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일주일 전을 담은 편지를 받았습니다
당신과 나의 거리만큼의 시간인 일주일 전을
칭칭 동여맨 편지를 받았습니다
이곳은 이제 여름 햇살이 들어서는데
봄 향기를 가득 품은 편지
편지지는 연분홍빛 꽃잎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별의 빛도 몇만 년을 헤매이다
지구에 도달한다는데
당신과 나의 거리가 일주일밖에 안 되는 것에
나는 하늘 위 누군가에게 감사드렸습니다
당신의 어여쁜 손글씨로 적힌 글자들은
온통 그리움과 사랑, 외로움으로 점철되어 있었고
그 문장들을 보며
저 또한 같은 마음에 사로잡혔습니다
언젠가는 서로 얼굴을 보며
문장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
언젠가는 서로의 손을 잡고
그때, 그날의 감정들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겠지요
언제나 마음 한 켠에 서로의 빈자리를 두는 우리
언제나 서로를 볼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우리
여름의 햇살도, 가을의 바람도, 겨울의 눈도
방해할 수 없는 봄 속에 자리 잡은 우리
보고 싶었다, 그리워했었다
이런 말로는 표현할 수 없기에
그저 사랑한다 한 마디 전하겠지요
서로의 모습을 눈에 담고
서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참 잘 버텼다 우리, 말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