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따스했던 봄을 지나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쓸쓸했던 가을을 지나
시린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나무들은 저마다
푸르렀던 잎들을 떨어뜨리고
떨어진 잎들은 낙엽이라는 이름으로
나무 밑동에 쌓입니다
저도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롱 속 겨울옷들을 꺼내고
난로를 집안에 들여놓고
과일주를 담급니다
이번에 담그는 술은
내년 겨울이 되어야 열겠지요
저번 겨울에 담근
과일주를 꺼냅니다
잔에 따라 한 잔 마십니다
봄의 화창함과
여름의 열기와
가을의 외로움과
겨울의 씁쓸한 맛이 느껴집니다
사계절을 나름대로
잘 버텼나 봅니다
술도, 저도
다음 사계절도
잘 버티기를 바랍니다
술도, 저도