 덮친다
그 밑에 깔린 이들을 보며
깔리지 않은 이들은 혀를 차며 말한다
저리 될 줄 알고 있었다고
다 타버린 모닥불에
나무를 집어넣는 것처럼
하등 쓸모없는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